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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35 vote 0 2015.03.12 (19:00:36)

     

    ◎ 의사결정


    의사결정원리는 존재의 근본법칙이다. 자궁없이 태어난 아기는 없듯이 모든 존재는 ‘그것을 그것이게 하는’ 탄생의 절차가 있다. 의사결정의 원칙은 가능한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방향은 복잡한 모형에서 단순한 형태로 해체되는 방향이다. 모든 존재는 최초의 원형보다 복잡해질 수 없다. 복잡하게 발달한 것은 중복과 혼잡에 의한 것이며, 중복과 혼잡을 제외한 구조는 고등동물도 최초의 세포보다 복잡하지 않다. 구조는 건축되는게 아니라 복제되기 때문이다. 존재의 구축은 에너지를 쓰며 에너지는 최초의 복잡한 구조가 깨지면서 거기서 빠져나온 것이다. 원형은 5회의 대칭으로 이루어지며 대칭구조가 모두 깨지면 엔트로피의 증가로 우주도 죽는다. 우주의 진화, 생물의 진화, 사회의 진화, 자본의 진화, 정신의 진화는 모두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다. 자연에서 변화의 방향은 엔트로피의 법칙을 따라 상부구조에서≫하부구조, 전체에서≫부분, 원인에서≫결과, 대칭에서≫비대칭이며 역방향은 없다. 인간도 옳은 판단이 아니라 집단이 합의가능한 판단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유리한 결정이 아니라 당장 결정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다. 자신은 의사결정이 가능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상대방을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궁지로 몰아 이길 수 있다. 의사결정은 대칭을 쓰므로 일시적인 역진현상은 있다. 선은 집단이 가는 방향이고 악은 선을 결정하기 위한 대칭만들기에 쓰는 방향이다. 인간은 악을 디딤돌 삼아 선으로 방향을 트는 방법을 쓰므로 일시적인 악은 있으나 에너지의 고갈로 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 구조


    구조는 의사결정에 쓰는 대칭이다. 하나의 사건은 크게 대칭≫비대칭으로 방향을 트는 구조로 되어 있다. 사건 내부적으로 다시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에서 각각 한번씩 방향을 튼다. 세부적으로는 5회의 작은 대칭을 이룬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질은 외부에 대해 전체의 대칭, 입자는 전체에 대해 축의 대칭, 힘은 역진방향에 대한 진행방향의 대칭, 운동은 시간적 반복으로 인한 대칭, 량은 외부로의 에너지 이탈과정에서의 대칭이다. 이 5회의 세부적인 의사결정으로 원인에서 결과까지 하나의 사건을 구성하며, 이 구조가 뼈대가 되고 거기에 같은 것이 반복된 중복과 다른 것이 뒤섞인 혼잡의 살을 덧붙여 세상의 모든 구조를 만들어낸다. 구조는 물리학자가 원자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 그 원자의 역할을 대체한다. 더 이상 잘게 쪼갤 수 없으며 더 이상 크게 합칠 수도 없다. 어떤 두 사건의 상호작용에서 구조는 다시 5회까지 중첩될 수 있으므로 아무리 복잡한 구조도 단일한 의사결정에는 5*5를 5회 반복한 3125개 이상의 기능적 요소를 가질 수 없다. 만약 더 복잡한 것이 있다면 다른 것이 잘못 컨버전스 된 혼잡이므로 제거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든 컴퓨터든 로봇이든 생물이든 자본이든 무한진화는 없으며 여기서 진화는 끝난다.



    ◎ 시스템


    시스템은 독립적인 사건의 단위다. 하나의 시스템은 5개의 구조를 가진다.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에너지 순환구조가 완결되어 있으며 외부에서 에너지를 투입하면 내부에서 에너지를 처리하고 다시 외부로 배출하는 형태로 일을 한다. 과연 일을 해내는가 혹은 그렇지 못한가를 따지는 완전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독립적으로 일하지 못하지만 옆에서 거들어주면 일을 하는 불완전체가 있다. 국가든 회사든 영화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에너지의 선순환이 가능한가 하는 완전성의 문제를 가지며, 여기서 조직이 커나가는 방향성이 제시된다. 불완전체는 암세포처럼 자원을 빠르게 소모하여 조직을 파괴한다. 일시적인 성공을 거두나 너무 몸집이 커져서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죽는다. 여기서 자손을 많이 퍼뜨리는 생존전략과 몸집을 빨리 키우는 세력전략이라는 두 가지 방향성이 나온다. 환경이 양호할 때는 몸집을 먼저 키우는 세력전략을 쓰고 환경이 불리할 때는 번식에 치중하는 생존전략을 쓴다. 젊은 진보는 환경이 양호하므로 세력전략을 쓰고 늙은 보수는 환경이 불리하므로 생존전략을 쓴다. 초반에 몸집을 키워 유리한 지점을 선점하는 세력전략이 이긴다. 그러나 공룡처럼 개체의 몸집을 키울 것인가 인류처럼 집단의 몸집을 키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또 있다. 집단의 팀플레이에 치중하는 쪽이 초반에 많은 영토를 차지하여 이긴다.



    ◎ 소실점


    소실점은 둘의 상호작용에 성립하는 접점이다. 사람의 눈과 피사체가 빛으로 소통한다면 이미지는 소실점을 통과한다. 모든 존재는 의사결정과정에 대칭된 둘의 접점에 소실점을 만든다. 사건 안에서는 축이 소실점이다. 축이 대칭된 둘을 장악하면 입자가 된다. 두 사람이 한 배를 탔을 때 서로 상대방을 통제하려 하면, 둘이 공유하는 토대인 배의 무게중심을 장악하는 사람이 이긴다. 무게중심을 도출하려면 집단이 환경에 대한 우위에 서야 하므로 배를 흔들어 가속도를 얻어내야 한다. 서로 공유하고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그것을 이동시켜야 내부가 긴밀해져서 조직이 안정된다. 계에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 밀도가 임계에 도달하면 내부에 축이 발생하며 축을 흔들면 계가 장악되어 입자를 이루고 외력에 대항한다. 외부환경에 대한 힘의 우위를 이루지 못하면 조직이 깨진다. 바퀴의 축이나 저울의 축, 조직의 리더, 식물의 생장점, 인체의 무게중심이 소실점이 되며, 소실점이 된 리더는 조직 전체의 에너지를 혼자 감당하는 만큼 견고해야 한다. 밀가루반죽처럼 무른 조직이라면 외부에서 견고한 씨를 핵으로 투입하여 인위적으로 축을 만들 수도 있다.



    ◎ 방향성


    방향성은 조직이 발전하는 방향을 지시한다. 전체에서 소실점으로 선을 연결하여 전방으로 전개하면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드러난다. 소실점이 앞에 있으면 집단은 앞으로 가고, 뒤에 있으면 조직은 붕괴된다. 포위전을 하는 병사는 동료가 자신보다 앞에 있으므로 소실점이 앞에 있어서 전진하고, 포위된 병사는 동료가 자기 뒤에 있으므로 소실점이 뒤에 있어 후퇴하다가 붕괴된다. 이 원리로 리더는 조직의 포메이션을 바꾸어 방향을 지시할 수 있다. 성장하는 조직은 가속도가 걸려있으므로 조직의 평균보다 더 젊고 더 앞선 곳이 중심이다. 달리는 자동차의 중심은 전륜에 있으므로 후륜구동차는 미끄러진다. 집단에 아무런 사건이 없으면 소실점이 사라져서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므로 리더는 의도적으로 축을 흔들어 가속도를 생성하는 형태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는 부단한 혁신, 문화는 유행의 변화, 연예인은 트렌드의 변화를 이끌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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