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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37 vote 0 2016.01.26 (19:44:00)

     

    구조론은 세상을 ‘일’로 본다. 일을 잘 하면 된다. 일은 의사결정의 연결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하면 된다. 쉽다. 문제는 서로 연동된다는 거다. 이 일이 저 일에 영향을 미치므로 방향과 순서를 잘 판단해야 한다.


    일은 실과 같아서 엉키는 수 있고, 꼬이는 수 있다. 답은 자의적인 인간의 의도나 목적을 앞세우지 말고, 순수하게 일 자체의 결을 따르는 것이다. 우선순위 1번을 먼저 하기다. 큰 일을 먼저 하고 작은 일을 나중해야 한다.


    쉽지 않다. 혼자 하기는 쉬운데 함께 하기가 어렵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지만 맞들다가 스텝이 꼬인다. 서로 손발을 맞추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차라리 혼자 하는게 나을 때가 많다. 해결책은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의사결정 매뉴얼을 만들어놓은 것이 유교다. 장유유서 매뉴얼 있다. 형님먼저 선배먼저, 부모먼저로 서열이 정해져 있다. 의사결정이 쉬워진다. 지금 한중일이 잘 나가는 이유다. 그러나 너무 매뉴얼에 집착해도 곤란하다.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매뉴얼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이 시대에 ‘남자먼저’로 계속 밀다가는 망한다. 2500년 묵은 낡은 매뉴얼이다. 어린이 먼저, 노약자 먼저로 바꿔줘야 한다. 매뉴얼의 단점도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


    매뉴얼은 다수가 한 명의 천재에게 묻어가는 전략이므로 새로운 창의를 방해한다. 성공한 천재를 따르는데만 골몰하고 새로운 천재를 만들어내는데는 소홀하다. 매뉴얼은 후진국을 단번에 중진국수준까지 끌어올린다.


    그 이상 올라가려면 또다른 도전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일단 매뉴얼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왜냐하면 매뉴얼이 없는 자연상태도 사실은 매뉴얼이 있기 때문이다. 부족민 사회에는 부족민 매뉴얼이 있다.


    우리는 유교의 권위주의 매뉴얼을 비판하지만, 부족민의 의사결정 매뉴얼은 더 끔찍하다. 모든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새로 일을 벌이지 못하게 막는다. 아무 것도 못하게 해서 아무런 일도 없이 평화가 유지되도록 한다.


    ◎ 부족민 매뉴얼 – 생존전략으로 일을 벌이지 못하게 막는다.

    ◎ 문명인 매뉴얼 – 세력전략으로 일을 벌여서 문제를 해결한다.


    아랍사회가 낙후한 것은 이유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아랍사회에서 보는 의사결정의 난맥상은 중세 기독교사회의 매뉴얼이었다. 중세 기독교 사회는 내일이나 모레쯤 예수님이 재림할 것이므로 돈을 벌거나 하면 안된다.


    기독교문명권이 좋아진 것은 종교개혁 덕분이다. 최초의 종교개혁은 바로 마호멧교의 등장이다. 중세기독교의 암담한 현실을 보다 못해 간소화 한 것이다. 그리하여 아랍은 크게 발전했다. 문제는 바꾸지 않았다는 거다.


    1500년 지난 낡은 매뉴얼을 아직까지 쓰다보니 이슬람사회가 뒤떨어진 것이다. 알아야 할 사실은 모든 의사결정 매뉴얼은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거다. 유교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약간 나을 뿐이다.


    인류는 크로마뇽인으로 데뷔한 이후 10만년 동안 부족민으로 살아왔다. 한 명의 똑똑한 사람이 새로운 일을 벌이면 재앙이 닥쳐서 부족사회가 붕괴한다. 누가 처음 창을 발명한 이후 끔찍한 살인이 도처에서 자행되었다.


    누가 활을 발명하자 전쟁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그러므로 모든 부족사회의 의사결정매뉴얼은 이런 혁명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방해하는데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점을 쳐도 변화의 괘를 불길한 운수로 본다.


    게르만족이 강한 이유는 종사제도 매뉴얼과 길드 매뉴얼, 도제매뉴얼 덕분이다. 산초가 돈키호테를 따라나서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원래 그런거 잘 안 된다. 산초 친구가 찾아와서 ‘야 너 바보냐?’ 하고 놀리는 수 있다.


    흥분한 산초는 곧 돈키호테를 때려죽이고 로시난테를 빼앗는다. 그래야 친구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산초가 돈키호테를 따라나선건 돈키호테가 공주와 결혼하여 성을 차지하면 기사로 출세할 야심 때문이다.


    이게 쉬워 보이지만 원래 잘 안 된다. 적어도 3년은 편력여행을 해야 하는데 무려 3년? 3년이라고라? 3년 앞을 계획한다는 것은 어렵다. 일주일도 못 기다린다. 수백년간의 닦아온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거다. 


    왜 이게 될까? 고약한 형님 밑에서 10년 정도 갈굼질을 당하면 된다. 부족민은 형제개념이 없으므로 10년간 갈굼을 당한 적이 없어서 3년여행의 거대한 계획을 못 세운다. 우리에게 쉬운 것이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은 집단의 평판공격이다. 부족민은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 ‘가오세우기’에 치중한다. '가오세우기'라면 중국 부호들의 호화결혼식이 유명하다. 수십 대의 외제차 행렬로 도로를 메우는게 이유가 있다.


    사치와 낭비를 일삼아야 명성을 떨치고 평판이 높아져서 사업이 잘 풀린다. 아랍의 부호들은 '부르즈 칼리파'를 비롯하여 빌딩층수 경쟁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짓기 병에 걸려서 나라경제를 거덜내고 있다. 


    필리핀에도 그런 문화가 있다. 마닐라 시내에는 몇십년씩 짓고 있는 빌딩이 있는데 아직 완공이 안 되었다. 경쟁자가 더 높은 빌딩을 세우기 때문에 돈을 빌려서라도 공사를 계속한다. 이런 식으로는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 


    일본은 봉건영주들의 길싸움 경쟁이 유명하다. 봉건영주들이 한 해 걸러 도쿄에 인질살이를 하는데 행차가 요란하다. 모르고 도쿠가와 막부의 친척과 마주치면 길싸움이 일어난다. 상대방 가마행렬이 비키라고 요구한다.


    막부의 친척은 가난하므로 하인이 없어 괄시를 당하고 옆길로 숨는다. 다음날 도쿠가와 형님에게 일러바친다. 아무개 시골의 촌놈영주가 수백 명의 하인들 거느리고 감히 왕족을 괄시했다고 고자질한다. 목들이 달아난다.


    한국 TV의 사극에서는 선비들이 혼자 산길을 걸어간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인들이 따라붙어야 한다. 마이클잭슨이 40여명을 데리고 다니는게 이유가 있다. 농민들이 낯 모르는 선비를 발견하면 잡아다 모욕을 준다.


    ‘야 너 일루와봐. 너 뭐야? 어디서 왔어? 대가리 박아.’ 몰매 주고 망신주고 야료 부리고 하는건 다반사다. 이웃마을에 쉽게 못 간다. 이걸 원님에게 일러바쳤다가는 더 망신당하는 거다. 소문이 나면 창피를 더할 뿐이다.


    김삿갓 정도 되어야 한다. 문제는 그 위세의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다는 거다.  족장은 마을 전체주민의 이목을 끄는 생쇼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해야한다. 단순한 강자가 억압이 아니라 내밀하게 작동하는 구조의 원리가 있다.


    조폭들의 경조사에 병풍치기를 떠올릴 수 있다. 검은 옷을 입은 깍두기들을 길 양쪽으로 도열시킨다. 단순한 세과시가 아니다. 경쟁자를 기죽이자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심오한 의미가 있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서 부족사회에 좋은 일을 해야하는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높은 신분은 신神이다. 신의 주특기는 느닷없이 벼락치기다. 신이 위엄있는 이유는 벼락을 내리는데는 사전예고가 없기 때문이다.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한 사람에게 벌을 주면? 난 착한 일 했으니 보스가 챙겨주겠지 하고 교만해진다. 기어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스는 착한 일을 하면 벌주고 나쁜 일을 하면 상을 줘야 한다. 


    벼락은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안가리고 예고없이 떨어지는게 매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신의 가오가 선다. 그래야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긴장하고 보스의 눈치를 본다. 후진국은 부패로 망하는게 아니다. 종교로 망한다.


    족장마인드가 되면 제정일치사회가 되는데 제정일치 사회의 통치술은 느닷없이 누군가를 후려패는데 있다. 조폭의 종교행동 역시 느닷없이 주먹질하기다. 조폭의 행동을 일종의 종교행사로 봐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하다.


    느닷없이 죄없는 사람을 죽도록 패버려야 보스의 가오가 선다. 무엇인가? 부족민 사회의 족장이나 유력자는 경제와 정치와 종교를 겸하는데 그러므로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면 하인을 거느려서 가오를 세워줘야 한다.


    느닷없는 행동으로 부족 전체를 고도의 긴장상태로 끌고가야 존중받는다. 가끔가다 한 번씩 지랄발광을 해서 부족사회에 공포의 도가니를 연출해줘야 한다. 연산군이 잘 하는 그런거 있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필연이다.


    족장이 평화롭게 마을을 이끌면 살해당한다. 미친 넘이 칼들고 와서 존경하는 우리 족장이 신인지 아닌지 찔러보자며 테스트한다. 나쁜 족장이 우대를 받는다. 피가 마르도록 부족에 고도의 긴장을 조성해야 종교느낌 와준다. 


    검문은 불시검문이 좋고, 감찰은 기습감찰이 좋다. 느닷없이 뒤통수를 쳐야 신으로 대접받는다. 모든 것은 마을에서 가장 지능이 떨어지는 자의 기준에다 맞춰진다. 그들이 소문을 내고 돌아다니며 평판을 만들기 때문이다.


    기행을 하고 해괴한 짓을 해야 한다. 그게 이야깃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부족민 전체의 주목할 거리를 끊임없이 생산해야 한다. 이런 미친 짓으로 경쟁 들어가면 망하는 거다. 폭군 네로황제의 끊임없는 해프닝처럼 말이다.


    석숭石崇은 서진西晉시대 부호였다. 높이 3∼4척이 넘는 산호수가 6∼7개가 넘는 등 진귀한 보물이 그의 집 곳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석숭의 축재를 방임하고 부채질한 것은 임금이었다. 서진을 창건한 무제武帝는 등극 후 스스로 사치와 방종에 빠져들어 1만명의 후궁을 두었다. 무제의 외삼촌에 왕개王愷도 당대의 부자였다. 무제는 석숭과 왕개의 재산경쟁을 부추겼다. 한번은 왕개에게 커다란 산호수를 하사했다. 석숭을 눌러 이기라면서…. 석숭은 무엄하게도 왕개가 자랑하는 산호수를 박살내 버렸다. 자신의 산호수를 모조리 꺼내놓고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걸 골라 가지라며 기염을 토했다. 왕개는 맥아당으로 그릇을 씻었다. 석숭은 뒤질세라 밀랍을 땔감으로 하여 음식을 만들었다. 왕개가 자색비단으로 40리를 둘러칠 수 있는 장막을 만들자 석숭은 훨씬 비싼 비단으로 50리짜리를 만들었다. 석숭이 향료의 열매로 벽을 바르자 왕개는 피륙의 물감으로 담장을 칠했다. 주연에서 피리를 부는 여자를 곡조가 틀렸다하여 죽이고 손님이 술을 사양하게끔 잘못 권했다하여 시중드는 여인을 박살내는 등 세습호족들의 방종은 끝이 없었다. (웹검색)


    석숭의 집 화장실이 너무 화려해서 잔치에 초대받은 손님이 감히 화장실를 쓰지 못하고 문전에서 서성대며 똥을 참았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임금이 이것을 조장한다는게 문제다. 떠들썩한 이벤트를 열어야 국가가 작동한다.


    소문이 전파되고 언론이 만들어지고 임금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그렇다. 부족민 사회의 보스는 제정일치 사회이므로 경제와 정치와 종교를 겸해야 하는데 이게 참 골때리는 사무라서 눈치가 9단이어야 겨우 해낼 수가 있다.


    그래서 망한다. 망하기 때문에 평화가 유지된다. 누가 출세해서 크게 돈 벌어서 큰 집을 지어녹고 떵떵거리면 마을에 불온한 공기가 감돌고 적당이 출현하고 폭력사건이 일어난다. 조용한 마을에 끔찍한 재앙이 닥치는 거다.


    여러분이 아프리카 어느 마을의 족장이 되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박근혜식 새마을운동을 하면 사람들이 신이 나서 도와줄까? 천만에. 그 사회는 종교와 정치와 경제와 문화와 도덕을 세트로 공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폭력을 일삼는 악질 리더, 변덕 잘 부리는 싸이코 리더, 인간차별 잘 하는 나쁜 리더가 주름잡는 최악의 막장사태로 간다. 우리나라 정치판이 혼미한 이유는 사람들이 이런 문제가 원래 어렵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통합 쉽잖아. 통합하면 되잖아. 천만에. 누군가를 죽여야 권위가 서고 사람들이 말을 듣기 시작한다. 지도자가 A를 가리키면 아무도 그 방향을 알아채지 못한다. 반대쪽 B를 매우 패면 대칭원리를 작동시켜 A를 알아챈다.


    인류의 수준은 10만년동안 정체를 면치 못했던 크로마뇽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몇 넘이 똑똑한 것이고 다수는 무지하다. 위태롭다는 말이다. 인간의 본능은 상당부분 사회의 진보가 아닌 보수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환경변화가 일어나면 생존전략에서 세력전략으로 변하고 위대한 진보가 시작된다. 우리는 진보한 문명에 중독되어 본래의 모습을 잊어버렸다. 선이 악을 이기는 모습만 알고 악이 선을 이기는 이면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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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낙후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의사결정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인은 경제만 해야 하는데 정치를 하고 종교까지 겸합니다. 제정일치사회를 넘어 제정경일치인 거죠. 그래서 망합니다. 재벌이 정치를 넘보고, 정치가 종교를 넘보면 망하는건 당연한 일입니다. 열심히 일해서 사업을 키우면 되는데 곧 지역사회의 거물이 되려고 하는 거죠. 만약 지역거물 노릇을 하지 않으면 다양한 형태로 공격이 들어옵니다. 그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다는 거죠. 한국 역시 정치와 종교, 역사, 철학 등 인문학 분야가 받쳐주므로 이 정도 된 것입니다. 졸부들의 사치, 낭비가 단순한 허영심 때문만은 아닙니다. 인간의 원초적인 종교적 본성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이 되려고 하는 거죠. 제정경일치는 멸망입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00:55:54)

여러 후진국들의 사회적 현상들에 대해서 쭉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의사결정능력의 부재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 잘 알겠습니다.  그들 나라들도 나름 이유가 있으니 후진국으로 남아 있는 것이겠죠. 그러나 제가 천착하는 부분은 그것이 아닙니다.

내가 보기에 의사결정능력은 아주 어렵기는 하지만 내부변화로도 생길 수도 있고, 외부적 변화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동렬님도 환경적 변화에 대해서 언급하셨으므로 외부적 요인에 의한 변화 가능성도 인정하시리라 믿습니다.

가령 정조를 예를 들어 봅니다. 정조의 이념적인 면은 제외하고, 그가 조선사회를 농업사회에서 상업사회로 개조할려던 그 시도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정조가 그 당시에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은 그도 역시 외부세계의 경제적 변화를 알아채고 있었다는 얘기고 그래서 사회적 개혁을 시도한 것이리라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사회에서 상업사회로 제대로 변할려면 도로와 항만, 숙박과 창고시설들에 대한 인프라 건설이 먼저 선행되지 않으면 힘듭니다. 동렬님이 말하는 일의 순서를 봐도 그렇죠. 그런데 내부인프라를 확충할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 그 경제개혁이 실패했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수요와 공급의 수급이 제대로 맞지 않아서 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수준에서든, 각 개인의 수준에서든 강력한 의사결정능력이 있어도 사회내부적 역량이 미치지 못하면 발전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고, 내부적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강력한 외부적 환경변화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는 것입니다. 

박정희가 강력한 리더쉽을 가지고 경제개발에 들어갔지만, 그가 처음에 고작 생각해낸건 토끼털이나 수출하자는 아이디어 정도 였지요. 그러다가 케네디 정부에서 경공업을 먼저 발전시킬 것을 권유하고 미국시장을 차츰 열어 줬습니다. 내부적 의사결정능력이 있어도 외부적 호응이나 기회제공이 없으면 사회발전은 없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의 경우는 외부적 요인이 훨씬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더불어서 최초의 의사결정능력 기제가 어떻게 형성되고 확립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이 제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물음입니다. 생존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로마인들이 야생에서 살던 게르만인들을 포섭하고 사회화 시키는 과정은 (1) 우선 포교를 한다. (인) (2) 도시나 마을로 받아들여서 교육시키고 법률의 지배를 받게 한다. (의) 그리고 (3) 법률이나 사회적 규칙이 미치지 못하는 분야는 기독교적 문화를 계속 스며들게 만들어서 사회적 윤리나 에티켓으로 만든다 (예) 등의 과정을 거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공자의 가르침하고 비슷합니다. 이것은 우연이긴 합니다만, 이민족을 사회에 받아들이고 동화시킬려면 의례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야만에 살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사회를 이루며 중요한 것은 인간 자체가 아니라 인간간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공자는 먼저 발견하고 기록하고 가르쳤겠지요. 또 로마인들이 썼던 게르만 포섭법도 내부에서 예전부터 만들어져 있어왔던 매뉴얼이라고도 봅니다.  그래서 양 사회의 주요 의사결정 시스템에 선후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인간들의 사회화라는 고민을 담은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다만 공자의 나라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보면 과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윤리학이기 때문이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27 (10:41:06)

피콜로님은 아열대지방의 생산력이 낮아서 가난하다는 주장이고

저는 원체 인간들의 수준이 낮아서 가난하다는 겁니다.


그 수준은 교육으로 단번에 높일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겁니다.

고대문명은 다 더운지방에서 일어났습니다.


황하문명은 사기고 그런거 없습니다.

황하지역 유물 정도는 게르만 지역 땅 파보면 무더기로 나옵니다.


생산력 이전에 의사결정능력이 문제이고 의사결정능력은 종교와 정치, 인문학입니다.

인도사람들이 역사책을 안 써서 망하고 있다는 겁니다.


구조론으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는데

질에 해당하는 부분이 교육, 역사, 윤리, 이념, 종교, 철학입니다.


이게 없으면 인간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종교행동, 정치행동을 합니다.

돈이 조금만 생기면 그 돈을 투자하지 않고


지역의 정치적 거물이 되기 위해 사람을 거느리거나

아니면 축제, 사치, 낭비, 과소비, 각종 종교적 본능에 기초한 기괴한 행동을 한다는 겁니다.


더 치명적인 것은 질 안에서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만드는 행동입니다.

종교행위 안에서 또다른 종교행위를 합니다.


그것은 집단을 긴장상태로 몰아넣는 일체의 행동입니다.

변덕, 살인, 진시황의 잠행, 감찰, 인권유린, 심청죽이기, 인간제물, 식인 이런 짓을 합니다.


연산군과 광해군 네로가 하던 짓 말입니다.

인간의 모든 반경제적 행동의 이면에는 종교적 본능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북한이 가난한 이유는 김정은교라는 종교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잘 나가다 막힌 이유는 삼성교, 현대교, 재벌교, 명박교, 그네교 광신도들 때문입니다.


이건 인간의 본능이므로 대단히 치밀한 전략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멸망입니다.

인도나 남미가 가난한 이유는 일년내내 축제를 하기 때문입니다.


종교행동, 유사종교행동, 종교적 본성에 따른 기행이 경제를 망친다는 거지요.

시스템이 돌아가면 생산력은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11:37:42)

동렬님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여러 인류학적인 고찰들이나 생각들을 쭉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들이 후진국을 만드는 것은 동감을 표합니다.


우선 좁혀 말하겠습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 링크한 글은 서구의 생산력이 급증하기 시작한 산업화시기 이후를 좁혀서 말하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에 생산 모드는 주로 수공업이었습니다. 이건 인구가 많은 곳이 총생산력이 높아지는 겁니다. 기후에 상관없이 말이죠. 그래서 인도나 중국도 한때는 경제강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서구에서 시작한 산업혁명은 생산수단을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기계설비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겁니다. 생산력이 높아지므로 부를 모을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기계들은 온대지방 기후에 맞춰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열대 지방이나 삼림기후 지역에서 이런 기계들을 쓰면 생산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자본가들이 소비시장이나 생산시장을 개척할려면 온대지방 지역부터 선점하려 든다는 겁니다. 이건 아열대지방이나 삼림지방 기후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잘났는지 못났는지에 상관 없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의사결정능력이 있어도 생산 효율성이 떨어져 밑지는 장사이므로 자본가들이 끼워줍니다.

 

노동임금이 높아져서 온대지방에 공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아열대지방이나 삼림기후지방에서 공장을 차려도 이윤을 볼것 같으면 자본가들은 외부에서 개입해서 그런 사회를 변화시킵니다. 그런 지역의 사람들이 의사결정하도록 도와 주기도 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말이죠. 댓글에서 말했듯이 옛날에 로마인들이 게르만인들을 기독교사회에 편입시킬려고 썼던 그런 방법으로 말이죠. 아니면 그런 외부에서 오는 기회를 보고 중국이나 월남처럼 개방정책으로 스스로가 변합니다. 

 

그러므로 산업혁명 이후의 세계경제를 보면 기후지역적으로 단계적으로 발전할 밖에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아무튼 동렬님이 인문학이나 인류학적으로 열거한 것들이 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데 추호의 의심이 없습니다. 다만 생산설비나 자본을 대는 사람들은 그런 것들은 별로 상관 안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중동 처들어 가듯이 자기들이 소비시장이 필요하면 외부에서 개입한다는 것이지요. 이런 외부적 변수들도 있다 하는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27 (11:48:51)

날씨가 더워서 기계가 작동을 안 하다니 

잼있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다지 안 믿어지네요. 


이 논리를 적용할만한 곳이 있을까요? 

일본은 자기들 스스로 기술을 들여와서 공장을 차린 겁니다.


영국이 일본을 착취할 목적으로 공장을 옮겨지은게 아니구요.

중국도 1930년대까지 상해와 광저우 중심으로 급속하게 발전했습니다.


일본의 침략으로 잠시 멈췄을 뿐 중국 남부는 원래 발전했어요.

거기가 졸라게 더운 지역입니다. 일본도 초기 공업지대가 더운 고장입니다.


사츠마번이 일본하고도 제일 남쪽인데 덥고 비오고 최악의 기후입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대만도 열대기후인데 공장 잘 돌아가고.


원래 기계는 적당히 온도와 습도가 올라야 잘 돌아갑니다.

다른건 몰라도 직물공업은 습도 90도 온도 30도가 적당합니다. 


LA나 이스라엘도 날씨는 졸라리 덥고. 

인도네시아 정글이나 사하라사막은 사람 살기도 어려운데 공장을 안짓는건 당연하고.


태평양 바다 속에 공장 안 짓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제가 보기엔 약간의 참고는 되나 엉뚱한 아이디어로 여겨집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12:06:25)

그렇죠. 근데 열거한 대부분의 지역이 온대지방입니다. 


열대지방에서 공장을 아무데나 지을 수 없죠. 노동력이 있어야 하고, 노동자들이 소비할 수 있는 곡식들도 있어야 하고, 


열대지방은 싱가폴이나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들이죠. 이렇게 더운 곳에 공장을 지을려면 전력소비가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외부날씨도 엄청나게 더운데 공장내부마져도 더우면 공장설비들은 쉽게 마모가 되고 그 찜통속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동효율이 저하됩니다. 


그래서 공장내부를 좀 시원하게 만들려면 외부에서 엄청난 양의 전기를 끌어와야 하고요. 대단위 공단지역을 유지할려면 근처에 수력발전소라도 지어야 합니다. 발전소 지을려고 정글에 길을 내야하고 정글이므로 초목이 쉽게 자라므로 관리비용이 더 들어가죠.  이런 곳에는 고온다습한 이유 하나만으로도 반도체공장이 들어설 수가 없습니다.  주위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물어 보세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27 (12:08:38)

그런 곳은 사람 살기도 어려운 곳인데 논하는게 황당합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12:16:21)

그런 곳에 싱가폴이 있고, 인도네시아가 있고, 말레이지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은 6070년대에는 경제성장률이 낮을 수 밖에 없죠.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이들 나라들 보다 높다는 이유로 박정희신화를 떠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 중간에 낀 라오스나 캄보디아 월남은 그 때에 공산국가였고 킬링필드가 난무하던 지역이라 논외입니다. 


기후지역에 따른 단계적 발전론은 박정희신화를 믿는 사람들을 깨는 논리이기도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6.01.27 (12:36:22)

러시아가 그렇게 추워도 한 때 공업국으로 잘나가던 때가 있었는데, 아마 공산주의땜에 그랬었죠. 

공산주의가 교육하나는 확실하게 시켜주니깐요. 추우니깐 길에 차도 다니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모스크바에 교통대란이 있는 걸 보면 경제발전에 기후가 미치는 영향이 마냥 크다고 하기엔 어려울듯.


경제가 인간의 2차 부산물인 것을 생각하면 물리적 기반이라는게 그닥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러시아에서 에어컨을 열라게 팔아먹는 엘지를 보면, 인간이 더워야 에어컨을 쓴다는 말이 허무하게 느껴지거든요.


경제라는게 조직화된 인간사회에서만 발전이 가능한 것인데, 분리된 개인사회에서 경제를 논한다는게 애당초 불성립이 아닐까합니다. 


이른바 현대 사회는 국가단위 사회인데, 가난한 나라들을 보면 아직도 부족민 단위로 사회가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러므로 경제를 돈이나 기술수준이라 하지말고 인간 상호작용의 총량이라고 바꿔서 말하면 이해가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데. 


부자나라 = 인간 상호작용 총량이 큰 나라


결국 보다 잘사는 나라는 인간 사이에 보다 넓고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나라가 아닐까합니다. 중국이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체제의 한계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알잖아요. 체제가 그 사회의 의사결정 수준을 말해주는 거고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27 (13:17:45)

공업화는 도시화입니다.

열대지방 정글은 워낙 사람 살만한 곳이 못되므로 의미없고

도시화가 가능한 북아프리카 <-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

터키, (그동안 이스탄불에 다리를 두 개 밖에 안 만들었소.)

그리스(요즘 망하고 있죠.)

남부 이탈리아 지역.

레바논과 요르단, 시리아(이스라엘과 같은 기후)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은 나라가 기후가 괜찮은데도 엉망입니다.

아프리카도 더운데 덥지 쾌적한 곳이 많아요.

인도만 해도 더운데나 덥고 좋은 곳이 많소.

파키스탄이나 이란, 동유럽도 살만한 곳이고.

이런 지역은 대부분 종교나 이념, 가족, 계급, 성 등 인문학 문제에 장벽이 있습니다.

그리스 정교, 러시아 정교도 상당히 낙후되어 있습니다. 

스탈린이 단번에 공업화를 시켰듯이 

인문학을 갈아치우면 단번에 도약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인문학이 정답이다. 인문학 문제의 일부는 혁명으로 

일부는 교육으로, 일부는 윤리로, 일부는 문화로 해결해야 한다.


한국은 유교, 가족제도, 교육 등에서 인문학적 토대가 갖추어져 있었다.

박정희는 인문학의 적이다. 박정희로는 일시적 성과 가능하나 지속가능하지 않다.

인문학의 적은 인류의 적이다. 보이는데로 쳐죽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이 뭐냐? 박정희 까는게 인문학입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18:04:19)

동렬님 님의 말씀은 잘 알고 있습니다. 동감을 합니다.


그런데 제 글의 요지는 6070년대의 박정희 시대에는 온대기후지역에서도 동서냉전이 있어서 중앙아시아나 중국 같은 곳들은 서방경제에 참여하지도 못했다는 것이고, 따라서 요근래 20여년 동안 보여온 중국의 역할을 6070년대에는 한국이나 일본이 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실은 일본경제의 하청기지 였지만 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가족제도나 교육 그리고 종교같은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경제성장은 박정희의 성과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 인문학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나중에 다른 기회에 토론을 해보죠.  인문학은 동양에서는 자아찾기라고 보고요, 서양에서는 사회에 제대로 속하기라고 봅니다.  이들 두 지역의 인문학의 방향성은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신화로 칭되는 박정희영웅신화를 극도로 혐오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레벨:3]부엉

2016.01.27 (18:40:38)


기후와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씀하고 계시는데, 피콜로님은 물론 의사결정능력이 중요하나 외부적 환경이 받쳐줘야 가능하다는 말씀이신거 같고 동렬님은 환경보다 의사결정 능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듯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땅 위에서 살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습니다. 이건 전제입니다. 그런데 동렬님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어떤 환경에서나 의사결정 능력 하나만으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전혀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공장을 쉽게 세울 수 있을까요..어렵습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한 조건을 모으기 위한 강력한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동렬님이 말하신 문화, 정치,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더라도 조건을 못 모을 수도 있습니다.


피콜로님은 외부환경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 외부환경만으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아실겁니다.
학생이 환경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성적이 잘 나오는게 아닙니다. 그 환경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렬님이 말씀하신 것은 이 환경을 이용하는의사결정 주체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듯 싶습니다.


공장에 미치는 자잘한 영향들을 말씀들 하시는데 그런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공장을 만들 수 있고 돌릴 수 있으면 됩니다. 그 자체가 중요합니다. 피콜로님은 거기에 외부 환경들이 제약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하시는데. 하지만 어려워도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동렬님이 말씀하신 것들이 없으면 못합니다.


그리고 공장을 지을 수 있는지 돌릴 수 있는지는 지역의 특수성에 기인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글이 우거진 곳에 공장을 짓지 않는 것처럼요. 애초에 유지할 수 없는 곳에 짓지는 않죠 짓지 않았는데 노동 효율이 떨어지냐 아니냐를 논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피콜로님이 말씀하셨던 것 중 온도를 예로  말씀드리자면 오전에 어렵다면 해가 지고 나서 돌리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지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조건이 되도 주체가 없다면 어렵고,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주체라면 가능하다'입니다. 동렬님이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 공장을 짓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글에 두서가 없지만 요점은 후진국의 가난에 기후가 영향을 미치냐 안 미치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우리가 모든 기후적 가능성에 대해서 논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 후진국들이 처해 있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대처해야 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구조가 없으면 그것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레벨:2]피콜로

2016.01.27 (19:27:31)

제 글의 요지를 잘못 이해하신듯 합니다.


의사결정능력이 없으면 만사 꽝이니 이런 경우는 하나 마나한 이야기입니다. 단, 외부에서 강제로 또는 설득해서 의사결정 시스템을 이식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여기에서 제쳐두고요.


제 말은 의사결정능력이 있어도 내부적 역량이 부족하면 사회발전이 힘들다는 얘기고요 (정조의 경우처럼), 의사결정능력이 있어도 외부적인 도움이 없으면 (박정희의 경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고려의 왕건은 건국하자 마자 해상무역을 금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군벌 또는 지방호족이 성장할까봐 그랬습니다. 게다가 당시에 중국은 내부가 안정이 되면서 해안선을 잘 관리하기 시작했죠. 그러자 해상무역의 메리트가 사라집니다. 차츰 고려에 있던 해상무역 인프라는 없어집니다. 바닷길을 알고, 외국어를 알고, 통상거래를 할줄 아는 사람들이 사라졌지요. 이런 인프라를 단기간에 만들기 어렵습니다. 


정조 시대의 조선과 같은 나라는 내부거래는 제로섬입니다. 아직도 민간의 해상무역은 행해지지 않았구요. 조선시대에 삼남지방은 조선 총곡식 수확량의 60% 정도를 수확했는데 그래서 쌀이 부족한 황해도 이북지방에 바닷길을 통해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내부의 상거래는 보부상들이 맡았죠. 그러나 인력에 의한 물건의 운반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가내수공업으로 물건을 비교적 대량으로 만들어도 수송방법이 마땅치 않으면 거래가 안되는 겁니다.  농업국가에서 상업국가로 변하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종 때 조선의 전체 예산이 현재 싯가로 약 2400억원 정도였습니다. 국가의 재정이 아주 빈약했다는 것이고요, 이런 재정으로 상업국가에 필요한 인프라들, 즉 최소한 소달구지가 다닐 수 있는 국도, 상인들이 지나치는 거점마다 숙박할 수 있는 시설과 창고들을 건설하기엔 재정이 터무니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조도 생각이 굴뚝 같았어도 여러 인프라의 부족 때문에 개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건 의사결정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내부의 역량이 부족하면 사회발전이 힘들다는 경우이고요.


16세기 쯤의 조선과 20세기의 한국이 다른 점은 미국시장의 출현입니다. 그리고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는 점. 대량복제 내지는 대량생산으로 또 그런 물건들을 소화해주는 소비시장이 있다면 사회발전은 가능합니다. 이 경우가 박정희의 경우입니다. 


또한 산업화시대가 시작된 이래, 별다른 자원이나 기술력이 없는 나라들은 노동력으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노동력이란 싼 노임을 말합니다. 소비시장이 큰 선진국들의 자본가들은 노임이 싼 곳을 찾아 세계를 찾아다녔습니다. 열대지방에 공장을 얼마든지 지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지를 맞추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생산효울성이 높고 노임이 싼 순서대로 개발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나라에 수출하기 위해 물건을 만든다면 그 나라의 각종 스탠더드를 따라야 합니다. 도량이나 언어나 문화같은 것들 말이죠. 그래서 노동자들도 어느 정도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힘이 듭니다. 이런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 먼저 공장을 짓지는 않죠. 외부의 자본가들이나 내부의 자본가들이나. 사업이 무슨 공익사업이나 공익사업이 아니므로. 

[레벨:30]스마일

2016.01.28 (10:50:06)

현 상황에서 딱 한명 떠올리게 하네요.

의대를 갔지만 의사도 되지 못하고

벤처를 했지만 어려울 때는 도망하고

정치를 시작했지만 정치의 "정"자도 모르고,

 

그러나 학력과 커리어로 본인을 위장하여

그것이 자신을 제정일치시대의  신으로 격상 시켜주면

국민들은 알아서 따라갈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가진 사람

매일 뉴스에 나오고 있네요.

 

과학은 과학자에게

질병은 의사에게

정치는 정치가에게

벤처는 번체창업자에게로

 

지나온 이력이 일관된 사람에게로......

 

주위를 둘러봐도

전문가가 되려면

여러 곳에 신경을 쓸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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