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902 vote 0 2016.03.04 (11:02:48)

     

    인간의 감정은 세상과 하나되라는 유전자의 명령이다. 명상의 목적은 세상과 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온전히 하나가 되는 평정심의 상태에 도달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만나지 않고 하나될 수 없다. 마음의 답은 언제라도 바깥에 있다. 그냥 눈 감고 앉아있는 명상은 바보 짓이다. 사유의 절대량은 당연히 많아야 하지만, 그것을 격발하는 방아쇠는 언제나 바깥에서 찾는다. 책을 읽든, 여행을 하든, 농사를 짓든, 영화를 보든 수백 가지 에피소드가 뇌에 주입되어야, 비로소 머리 속이 와글거리면서 명상을 하더라도 시스템이 작동해 주는 법이다. 그럴 때 세상과 강력하게 연동되어 톱니가 맞물려 돌아간다는 느낌이 든다. 앉은 자리에서 꼼짝 않고 다섯시간을 흥분된 상태로 있게 된다. 밥 먹을 시간도 아깝게 되고, 화장실 갈 시간도 아깝게 된다. 좋은 음악을 듣다가 중간에 자를 수 없는 이치다. [생각의 정석 67회]


    모든 것은 만남으로 시작된다. 명상은 세상과의 만남이며 그 만남은 나의 전부로 세상 전부와 만나는 것이어야 한다. 만나려면 일단 모여야 한다. 그래서 사람을 작은 방에 모아놓고 우두커니 앉아있게 하니 가짜다. 만나라면 흩어져야 한다.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고 세상을 만날 수는 없다.


   aDSC01523.JPG


    고장난 자동차는 무아의 상태에 있습니다. 가짜입니다. 달리는 자동차는 무아의 상태에 있습니다. 진짜입니다. 인간은 타자와의 대립을 통해 자기 존재를 규정하게 됩니다. 무아의 상태는 그 대칭을 넘어선 비대칭의 상태입니다. 먼저 대립하고서야 그 대립을 넘어섭니다. 먼저 만나고서야 하나가 됩니다. 만나지도 않고 하나가 되었다고 우긴다면 거짓말입니다. 시동을 걸고도 조용하게 잘 달리는 자동차가 되어야 합니다. 고장나서 죽은 자동차는 논외입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3.04 (12:47:47)

[생각의 정석 67회] 필승연애법칙

http://gujoron.com/xe/568841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3453 니체 쇼펜하우어 공자 image 김동렬 2016-03-24 5507
3452 사랑 81, 나의 바깥과 사귀어두라 image 1 김동렬 2016-03-24 4935
3451 공자 대 쇼펜하우어 image 2 김동렬 2016-03-23 5295
3450 사랑 80, 천천히 가야 오래간다 image 2 김동렬 2016-03-23 5214
3449 종교인가 미학인가? image 김동렬 2016-03-22 5729
3448 사랑 79, 진정성은 프로에게 있다 image 1 김동렬 2016-03-22 5042
3447 공자와 니체 image 1 김동렬 2016-03-21 5383
3446 사랑 78, 구조를 쓰면 쉽다 image 1 김동렬 2016-03-21 5095
3445 언어도를 잇는다 image 2 김동렬 2016-03-20 4915
3444 구조론의 개요 image 김동렬 2016-03-19 5075
3443 사랑 77, 인류의 프로젝트 image 2 김동렬 2016-03-18 5003
3442 논어는 일높이 교육이다 image 3 김동렬 2016-03-17 5359
3441 사랑 76, 스티브 잡스의 방법 image 1 김동렬 2016-03-17 5046
3440 사랑 75, 네오보다는 모피어스 image 1 김동렬 2016-03-16 5156
3439 깨달음 시험문제 image 2 김동렬 2016-03-16 28579
3438 사랑 74, 새로운 세계로 image 1 김동렬 2016-03-15 4699
3437 깨달음의 알파고 image 김동렬 2016-03-14 5137
3436 사랑 73, 아름다움을 안는다 image 1 김동렬 2016-03-14 4609
3435 사랑 72, 혼돈에서 질서로 image 1 김동렬 2016-03-11 5083
3434 사랑 71, 빽이 있어야 한다. image 1 김동렬 2016-03-10 5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