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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670 vote 0 2016.05.06 (11:10:28)

     

    완전하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어떤 A의 변화가 다른 B의 변화를 촉발시킬 때 A와 B의 관계 C가 일정하다면 그 C를 조직하거나 변화시켜서 계를 통제할 수 있다. 즉 완전하다는 것은 계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의사결정해서 의도한 대로 해내는 것이다.


    야채가 많으면 짜장면 맛이 쓰다. MSG는 쓴맛을 잡아준다. 통제된다. 그러므로 완전하다. 물론 소비자 입장은 반대지만. 야채량의 변화가 A와 A의 변화라면, 쓴맛의 변화는 B와 B의 변화다. 조미료는 둘을 동시에 통제하는 C다.


    이 구조를 다른 곳에 써먹는다. 짬뽕이든 라면이든 우동이든 같은 방법을 쓸 수 있다. 많은 야채와 많은 MSG를 넣어주면 된다. 혹은 같은 일을 반복한다. 일정한 일을 장소를 옮겨가면서 반복할 수 있는 것이 구조의 복제다.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를 통제하는 것이 복제다. 기본적으로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관계가 이 구조다. 전기든 열이든 소립자든 이 구조가 반복된다. 아인슈타인도 방대한 데이터들 안에서 이 구조를 찾아 써먹은 것이다.


    우리는 4를 불길하게 여기지만 서양사람은 4를 완전수로 본다. 1+2+3+4=10이기 때문이다. 즉 서구인들은 완전한 것=꽉 차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황금비례 이야기가 나오면서 조금 바뀌긴 했지만 기본적인 관점이 그렇다.


    동양인들은 중용을 완전하게 여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당한 것이 완전하다. 즉 완전한 것은 밸런스다. 밸런스는 통제되는 것이다. 통제되면 완전하다. 이는 구조론과 가깝다. 화씨지벽에서 유래한 완벽이라는 말도 있다.


    인상여가 진나라 소양왕으로부터 화씨지벽을 완벽하게 되돌려받았다. 중간에 삑사리가 나지 않고 원형이 유지된 것이 완전한 것이다. 이는 복제개념과 가깝다. 부모가 자식을 낳았는데 낳은 자식이 과연 제 자식이면 완전하다.


    완전한 것은 거푸집에 주물을 부어 의도한대로 복제가 되는 것이다. 거푸집이 A면 주물은 B다. 그 과정에 엉뚱한 것이 끼어들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구조가 하나의 블록이 되고 이걸 무한조립하다보면 상대성이론도 되는 거다.


    괴델의 불완성정리도 생각해야 한다. 서양사람이 4를 완전수라고 하는 것은 말하자면 북한처럼 자급자족이 된다는 의미다. 구조론은 이러한 자급자족을 부정한다. 즉 어떤 것이 꼭 맞아떨어지면 그것은 도리어 불완전한 것이다.


    자연의 생태계가 완전한 것은 태양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즉 완전한 것은 동적구조 안에서만 성립하며 정적완전은 없다. 그것이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닫힌계 안에서 100퍼센트 꼭 맞으면 우주는 없다.


    왜냐면 우주는 원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어쩌다가 탄생한 존재이며 그 과정에 에너지 손실이 있기 때문이다. 뭐든 꼭 맞으면 안 된다는게 구조론이다. 반드시 에너지가 남아야 한다. 모든 존재는 복제된 존재이므로 불완전하다.


    불완전해야 완전하다는 것이 구조론이다. 그렇다면? 반드시 외부에서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한다. 이것이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다. MSG를 치면 완전하지만 그 MSG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다. 반드시 외부에서 통제되어야 한다.


    100퍼센트 자체적으로 진화한다면? 폭주하는 수가 있다. 시계태엽이 너무 빨리 풀려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통제되지 않는다.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완전한 것은 불완전한 것이며 다음 단계에 의해 일이 계승되는 것이 완전한 것이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는 것이 완전한 것이며 그것으로 끝나버리면 불완전하다. 박병호가 계속 홈런을 쳐서 메이저리그를 초토화시켜버리면 아무도 프로야구를 안 보게 된다. 박병호의 다음 타자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이 필요하다.


    일의 흐름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완전하다. 그림을 그리면 工 모양이 된다. 위는 상부구조, 아래는 하부구조, 수직선으로 둘을 연결하면 계의 완성이다. 어디든 찾아보면 이 구조가 있다. 이것이 우주를 건축하는 벽돌 하나가 된다.


    C가 질이고 A가 입자, A’가 힘, B가 운동 B’가 량이다. C가 졸업의 압박이라면 A는 교사 A’는 교사의 폭력, B는 학생, B’는 학생의 성적이다. 졸업의 압박을 통해 궁극적으로 계가 통제된다. 교사의 폭력으로 통제되는게 아니다.


    교사가 폭력을 쓰면 학생이 도망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졸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도망갈 수 없다. 이 구조로 사회를 세팅하여 통제하는 것이다. 폭력으로 통제하는게 보수, 졸업으로 통제하는게 진보다. 힘이 아닌 질로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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