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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14 vote 0 2016.06.03 (23:44:49)

     

    1등을 하려면 내부에 강력한 의사결정 그룹을 만들어야 한다. 로마의 원로원과 같다. 민주국가의 의회와도 같다. 과거 재벌기업은 그룹비서실 형태로, 혹은 구조조정본부 이름으로 젊은 인재 중심의 컨트롤 타워를 두고 있었다.


    이게 재벌 오너를 위한 불법적 조직이라서 말이 많았다. 이들이 활약하면 오너일가만 이득을 보고 일반주주가 손해를 보므로 현찰배당을 원하는 외국 투자자가 미워한다. 어쨌든 재벌은 그 덕에 잘 나갔다.


    모든 조직의 정상부에는 아서왕의 원탁회의처럼 수평적인 구조의 강력한 의사결정그룹이 있어야 한다. 새누리는 여의도 연구소 이름으로 그것을 만들었고 야당은 계파청산 한다며 그것을 방해하니 새누리에 밀렸다. 지금은 친노세력이 야당의 자생적인 의사결정그룹 역할을 하고 있다. 반드시 그것이 있어야 한다.


    브라질땅콩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시리얼에 여러가지 곡물을 섞어놓는데 브라질땅콩이 슬금슬금 위쪽으로 올라와 모여있다. 이런 식으로 고루 섞이지 않아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레미콘이 그렇다. 모르타르는 위로 뜨고 자갈이 밑으로 가라앉아 버리면 콘크리트가 망한다.


    1) 브라질땅콩효과.. 크기가 작은 곡물이 아래로 내려간다. 

    2) 복조리효과.. 가벼운 쌀알은 위로 뜨고 무거운 돌은 바닥에 깔린다.


    문제는 역브라질땅콩효과도 있다는 거다. 이번에는 반대로 작은 것이 위로 올라간다. 원리는 같다. 의사결정은 반드시 대칭을 따라야 한다. 대칭을 이루려면 균일해야 한다. 50 대 50이 되어야 한다.


    사이즈가 다르면 대칭이 안 된다. 작고 가벼운 것은 사이즈가 비슷해서 대칭을 이루기 쉽다. 복조리로 쌀을 일면 쌀알이 쌀알을 붙잡고 위로 뜬다. 돌과 쌀은 비중이 달라 대칭이 안 되므로 돌은 가라앉는다. 여기서 균일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균일해야 뭐라도 결정한다.


    한국사람은 형님동생 따지고, 선배후배 따지고, 남자여자 따지니 계가 불균일해져서 회의가 되지 않는다. 회의석상에서 아무도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 회의가 끝나면 몇개의 소그룹으로 갈라진다. 술집으로 혹은 골프장으로 몰려가서 자기네끼리 쑥덕쑥덕 한다. 이런 식으로는 창의도 불가, 발전도 불가다. 조직이 망한다.


    문제는 퇴계-이원론-남인의 무리, 변방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따로 논다는 거다. 내부에 강력한 의사결정그룹을 만들지 못한다. 그들은 몇 개의 집단으로 갈라져서 소수파가 되므로 방어전술에만 치중한다.


    반면 어느 나라든 서울사람들은 곧 강력한 대집단을 만들어 힘을 한 명에게 몰아준다. 수도권 친노세력처럼 잘 뭉친다. 이유가 있다. 계 내부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선배후배 없고 여자남자 없고 형님동생 없기 때문이다. 율곡-일원론-노론이 이에 가깝다.


    역사발전에는 법칙이 있다. 퇴계-이원론-남인의 장점도 있다. 이들은 상하간의 수직구조가 발달해서 쉽게 보스를 선출하므로 대선후보를 잘 만든다.


    그래서 서울과 수도권에는 대통령 할 만한 인재를 못 키운다. 이 점에 재미들려서 자꾸 쪼개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면 보수화 된다. 대집단을 못만들므로 잘 안될 것으로 여겨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 퇴계 이원론 – 수직구조를 만들어 인물을 키운다. 개인전을 잘 한다.

    ◎ 율곡 일원론 – 수평구조를 만들어 방향성을 얻는다. 단체전을 잘 한다.


    문제는 규모가 커지면 개인전이 아니라 단체전이라는 점이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남인들은 단체전을 못한다. 동교동이든 상도동이든 오래가지 못하는게 그 때문이다. 그들은 충성, 맹세, 담합, 정실, 연구, 의리, 인맥으로 의사결정하므로 반드시 내분을 일으킨다. 배신자가 나온다. 서로 의심하고 감시하므로 큰 일을 못한다.


    이러한 봉건구조로 가면 큰 신뢰를 만들지 못하므로 한 번 갈라지면 다시 통합되지 않는다. 친노는 각개약진해도 저절로 한 곳에 모여있는데 이들은 그게 안 된다. 불균일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배거나 후배다. 남자거나 여자다. 형님이거나 동생이다. 어느 학교 출신이거나 다른 학교 출신이다. 이걸 따지므로 통합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목민과 같은 과감한 공격전술을 구사할 수 없다. 대세력작전이 불가능하다. 그들은 각개격파된다.


    반면 알렉산더나 나폴레옹처럼 민족과 인종을 넘어 대세력을 만든 영웅들이 있었다. 좌파들이 큰 세력을 잘 만든다. 친노도 마찬가지다. 계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선후배 안 따지고 남녀 안 따지고 지역 안따지고 인맥 안 따지면 균일해진다. 이것이 율곡의 일원론이요 공자의 방법이다. 국민교육을 통해 계를 균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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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논의의 본질은 의사결정을 쉽게 하는데 있습니다. 계 내부를 균일하게 만들고 방향을 제시하면 유체의 확산이 수렴으로 바뀌면서 위치에너지가 세팅되어 큰 힘이 만들어집니다. 알렉산더와 징기스칸이 쓰는 방법이며 나폴레옹과 주코프가 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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