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549 vote 0 2016.10.30 (22:35:57)

     

    행복이 아니라 에너지다


    인간은 왜 불행한가? 서로간의 증오와 불신 때문이다. 사랑과 용서가 해결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럴듯한 이야기는 당연히 거짓말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구조론의 메커니즘은 한 다리 꼬아주는 역설의 맛이 있어야 한다. 문제해결이 그렇게 쉽다면 인류는 진작에 행복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것을 보면 그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게다.


    묻지 말고 반격하라! 당연한 상식을 공격해야 한다. 왜 인간이 행복해야 한다고 믿는 거지. 이것이 숨은 전제다. 섣부른 행복타령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는 잘못된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그렇다! 인간은 행복을 원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불행하다. 인간은 행복보다 에너지를 원한다.


    행복이 그리 멀리있는 것은 아니다. 한때 피그미 침팬지라고도 불렸던 보노보는 행복하게 산다. 보노보는 공격적인 침팬지와 달리 사납지 않다.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섹스로 해결한다. 대부분 양성애자이며 암컷끼리도 섹스를 한다. 말썽을 일으키는 수컷이 있으면 여러 마리의 암컷이 합력하여 제압한다. 보노보 무리는 언제나 평화롭다. 사실이지 행복은 이토록 쉬운 것이다.


    인간은 왜 불행한가? 난폭한 침팬지의 성질을 가졌기 때문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역동성이다. 인간은 활력을 원하고 에너지를 원한다. 에너지는 집단으로부터 공급된다. 침팬지는 때로 100여마리가 대집단을 이루고 수컷 중심으로 사납게 전투를 벌인다. 침팬지는 싸우기도 잘하지만 화해하기도 잘한다. 떠들썩하지만 유쾌하다. 오랑우탄은 또 다르다. 그들은 숲 속에 홀로 사는 자연인처럼 은둔을 즐긴다.


    인간은 가족단위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보노보와 집단의 활력을 추구하는 침팬지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다. 오랑우탄처럼 혼자 잘 노는 사람도 있다. 현대인은 특히 대집단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가? 권력이 있다. 오랑우탄에게 없고 보노보에게도 없으나 침팬지에게는 있는 권력지향이 인간에게 있다. 대집단은 강렬한 긴장을 원하고 소집단은 평안한 행복을 원한다. 인간은 에너지를 주는 국가단위 대집단과 행복을 주는 가족단위 소집단을 동시에 추구한다.


    왜 인생은 괴로운가? 석가의 물음이다. 과연 인생은 고苦다? 아니다. 인생은 락樂이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만나면 즐겁다. 이는 공자의 반격이다. 석가의 고는 고립에 있고 공자의 락은 만남에 있다. 궁궐에 갇힌 왕자 석가에게는 친구가 없었고, 황야를 헤매고 다닌 공자에게는 친구가 있었다. 그 차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침팬지의 활력과 보노보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런데 침팬지가 먼저다. 둘의 균형을 추구하되 대집단이 주는 에너지를 먼저 취하고 소집단의 행복을 나중 꾀한다. 그것이 동적균형이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긴장과 이완이다. 긴장은 에너지를 주고 이완은 행복을 준다. 긴장은 대규모의 집단에 소속되는 데서 얻고 행복은 소규모의 가족과 긴밀하게 상호작용 하는 데서 얻는다. 대칭과 호응으로 풀어낼 수 있다. 인간은 대칭을 통해 긴장을 얻고 호응을 통해 이완을 얻는다. 그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권력이 있다. 인간은 타자와의 대칭을 이룸으로써 집단의 권력을 도출한다. 여당과 야당, 남자와 여자, 남한과 북한, 서구와 동양의 대칭은 집단을 긴장시키고 권력을 형성시킨다. 인간은 집단의 중심으로 쳐들어가서 집단의 의사결정중심에 서고자 한다. 돈도 명성도 지위도 평판도 세력도 권력에 다가서는 수단일 뿐이다. 권력의 중심에 다가설수만 있다면 인간은 미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수컷이 지배하는 침팬지의 세계와 암컷이 지배하는 보노보의 세계는 인간의 양면성이다. 문제는 대칭과 호응의 교통정리에 실패하는 것이다. 가까운 가족과 대칭을 세워 긴장을 조성내려는 사람이 있다. 멀리있는 미국과 친하고 가까이 있는 북한과 적대한다. 지역주의로 혹은 성차별로 가까운 가족과 긴장을 조성하는 자들이 있다.


    형제를 치고 친구를 괴롭히고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긴장을 얻어내려는 사람이 있다. 심하면 자해를 한다. 자기파괴를 통해 긴장을 얻으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불행해진다. 긴장은 멀리있는 대집단에서 얻어야 한다. 인류와 문명과 역사차원의 대립에서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물론 그러려면 독서를 해야한다.


   555.jpg


    산 속에 혼자 사는 자연인들은 오랑우탄이므로 쉽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들은 보노보이므로 역시 쉽게 행복해집니다. 일베충들은 소집단에서 침팬지 행동을 합니다. 그들은 불행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류단위 대집단에서 존엄과 자유를 추구하는 침팬지 행동을 하고, 가족단위 소집단에서는 성취와 행복을 추구하는 보노보 행동을 해야 한다.  



[레벨:4]암흑이

2016.11.01 (00:20:51)

긴장을 하면 에너지를 얻습니다. 그럴려면 적군이 있어야 하죠.  교회는 사탄이 적이라서 그 집단안에 있으면 동기부여를 어떻게든 받을 수 있습니다.  삶이 지루하다 싶으면 목사가 "사탄이 나쁜놈이야" 하고 자기들끼리 편을 만들어서 세력전을 하게 되죠.  일베나 메갈은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적군을 물리치기 위해 자기들끼리 으샤으샤 하는 겁니다.  적군이 있으니 아군이 있는 것인데 인간은 그 속에서 존엄을 느끼는 듯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3694 구조론과 인공지능 image 7 김동렬 2016-12-08 12485
3693 깨달음의 눈 image 김동렬 2016-12-05 12002
3692 질문하지마라 image 김동렬 2016-12-01 12227
3691 에너지를 통제하라 image 1 김동렬 2016-11-28 11748
3690 권력의 시장원리 image 김동렬 2016-11-26 11885
3689 권력의 시장가격 image 김동렬 2016-11-25 11631
3688 의기투합해야 한다. image 김동렬 2016-11-23 11830
3687 게임의 문제 김동렬 2016-11-22 11437
3686 복잡에서 단순으로. image 김동렬 2016-11-22 11073
3685 관점을 깨닫고 보자. image 김동렬 2016-11-21 11135
3684 정치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6-11-19 11023
3683 구조주의 언어학 image 김동렬 2016-11-16 11581
3682 이상주의는 살아있다. image 김동렬 2016-11-15 10632
3681 구조론 개괄 image 김동렬 2016-11-14 10438
3680 게임이론과 구조론 image 김동렬 2016-11-11 10934
3679 세상은 마이너스다. image 김동렬 2016-11-10 10824
3678 1분에 끝내는 구조론 image 김동렬 2016-11-08 10892
3677 세상은 대칭이다. image 1 김동렬 2016-11-07 10552
3676 이기심인가 상호작용인가? image 김동렬 2016-11-07 10602
3675 평천하치국제가수신 image 1 김동렬 2016-11-06 1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