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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621 vote 0 2016.09.24 (14:10:55)

     

    묻지 말고 반격하라


    인간은 왜 불행한가? 증오와 불신 때문이다. 사랑과 용서가 해결책이다. 사랑하고 용서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이렇게 써놓으니 그럴듯하다. 이처럼 그럴듯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는 모두 거짓말이다. 그럴 리가 없잖아. 전개가 너무 쉬우면 안 되잖아. 한 다리 꼬아주는 맛이 있어야 하잖아. 그렇게 쉽다면 진작에 인류가 행복해졌지 이렇게 말이 많을 리가 없잖아.


    반격해야 한다. 어깃장 놓아야 한다. 뒷다리 잡고 자빠져서 나동그라져야 한다. 당연한 상식을 공격해야 한다. 이건 작심하고 치는 거다. 왜 행복해야 한다고 믿는 거지. 이것이 숨은 전제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는 전제를 슬그머니 깔고 들어간다. 누구 허락 받고? 인간은 행복을 원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불행하다. 행복은 그렇게 멀리있는게 아니다.


    피그미 침팬지라고도 불리는 보노보는 참 행복하다. 그들은 행복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침팬지와 달리 사납지 않다. 그들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문제가 있으면 섹스로 해결하고 심심하면 자위행위를 즐긴다. 문제있는 수컷이 출현하면 여러 암컷이 공격하여 제압하고 평화를 유지한다. 물리력을 쓰지만 결정적인 폭력은 행사하지 않는다. 행복은 이토록 쉽다.


    보노보도 행복한데 인간이 왜 불행하냐고? 인간이 원하는 것은 역동성이며 활력이며 에너지고 기운이다. 활기찬 삶 안에 행복과 불행의 드라마가 펼쳐지며 불행이 없으면 행복도 없고 드라마는 죽는 것이다. 왜냐하면 널리 공명하고 전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을 복제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진짜 원하는 것은 사건을 복제해가는 권력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고요한 침묵을 원하지 않는다. 삶에는 드라마가 있고 드라마에는 행복과 불행이 같이 일어선다. 하나의 드라마는 또다른 드라마를 복제한다. 원본이 권력을 가지고 지배하며 복제본은 또다른 복제본을 낳아 또다른 권력을 창출하며 계속 간다. 인간은 행복을 원한다는 명제를 정면으로 치는 것이니 반격이다. 행복과 불행처럼 대칭된 것은 모두 가짜다.


    선악도 가짜이고 미추도 가짜이고 진위도 가짜이고 주종도 가짜이고 성속도 가짜이고 에너지만이 진실하다. 두 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가짜이고 오직 한 개가 남았을 때 진짜다. 진짜는 언제나 동적균형의 모습을 띠고 있다. 고정된 것은 모두 가짜다. 왜 인생은 괴로운가? 석가의 물음이다. 인생은 고다? 아니다. 인생은 락이다. 락은 위대한 만남에 있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만나면 즐겁다. 고립되었기 때문에 고로운 것이다. 궁궐에 갇힌 왕자 석가에게는 진정한 친구가 없었다. 인생은 고, 고의 원인인 집착이니 하는 식의 귀납은 틀렸다. 인생은 락, 락의 원인은 만남, 만남이 주는 것은 에너지, 기운, 활력, 역동성이다. 에너지에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연역이다. 반드시 동적균형에서 말이 시작되어야 진실하다.


    연역은 인간에게 직접적이지 않다. 에너지는 행복을 줄 수도 있고 불행을 줄 수도 있다. 기운이 넘치는 꼬마는 꼭 일을 저지르고 마는 법이다. 그런 식의 미지수를 남겨놓는 것이 정답이다. 행복처럼 분명한 답이 나오면 가짜다. 왜는 귀납적 사고이므로 틀렸다. 연역은 반격이다. 석가의 말에 반격할 마음이 있어야 한다. 물음표가 아니다. 질문이 아니다.


    그것을 넘어선다. 왜냐하면 에너지 속에는 고도 있고 락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락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만나서 고로운 것이 명절이다. 만나서 즐거운 것도 명절이다. 에너지는 고락을 같이 한다. 항상 상대방 진술의 반대편을 보고 이편과 반대편을 통일하는 제 3의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 대칭된 것은 모두 틀렸으니 받아들이지 말라. 호응되는 것이 진실하다.


    호응은 복제되는 것이고 복제되면 원본이 있고 원본에는 복제본을 지배하는 권력이 있으며 인간은 권력을 따라간다. 원본이 1도 방향을 틀면 복제본은 5도 틀어야 하니 원본이 복제본을 갖고 논다. 똥개훈련 시킨다. 삼성이 애플 따라하다 똥개훈련한다. 그것이 권력이다. 권력은 일하게 하고 일은 또다른 일을 낳으며 계속 간다. 그 안에는 동적균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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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의미에서 의문을 가지고 달려드는 것은 괜찮으나 왜?라는 단어는 하부구조에 몰입하게 합니다. 왜를 쓰지 말라는게 아니라 폭넓게 쓰라는 말입니다. 왜?라고 물으면 너무 쉽게 답이 나오는데 보통은 그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이런 거죠. 가짜입니다. 당연히 맞는 말을 반격해야 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반격도 왜라고 할 수 있죠. 단 연역의 방법이라는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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