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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857 vote 0 2017.05.24 (19:29:49)

     

    2권 일 정치 쫄지마


    돈은 필요하지만 일은 하고 싶지 않은 노예 예비군


    제목 한번 더럽게 길다. 제 2권 일 정치 쫄지마 편이다. 돈은 필요하지만 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어쩌나 하는 질문. 이에 대한 강신주 답변은 적당히 일하고 놀아라. 적절한 임금을 받고 인생을 즐겨라. 바보같은 질문에 바보같은 답변이다. 보시다시피 많은 한국인은 일중독자다. 한국인만 그런게 아니다. 일본인도 일중독자다. 일본인만 그런게 아니다.


    미국의 청교도 사상은 하루 14시간 밤낮없이 노동을 해야한다는 노동숭배사상이다. 모르몬교도는 발달한 문명의 이기들을 쓰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힘든 일을 찾아서 한다. 불교 천태종도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 말라는 노동숭배사상을 가지고 있다. 모든 스님이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단양 구인사를 방문하면 스님의 노동현장을 살펴볼 수 있다.


    문재인은 직접 농사를 짓는다. 문재인의 손을 만져본 어린이가 대통령의 손이 거칠어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북한은 금요노동이니 뭐니 해서 모든 사람이 일주일에 하루는 노동에 종사한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북한은 관리직도 일주일에 하루는 육체노동을 하는데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 북한을 방문한 남측기자들이 깜딱 놀랐다고 한다.


    고위 당간부도 손바닥에 굳은 살이 박혀 있었다고. 김정일이 엄청 굴린 거다. 그리스 서사시인 헤시오도스의 노동과 나날을 떠올릴 수 있다. 노동은 찬양할 만하다. 일본인들이 특히 근면한 것은 노동이야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한 어떤 스님의 주장이 먹힌 때문이다. 한국의 천태종과 같다. 길드를 통해 전해진 독일인의 근면성도 널리 알려져 있다.


    노동은 괴롭다는 강신주 푸념은 노동을 해보지 않은 자의 철없는 생각이다. 한국인들이 특히 육체노동을 비하한다. 이는 조선시대 양반의 비뚤어진 차별주의 편견 때문이다. 노동이 힘든 것은 일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당연히 육체노동이 힘들다. 적어도 석달은 지나야 노동자의 몸이 만들어진다. 진상고객 때문에 자영업자도 힘들다.


    갑질하는 사람이 있으면 정신노동도 힘들다. 이는 사회의 잘못이지 노동의 잘못이 아니다. 노동이 힘들다면 부끄러워해야 한다. 노동 안에 결이 있다. 기승전결이 있다. 결 따라가야 노동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구조론의 답은 권력이다. 인간은 쾌락을 탐하는 존재가 아니라 권력을 탐하는 존재다. 노동 안에 권력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은 노동을 한다.


    이는 뜻대로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농부가 봄에 뿌린 씨앗은 가을에 충분한 수확으로 돌아와야 한다. 계획대로 되면 인간은 쾌감을 느낀다. 계획을 세우고 대상을 통제하는 것이 권력이다. 계획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장인정신이다. 대충 계획하면 안 되고 완벽한 계획이라야 한다. 그럴 때 장인은 쾌락을 느낀다. 문제는 그 쾌락이 중독되는데 있다.


    김성근 감독이 전형적인 일중독자에 권력중독자에 완벽주의 장인정신의 소유자다. 필자가 예전부터 장인이 지배하면 회사가 망한다고 주장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일본이 특히 장인의 권력이 비대해져서 기업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최고의 기술을 가진 소니의 장인을 누가 통제하겠는가? 회사 간부쯤 되면 일중독이 권력중독과 겹쳐 포악해진다.


    일을 즐기되 노동의 쾌락에 빠져들지 않도록 절제해야 한다. 노동이 아닌 다른 것이라도 권력이기는 마찬가지다. 사랑도 권력이고, 예술도 권력이고, 스포츠도 권력이다. 사랑도 계획대로 되어야 한다. 사랑의 디자인이다. 그냥 좋아서 사랑한다는 것은 얼빠진 소리고 예쁘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이벤트니 기념일이니 하며 정밀하게 디자인한다.


    디자인할 줄 모르는 사랑은 가짜다. 사랑 안에 권력이 있는 것이며 여성은 이벤트를 디자인하는 방법으로 남성을 통제하는 것이며 그래서 권력이다. 계획 없는 사랑은 가짜다. 놀이도 권력적이어야 한다. 계획된 놀이여야 하며 디자인된 예술이어야 하며 준비된 대통령이라야 한다. 노동혐오는 인생경험이 없고 일머리를 모르는 얼빠진 자들의 헛소리다.


    노동은 예술이며 그 예술은 일머리를 아는 자의 것이다. 아침에 연장을 벼러놓지 않으니 오후의 노동이 힘들다. 그러므로 일머리를 알아야 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알아야 한다. 결따라 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노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누구든 자기 분야의 고수가 되어야 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최단거리를 알아야 한다.


   20170108_234810.jpg


[레벨:2]약간의여유

2017.05.25 (13:40:36)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처지라서....

간혹 일을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의아스러울 때가 있더군요.

정신 노동이 아니라 오히려 육체 노동을 하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갖추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때려치우려면 아마도 60대 정도나 될 텐데, 그 때에는 육체 노동을 하는 것은 어렵겠군요.


기독교적으로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일이 필요한 존재인데, 일을 통해서 고통을 받게 된 것은 죄 때문이라고 봅니다. 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서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이죠.


일이란 원래는 인간의 존엄성을 구현하는 것이어야 하겠죠. 인간의 본질적 존재에 부합하는 일은 결국 신과의 관계에서 주어진 것이며, 세상의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는 신적인 권능을 이 땅에서 대리 행사하는 것입니다. 

[레벨:9]Quantum

2017.11.20 (09:58:15)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으나 현실은 좀 다른 듯 합니다.

위에서 진상고객 있으면 힘들고 갑질상사 있으면 힘들다는데, 그게 오히려 노동의 힘듦의 200%를 차지하는게 현실입니다. 노동자는 하부구조에 속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스스로 계획해서 노동하고 성과를 획득하고 권력관계를 즐기고 하면 그게 노동이더라도 다들 즐겁게 하지 않겠습니까. 노동이 힘들다 하는 건 대개 노동 자체보다 사회의 권력구조에서 영원히 착취당하는 을이 되기 싫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게 맞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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