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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02 vote 0 2021.11.16 (23:50:17)

    우리는 세상을 대칭으로 이해한다. 전후, 좌우, 상하, 원근, 내외, 경중 따위 대칭을 나타내는 단어는 수백 개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대립되는 개념들이 하나의 게임에 속해 있다는 사실 모른다. 상호작용을 모른다. 컴퍼스와 같다. 컴퍼스는 센터가 있다. 두 다리를 결합하고 있다. 게임은 주최측이 있다. 딜러와 고객이 대결하지만 이익은 카지노가 가져간다.

 

    헤겔이 처음으로 이를 포착하고 정반합으로 명명했지만 귀납적 접근이다. 합이 정과 반으로 쪼개질 뿐 정과 반이 합쳐서 합이 되지 않는다. 하나의 국민이 여당과 야당으로 나눠질 뿐 정당과 반당이 합당되지 않는다. 두 다리가 합쳐져서 몸통이 되는게 아니고 하나의 몸통이 두 다리로 갈라진다. 두 바퀴가 합쳐져서 엔진이 되는게 아니고 하나의 엔진에 두 바퀴가 연결된다.

    하나의 엔진에 연결된 바퀴의 숫자는 늘어난다. 자전거는 바퀴가 둘이지만 자동차는 넷이다. 트럭은 더 많다. 바퀴의 숫자는 짝수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대칭되기 때문이다. 바퀴의 숫자가 홀수라면 전복될 수 있다. 정반합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합에서 정정정 반반반으로 계속 식구가 늘어나면 유체가 된다. 처음에는 하나의 떡잎이 나오지만 나무의 가지 숫자는 늘어난다. 강체에서 유체로 바뀌는 것이다. 여기서 닫힌계가 작동을 시작한다.

    헷갈릴 수 있는데 인생은 강체-유체-강체로 변한다. 소년은 혼자이므로 강체고 결혼하면 아이가 생겨서 유체고 늙으면 홀로 되어 다시 강체다. 유체를 지향하는 것이 진보, 강체를 지향하는 것이 보수다. 구조론은 닫힌계 중심으로 사건을 분석하므로 유체에서 강체로 간다. 그러나 사건의 초창기에는 닫힌계가 걸려 있지 않다. 사건이 어느 정도 커져야 닫힌계가 되는 것이다. 아기는 엄마의 젖에 의지하므로 열린계다. 이때 사건은 가족단위에서 일어난다. 아기는 사건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아기가 젖을 먹은게 아니라 엄마가 먹여준 것이다.

    닫힌계를 적용하지 않으면 강체에서 유체로 가므로 유체를 닫힌계로 놓고 유체->강체로 분석하는 구조론과 방향이 달라서 헷갈린다.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부모의 지원을 받으므로 강체->유체의 열린계 상황이며 이 단계는 닫힌계를 지정할 수 없으므로 독립적 사건이 아니고 부모의 사건에 종속된다. 한 사람의 일생은 강체-유체-강체로 가는 것이며 강체->유체는 부모의 사건이고 유체->강체가 독립한 성인의 사건이다.

    에너지 공급자를 중심으로 사건을 분석해야 한다. 부모가 용돈의 공급자다. 에너지를 공급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열린계다. 월급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신이 회사의 주인이 아니다. 당연하다. 인생은 강체->유체->강체로 가므로 헷갈리지만 사건의 분석은 에너지의 공급자 중심이므로 유체->강체다. 유체가 강체에 앞선다.


    사건의 초창기에는 애들 싸움에 어른이 개입하여 강체가 유체로 바뀐다. 더 이상 외부에서 개입할 수 없는 한계까지 사건은 커져 버린다. 이때 닫힌계가 걸려서 구조론의 지배를 받게 된다. 열린계에서는 외부세력이 훈수를 둘 수 있지만 닫힌계가 되면 그것이 불가능해진다. 


    강체에서 유체로 바뀌어도 상부구조로 올라가서 닫힌계를 걸고 유체를 찾아야 한다. 사라예보에서 한 발의 총성이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처를 저격하여 1차대전을 격발한 사건은 강체다. 총알은 단단하다. 그러나 그전에 범슬라브주의와 범게르만주의가 충돌하여 유체의 긴장이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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