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12 vote 0 2020.11.29 (16:58:20)

      

    공자의 위대함


    공자는 활쏘기, 마차 몰기, 거문고 연주, 시 해석, 글씨 쓰기, 에티켓, 점치는 기술, 산술 따위를 가르쳤다. 그런데 그딴거 몰라도 된다. 요즘 시대에 마차 몰기는 자동차 운전인데 그게 중요한가? 하긴 공자가 가르친 어御라는 것은 임금의 마차를 모는 것이라서 각별한 것이었다.


    사실 이 과목들은 대략 사라졌다. 중요한 것은 그가 가르치는 자의 관점에 서 있다는 점이다. 배우는 자의 관점에 서면 이것저것 마구 투척하면서 ‘아무거나 하나만 맞아라’. 이렇게 된다. 가르치는 자는 그 반대다. 비딱한 길로 가지만 않으면 마지막에 남는 것이 바른길이다.


    대중이 큰길을 함께 가는 것이다. 정답은 상호작용 끝에 저절로 도출된다. 내가 국어 과목 못해도 다른 사람이 국어를 잘하면 된다. 내가 국어, 산수, 사회, 자연 과목에 영어까지 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삽질, 톱질, 망치질, 쟁기질, 낫질, 호미질 못 해도 된다. 검색하면 된다.


    아는 사람을 사귀면 된다. 마이너스다. 할 것보다 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나쁜 쪽으로 빠지지 않으면 된다. 그다음은 대중의 큰 흐름이 알아서 한다. 상호작용이 알아서 한다. 자연이 알아서 한다. 집단지성이 알아서 한다. 공자가 바른 원칙을 제시했다. 집단지성의 힘이다.


    한국인들은 상투를 쉽게 잘랐지만 이슬람은 아직도 터번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 차이다. 방향만 가리키고 세부는 후배들이 채워 넣어야 한다. 세부를 채우면 안 된다. 유교권이 신문물에 쉽게 적응하는 이유다. 구조론연구소도 같다. 집단지성을 만드는 방향만 제시하는 것이다.


    구조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사이트의 각별함을 알아야 한다. 똥오줌을 못 가리고 갑을관계를 뒤집어 말하는 자가 있다. 팔짱 끼고 관망하며 삐딱한 태도로 니가 나를 설득해봐라. 관심줄게. 이런 식이다. 웃기셔. 기본자세가 안 된 자는 1초도 내 시간 뺏을 자격이 없다. 


    '조문도석사가의'라 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공자의 멋진 말이다. 이 말을 듣고도 시큰둥한 사람은 꺼져라. 어른들의 대화상대가 될 수 없다. 구조론은 맞대응이론이다. 반드시 대응한다. 피아구분을 한다. 소인배들의 방문은 사절한다. 교언영색이다.


    대중에게 아부할 의도로 낯빛을 좋게 하고 목소리를 꾸며서 말하는 자는 구조론의 적이다. 구조론은 주체성과 타자성으로 피아를 식별하고 부단한 상호작용에 따른 확률의 증대로 방향을 찾는다. 진리를 가진 자는 타협할 이유가 없다. 핵심을 쥔 자는 고개 숙이지 않는다.


    그다음은 집단지성의 문제다. 인류가 언제 구조론을 손에 넣느냐는 인류문명의 수준에 달린 것이다. 어차피 될 것이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 어린애 손에 총을 쥐어주랴? 좋은 것은 좋은 사람이 가져야 한다. 구조론은 좋은 것이므로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말게 해야 한다. 


    한국인은 자격을 갖추었는가? 인류는 수준이 되는가? 필자가 25년간 말해보고 느낀 것은 그렇다. 구조론은 쉽다. 내게 쉬운데 다른 사람에게 어렵다. 관점을 틀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생각을 바꾸는게 아니라 호르몬을 바꾸는 문제다. 이해는 쉬운데 호르몬 바꾸기 어렵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것이다. 때를 기다리고 대비한다. 열 사람이 대충 아는 것보다 한 명이 제대로 아는게 중요하다. 공자가 위대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거나, 안식일을 지키라거나, 하루에 다섯 번 예배를 보라거나.


    괴상한 짓을 시키지 않았다. 호르몬이 시키는 이상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극기복례의 의미다. 공자 시대의 복잡한 주나라 예절은 몰라도 된다. 그러나 호르몬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무례를 저지르는 것은 순전히 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다. 경계할 일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681 Re..성명서 하나로 되겠어요? 김동렬 2002-10-18 15206
6680 Re..좋은 생각임니돠~^^ Y 2002-10-18 15355
6679 Re..동렬교의 여사제가 되어...^_^ 손&발 2002-10-18 13803
6678 동렬님, 질문 있슴니다! 손&발 2002-10-18 13511
6677 Re..여론조사는 정확합니다. 김동렬 2002-10-18 13664
6676 정확하지만 제대로 읽을 줄을 알아야 합니다. skynomad 2002-10-18 15764
6675 Re..진짜 성질 같으면 그러면 좋겠네요. skynomad 2002-10-18 14639
6674 김민석 이 인간을 어이하리! 김동렬 2002-10-18 13252
6673 Re..그거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 김동렬 2002-10-18 14511
6672 TO : 김동렬님께 - 안녕하세요. 공희준입니다 공희준 2002-10-19 15406
6671 Re..저 역시 제인 2002-10-19 14165
6670 Re..너희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황태연-강준만 논쟁에 관하여 진중권 제인(펌) 2002-10-19 13456
6669 드림팀이 뜰려나 선화 2002-10-19 14028
6668 Re..반갑습니다. 김동렬 2002-10-19 15164
6667 노무현이 골든골을 쏜다 김동렬 2002-10-19 12634
6666 몽준 패착을 두다(오마이독자펌) 김동렬 2002-10-19 15532
6665 전여옥 인물탐구 부탁합니다 아다리 2002-10-19 12253
6664 오늘 이회창 토론회 어땠나요? 살충제 2002-10-20 13766
6663 그 에너지가 종이 에너지라니깐요 아다리 2002-10-20 14165
6662 Re..전여옥 칼럼을 읽어봤는데 자유인 2002-10-20 14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