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13 vote 0 2020.12.01 (11:47:46)

      

    사건과 전략


    우주에 무엇이 있는가? 오직 변화가 있을 뿐이다. 관측자 기준으로 보면 나란한 변화와 나란하지 않은 변화가 있다. 나란한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변화다. 변하지 않는 것은 시공간 속에서 자기 존재를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변화가 아니면 무다.


    존재는 모두 변화다. 변화 자체의 질서로 보면 예측가능한 변화와 예측불가능한 변화가 있다. 곧 질서와 무질서다. 예측가능한 변화는 계를 이룬다. 계는 둘의 연결이다. 둘이 연결되면 서로를 제한하게 된다. 제한을 극복하려면 이기는 기동을 해야한다. 그러므로 예측된다.


    커플은 대칭을 이루므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제한한다. 제한을 풀려면 둘이 공유하는 대칭의 축을 장악하고 자신이 의사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 에너지 입력측을 확보해야 한다. 효율적인 기동 곧 합리적인 기동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기는 코스는 사전에 정해져 있다.


    수학적으로 예측된다. 비합리적인 기동은 상대에 의해 제한되어 실패가 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생쥐는 미로를 탈출한다. 탈출하지 못하는 선택은 배제된다. 그 부분은 의미가 없다. 탈출과정에 있었던 우여곡절은 논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행동만 의사결정으로 남는다.


    비합리적인 기동은 중간과정의 탐색이나 모색이지 결정이 아니다. 모든 의미 있는 결정은 합리적이므로 결과는 예측된다. 문제는 반복에 따른 시간성이다. 순서를 바꾸는 방법으로 이길 수 있다. 1차전을 져주고 2차전과 3차전을 가져온다. 작은 것을 져주고 큰 것을 이긴다.


    이 기술을 쓰려면 게임을 여러 번 시도해야 한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넓은 공간도 필요하다. 이를 전략이라고 한다. 전략이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이때 뒤를 받치는 것이 확률이다. 게임을 반복하면 결국 전략대로 된다. 전략이 먹히는 이유는 전건긍정의 원리 때문이다.


    게임에서 모순을 일으킨 둘은 서로를 제한하며 이는 공간의 대칭이다. 시간으로 보면 언제나 전건이 후건을 제한하며 그 역은 없다. 이는 시간의 비대칭이다. 무조건 먼저 기술을 구사하는 쪽이 이긴다. 되치기도 있지만 되치기를 노리고 자세를 잡는 행동은 선제대응이다.


    되치기를 하려면 힘이 받쳐줘야 한다. 힘을 받치는 자세는 정해져 있다. 그 자세는 미리 준비되어야 하므로 무조건 먼저 전략을 구사하는 쪽이 이긴다. 외부요인이 끼어들면 전략이 빗나가지만 확률이 있으므로 계를 닫고 반복하여 시도하면 예측범위 안에서 보편성을 따른다.


    좁은 공간과 짧은 시간으로 제한되면 예측을 벗어나는 것은 특수성이다. 전략의 기본은 내가 보편성을 차지하고 상대가 특수성에 매몰되게 유도하는 것이다. 상대는 특수성을 이용하려고 좁은 공간과 짧은 시간을 선택하다가 공간의 궁지에 몰리고 시간의 초읽기에 몰린다.


    전략을 구사하여 보편성을 얻으려면 넓은 공간으로 나오고 긴 시간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넓은 공간으로 나오는 것이 열린주의라면 긴 시간으로 대비하는 것은 장기전이다. 진보는 열린주의에 장기전에 보편주의에 전략주의다. 반대로 특수성을 얻어 전술을 구사하는 자들이 있다.


    진보의 전략 – 보편주의, 열린주의, 장기전
    보수의 전술 – 특수주의, 닫힌주의, 단기전


    전략이 아닌 전술을 구사하려면 특수성을 얻어야 한다. 전략은 전장 바깥에서 결정되고 전술은 전장 안에서 결정된다. 전장 안은 공간이 좁다. 좁은 길목에서 지형지물을 이용한다. 보수는 나이가 많아서 시간에 쫓기는 데다가 공간이 비좁아서 선택지가 갈수록 감소한다.


    환경을 장악하지 못하고 거꾸로 환경에 지배된다. 환경은 변화하므로 점차 보수에게 불리하게 흘러간다. 반면 사건의 진행은 닫힌계 안에서 선택지가 감소하는 마이너스 방향이므로 외부요인의 개입이 없으면 보수에게 유리하다. 진보는 외부에서 새로운 전단을 열어야 한다.


    존재는 사건이다. 사건은 계의 모순이 해소되는 절차다. 계는 둘 이상의 변화가 연결된 것이다. 계는 안과 밖이 구분되어 마치 입자처럼 보인다. 입자라는 것은 대략 인간의 상상이고 사실은 의사결정단위로 계가 있는 것이다. 모순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돌려막기 된다.


    모순의 해소가 주변에서 또 다른 모순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모순이 중심에서 주변부로 떠넘겨지는 과정이다.


[레벨:9]회사원

2020.12.02 (10:12:39)

전략에 관한 좋은 글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690 김근태 배신의 계절 김동렬 2002-10-15 15596
6689 [북파특수요원] 대선공작 돌격대 김동렬 2002-10-15 14131
6688 에어리언이 고통의 소통에 관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아다리 2002-10-15 12575
6687 Re..고통의 본질은 김동렬 2002-10-16 14539
6686 Re.. 그렇다면 4편을 보셔야겠군요... ^^ 시민K 2002-10-16 13469
6685 바람은 멈춘겁니까? 설대생 2002-10-16 11961
6684 영남 사람들이 어차피 맞딱뜨릴 고민 skynomad 2002-10-16 15406
6683 내가 이회창이라면 전용학을 정몽준에게 보냈겠다 skynomad 2002-10-16 13445
6682 Re..공포와 마주침은 죽음의 시험이다 꿈꾸는 자유인 2002-10-16 14267
6681 노무현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냉정한 평가 김동렬 2002-10-16 12583
6680 유명 축구선수 안모씨 김동렬 2002-10-17 15672
6679 김민석... 드디어.. 철새에 합류... 카카 2002-10-17 14040
6678 혹시 그린마일 보셨습니까 아다리 2002-10-17 14168
6677 최용식님의 이 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영호 2002-10-17 12581
6676 Re..양쪽 다 잘못이라서 김동렬 2002-10-17 15600
6675 노무현 대승의 패러다임 skynomad 2002-10-17 15791
6674 딱 한가지만 이야기하라면 이것을 이야기 할 것 김동렬 2002-10-17 12452
6673 음.. **의 친구^^ 2002-10-17 15711
6672 이 틈에 부산을 공략하십시오 아다리 2002-10-17 16047
6671 무슨 소립니까 하나로 전체를 매도해요? skynomad 2002-10-17 12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