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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58 vote 0 2022.04.09 (15:43:37)

    만유의 근본은 연결이다. 연결방법은 구조다. 세상은 구조로 모두 설명된다. 인간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은 도구다. 반드시 매개가 있다.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매개하는 도구로 설명되어야 한다. 자연의 도구는 기세이고, 자본의 도구는 이윤이고, 사회의 도구는 권력이다.


    그렇다면 그 도구를 다루는 도구는? 도구의 도구는 손잡이다. 요리사와 재료를 연결하는 도구는 칼이다. 그 칼을 다루는 도구는 칼의 손잡이다. 반드시 매개가 있고 도구가 있고 손잡이가 있다. 플러스알파가 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근본은 도구이면서 도구의 손잡이다.


    사회는 권력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권력을 다루는 권력은? 권력의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권력은 놔두면 기득권으로 변질된다. 기득권을 통제하는 신규 권력은? 부단한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이상적인 사회에 도달하여 거기서 멈추면 죽는다.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도구는 상호작용을 매개한다. 상호작용의 랠리가 이어지게 한다. 상호작용은 균형을 지향한다. 일방작용이 되면 구조가 깨진다. 상호작용의 균형은 활동을 멈추게 한다. 에너지가 활동을 멈추면 죽는다. 결국 어떤 한계에 도달하여 모두 죽는다. 그것이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우주의 본질은 균형의 지향이며, 균형은 에너지의 운동을 멈추게 하고, 운동을 멈추면 죽는다. 우주는 에너지고, 에너지는 활동하고, 활동하면 충돌하고, 충돌하면 안정된 것이 이긴다. 효율적인 구조가 안정된 구조다. 효율이 비효율을 이긴다. 균형이 불균형을 이긴다.


    우주는 결국 죽는다. 50억 년이 지나지 않아 지구는 죽는다. 빅뱅에 의해 쏘아진 화살이 137억 년을 쉬지 않고 날아왔지만 언젠가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죽는다. 전방위적으로 균형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움직이는 것은 빅뱅에 의해 우주가 원래 경사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에너지의 속성이다. 에너지는 움직이는 성질 때문에 움직인다. 그러나 움직임은 멈춘다. 계속 움직이게 하려면? 시계의 태엽이 너무 빨리 풀리지 않게 조절하는 균형자가 필요하다. 조절장치가 필요하다. 도구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바지의 도구는 허리띠다.


    신발의 도구는 신발끈이다. 찻잔의 도구는 손잡이다. 책의 도구는 표지다. 컴퓨터의 도구는 자판과 마우스다. 집의 도구는 길이다. 인간과 세상을 매개하는 도구가 있으며 그 도구는 언제라도 균형을 따르고 균형은 에너지 활동을 멈추게 하고 에너지가 멈추면 죽는다.


    호흡을 유지하려면 도구의 도구가 필요하다. 손잡이가 필요하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부단한 개혁이 필요하다. 그냥 사랑하지 말고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 마음속으로는 사랑하고 있다는 식은 필요 없다. 결국 철학이라는 것은 인간이 세상을 다루는 도구의 획득이다.


    옛사람이 중도니 중용이니 한 것은 그 도구를 획득하려고 한 것이다. 그 도구의 도구를 획득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중용에 머무르면 안 된다. 중간에 끼어 있으면 협살 당한다. 중도를 넘어서는 생장점을 가져야 한다. 마음속 사랑으로 부족하고 표현까지 가야 완성된다.


    연장이 있어야 일을 한다. 손잡이가 있어야 연장을 쥔다. 대개 연장이 없거나 있어도 손잡이가 맞지 않다. 날이 서지 않았고 길이 들지 않았다. 반드시 매개하는 것이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매개하는 것을 매개하는 것이 있다. 금이 없는게 아니고 금을 캘 연장이 없다. 


    연장이 있어도 손잡이가 없다. 손잡이가 있어도 손에 익숙하지 않다. 대개 정신력을 강조하며 딴소리를 한다. 부패타령, 공정타령, 성찰타령, 진정성타령, 생태주의타령 하며 뜬구름 잡는다. 개소리 하지 말고 연장을 손에 쥐어라. 그 연장에 익숙해져라. 그게 철학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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