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노무현의 측근을 자처하는 안희정씨가 승용차를 뇌물로 받고도 『친구에게 받은 선물』이라며 태연한 낯빛으로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한다. 기절할 일이다.

이런 글은 정말이지 쓰고 싶지 않다. 나는 며칠전 친구로부터 왜 안희정을 비판하는 글을 쓰지 않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그냥 『쓰기 싫다』는 것이 내 대답이었다. 그래 한 줄을 쓴다고 치자. 뭐라고 쓰랴? 『안희정 너 나쁜 놈이야. 저기 가서 두손들고 벌서』..이렇게 한 줄이면 충분하다.

조금 더 나아가서 『민심을 이반케 하고 내부로부터의 균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이런 사건에 청와대는 엄중히 대처해야..』 이렇게 한 줄을 더 추가한대도 두줄이면 할 말이 없다. 이런 정도의 글은 게시판에 넘쳐난다. 굳이 내가 나서서 독자들의 머리를 피곤케 할 이유는 하등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었지만 한마디 해야만 하겠다고 맘먹은 것은 서영석님의 글을 읽은 일부 독자들이 의아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수정권으로 출범한 노무현정권의 정치수단은 인수위 백서에 씌어진대로 포퓰리즘이 유일하며, 포퓰리즘은 안희정류 날파리식객들을 철거하므로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그 전부다.

바둑판의 사석은 버려지므로서 기여하는 것이다. 버릴 사석을 잔뜩 모아놨다가 적당한 때를 봐서 하나씩 버리는 방법으로 감동을 주는 정치 말이다.

안희정 이 인간! 승용차를 뇌물로 받고도 태연한 낯빛으로 『선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철면피의 소유자라면 충분히 정치가로 대성할 자격이 있다. 이 정도면 김민새도 『아우님 어서오게나!』 하고 두팔을 벌리지 않겠는가? 이런 인간은 어디서 뭐를 해도 한 자리 해먹고야 마는 그런 유형의 인간이다. 상식있는 시민들이 가장 혐오해 마지 않는 유형의 인간 말이다.

승용차 쯤은 선물로 치부한다고 벌써 장안에 소문이 났을 것이니, 갖다바치는 사람이나 줄대려는 사람이나 아무런 부담이 없을거 아닌가? 하긴 이렇게 뻔뻔스럽게 만천하에 선포해놓는 것도 하나의 정치술이 되기는 하겠다.

정치가라는 것이 무엇인가? 한번 만나면 다 친구가 되고, 두 번 만나면 다 형님이 되고, 세 번 만나면 다 아우님이 되는 동네가 정치의 세계 아닌가? 친구라고라고라? 정치가에게도 진정한 친구가 있을까? 쓰바 농담하냐? 미친 새끼! (쓰다가 열 받아서 오바하는 중)

여러 이야기 할 거 없다. 기본 상식의 문제다. 원초적으로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나는 안희정이 노무현의 권노갑이라고 단언한다. 다른 386 측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경고하고자 한다. 지금 시국도 아햏햏한데 니들 중에 심지 뽑아 추첨해서 한넘은 개작두 앞에 목을 늘여야 하는거 아냐?

사실 이런 사건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아주 작은 사건이다.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다. 술자리의 가십거리나 되는 거다. 그러나 보통 이런 작은 것을 보고 그 정권의 싹수를 아는 것이다. 나는 지난 5년간 한화갑이 권노갑 앞에서 『형님』 이 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 만으로 5년간 줄기차게 씹었다.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태연하게 『형님』이라는 조폭의 단어를 사용하는 자는 정치를 해서 안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5년전 나는 단지 권노갑과 박지원 등이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태연하게 시바스리갈을 나눠마시고 술취한 소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노갑의 발의 묶고 박지원의 입에 자물쇠를 채우라』고 5년간 집요하게 갈구었다. 노무현이라 해서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는 없다.

『형님』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시시덕거리며 시바스리갈을 나눠마시는 사람. 술취한 채로 조선일보 기자들 앞에서 헤헤거리는 인간. 친구에게 승용차를 『선물』로 받았다고 태연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나는 이런 작자들을 인간으로 인정 안하기로 결의한지 오래되었다.

여러말 할 거 없다. 노무현이 김대중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안희정은 노무현정권 5년간 정계에서 떠나야 한다. 까놓고 말해서 나는 안희정과 김민새를 샴쌍둥이로 본다. 물론 주군을 위해 할복할 정도의 위인이 못된다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다.

안희정은 얼굴이 점점 김민새를 닮아간다. 한나라당의 이재오는 얼굴이 거의 조갑제로 변했다. 노무현은 얼굴이 점점 김대중으로 변해가고 있다. 뺀질이는 점점 얼굴이 뺀질해지고, 깝주기는 점점 얼굴이 깝죽해지고, 고뇌하는 대통령은 점점 고뇌하는 인간형으로 얼굴이 변해가고 있다. 그냥 우연일까?

덧글.. 노건호는 도무지 무슨 배짱으로 아직도 청와대에 안들어가고 LG그룹의 동태를 끝없이 신문에 이슈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는거지? 이게 말이나 되는 작태인가? LG가 지주회사를 만들고 구조본을 해체해서 점수를 따는 것과, 노건호가 LG에 계속 근무하는 것과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다고 믿을 바보가 이 나라에 몇이나 되겠는가?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오해든 억측이든, 의심이든 아니든, 상상 속의 연결고리가 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유죄가 된다는 것을 그렇게도 모르는가? 노건호는 5년간 청와대 문밖으로 안나오는게 돕는거다. 대통령의 친인척은 희생이 상식이고 『자기 삶 찾기』, 『자기 역할 찾아하기』는 당연히 유죄이다. 아버지는 하루 16시간 불철주야로 일하는데 아들이 평범한 시민으로 즐겁게(?) 살아간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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