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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47 vote 0 2021.12.30 (18:48:10)

    과학은 헤아리는 것이다. A가 B로 바뀔 때 우리는 A와 B의 비례를 헤아릴 수 있다. 뉴턴 역학은 에너지가 형태를 바꿀 때 사라진 것과 새로 생겨난 것의 비례를 헤아린 것이다. 그것이 과학이다. 관성은 갈릴레이가 발견했다. 사실은 갈릴레이를 공격한 사람이 먼저 발견했다. 단지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과학자가 중대한 발견을 해놓고도 설마 내가 잘못봤겠지 하고 뒤로 물러서는 일은 흔하다. 심지어 아인슈타인도. 잘못된 세계관 때문이다.


    서양은 연속적인 세계관이 문제였다. 과학은 헤아리는 것인데 헤아리려면 낱개를 찍어야 한다. 불연속이어야 한다. 그런데 불연속이라는 말만 들어도 뭔가 불안하고 하느님 앞에서 불경죄를 저지른 것 같다면 그런 자세로는 과학을 할 수 없다. 대부분 거기서 막힌다. 갈릴레이는 간뎅이가 부어서 넘어가지 말라는 금을 넘어갔다. 볼츠만도 마찬가지다. 물질이 불연속적인 원자로 되었다고 간주하고 실험해보니 결과가 잘 맞았다.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거 좋네. 볼츠만 뿐만 아니라 원자설을 따르는 많은 과학자들이 선을 넘어갔다. 그런데도 과학계의 대세는 불연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런 점은 배게너의 대륙이동설도 마찬가지다. 무수한 증거가 쏟아졌다.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해안선이 비슷하고 지질도 비슷한데 화석도 아마 비슷하겠지. 맞네. 똑같네. 똑같아. 그런 결과를 제시해도 사람들은 무시했다. 근본적인 관점과 태도의 차이 때문이다. 자세가 비뚤어져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헤아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학이 헤아림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과학이 성질이라고 생각한다. 무한이니 전지전능이니 영원무궁이니 하는 단어를 들으면 만족해 한다. 뭔가 매끄럽다고 여긴다. 필자는 그런 단어를 처음 들었던 꼬맹이 시절부터 무슨 이런 개뼉다귀 같은 단어가 다 있어 하고 언어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는데 말이다.


    언어는 똑 부러져야 한다. 자연은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강물을 건너고 있다. 물살의 힘에 휘청대다가 겨우 중심을 잡는다. 이때 힘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결국 떠내려가고 만다. 이제는 힘을 느끼지 않는다. 아까 나를 떠밀던 그 힘은 어디로 갔는가? 운동으로 갔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사라질 수는 없고 형태를 바꾼 것이다. 이윽고 큰 바다나 호수에 이르러 물의 흐름이 멈추었다. 아까 그 운동은 어디로 갔는가? 량으로 갔다.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하나가 나타난다. 그 비례를 헤아리는게 과학이다. 자연이 모습을 바꾸면 사라지는 것과 생겨나는 것의 비율을 세어보고 거기다가 법칙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과학이다.


    같은 패턴으로 질은 어디로 갔는가? 입자로 갔다. 입자는 어디로 갔는가? 힘으로 갔다. 존재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으로 형태를 바꾼다. 질은 결합하여 계를 이룬다. 사람이 물 속으로 들어가서 물과 결합한다. 입자는 독립한다. 물과 사람이 맞서는 의사결정중심으로 코어가 도출된다. 힘과 운동과 량은 차례대로 측정된다. 코어를 이동시키기 때문이다. 질과 입자는 측정되지 않는다. 코어를 도출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질이 차라면 입자는 엔진이고 힘이 토크라면 운동은 마력이고 량은 연비로 나타난다. 낱낱이 계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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