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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87 vote 0 2021.09.30 (15:33:09)

    게임은 그라운드에서 시작된다. 선수들이 차례로 입장한다. 인간의 사유는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하는가? 선수들은 모두 테이블에 앉았는가? 연결이 첫 단추다. 그리고 마이너스가 진행된다. 


    열역학 1 법칙과 2 법칙은 하나로 합쳐진다. 1 법칙이 변화를 다룬다면 2 법칙은 사건을 다룬다. 1 법칙은 2 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다. 닫힌계 안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변화가 사건이다. 사건은 움직이고 움직이면 외부와 단절되어 닫힌계를 이루며 이후 외부의 영향이 없이 자체의 원인에 의해 변화가 진행된다.


    변화에 필요한 동력을 닫힌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므로 사건은 에너지의 잉여가 일어나는 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며 그 방향은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는 연결이 끊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에 사건의 시작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이어야 한다. 그것이 진리다.


    처음 상태는 내부적으로 모두 연결되어 평형을 이룬다. 사건이 격발되어 연결이 끊어지면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에 따른 복원력에 의해 사건은 차례로 진행된다. 이쪽에서 하나가 끊어지면 저쪽도 하나를 끊어 균형을 맞추는 형태다.


    투수는 와인드업 동작으로 균형을 만들고 다시 오른팔을 뒤로 젖혀 불균형을 만든다. 뒤로 물러난 팔을 본래의 위치로 되돌려 균형으로 돌아오는 형태로 투구동작을 시작한다. 균형에서 멈추지 않고 관성력으로 더 치고 나간다. 왼발을 앞으로 내디뎌 새로운 균형을 만든다. 새로운 균형점인 왼발을 지나쳐 오른팔이 더 전진한다. 균형>불균형>균형>불균형>균형을 반복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신체의 일부가 밸런스에서 빠져나간다. 처음 와인드업 자세에서 인체의 백퍼센트가 균형에 참여하지만 투구동작이 진행될수록 일부가 빠져나가서 나중에는 어깨와 팔 그리고 팔꿈치와 손목만 균형에 동원된다. 사건의 진행에 필요한 균형에 일부만 참가하고 나머지는 빠지는 것이 마이너스다. 하나의 사건에서는 5회에 걸쳐 마이너스가 일어난다.


    플러스를 하려면 동작을 멈추어야 하므로 사건의 진행이 불가능하다. 활을 당긴다면 처음에는 궁수와 활몸과 활시위와 화살이 모두 팽팽하게 당겨져서 균형에 참여하지만 먼저 궁수가 시위를 놓고 밸런스에서 빠진다. 다음 활몸이 에너지를 활시위에 넘기고 게임에서 빠진다. 다음은 활시위가 에너지를 화살에 넘기고 빠진다. 단계적인 마이너스에 의해 사건은 진행되는 것이다.


    비행기가 이륙하면, 배가 출항하면, 자동차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움직이게 되고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추가적인 에너지 투입이 불가능하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수 있지만 자동차가 멈추면 사건이 종결된 것이다. 사건은 움직이는 상태를 다루며 움직이는 동안 에너지를 소비하는 마이너스만 가능하다.


    인류의 제 1 지식은 엔트로피다. 엔트로피는 닫힌계 안에서 저절로 진행되는 사건은 의사결정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한 방향으로 굴러간다는 것이다. 그 방향은 마이너스다. 진리는 연결이고 연결된 것은 끊어진다. 사건 안에서 인간은 연결을 끊는 행동만 할 수 있다.


    진리가 연결이면, 구조는 연결방법이며, 엔트로피는 연결방향, 권력은 연결의 스위치, 사건은 연결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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