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98 vote 0 2021.04.09 (13:16:36)

    원인을 질문하라


    원인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도무지 원인을 묻지 않는다. 원인과 결과가 사건을 구성한다. 원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의 전건이다. 사건을 묻는 것이 원인을 묻는 것이다. 사건은 무엇일까? 후건이 왜 전건의 꼬리를 무는가? 누구도 사건을 묻지 않는다.

    대신 어떤 결과의 어떤 원인을 묻는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하나만 말해주면 만족하고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다. 추궁하지 않는다. 사건의 전모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당장 내가 취해야 할 한 가지 액션만 말해주면 만족하고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다.

    굿을 해보라고 하면 좋아한다. 부적을 써주는 방법도 먹힌다. 기도를 하라든가 치성을 드리라고 하면 매우 만족한다. 액션을 찍어주는게 중요하다. 어원으로 보면 원인cause은 꾸짖는다는 뜻이다. 아무거나 꾸짖을 대상을 하나만 찍어주면 인간들은 대략 만족해한다.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어떤 결과의 원인 말고 원인 그 자체 말이다. 원인은 사건의 조절장치다. 원인은 사건이 연결되는 기세다. 인류 역사 이래 원인을 질문한 사람은 없었다. 근처까지 간 사람은 석가다. 원인 근처에서 얼쩡거렸을 뿐 깊이 탐구하지 않았다.

    원인은 사건의 조절장치다. 우주 안의 모든 사건의 모든 원인은 조절장치다. 바람이 부는 원인은 기압 때문이고 물이 흐르는 원인은 수압 때문이다. 인간이 사고치는 원인은 스트레스 때문이다. 진화의 원인은 유전자의 조절장치다. 자연선택은 얼버무리는 말이다.

    선과 악은 사회성의 조절장치다. 선이 지나치면 어리광이 늘어서 무책임해지고 악이 늘어나면 전쟁으로 죽는다. 진보와 보수는 권력의 조절장치다. 진보는 권력을 만들어내고 보수는 그 권력을 휘두른다. 원인cause은 꾸짖음이다. 화풀이로 꾸짖으면 분노가 조절된다.

    인간은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는게 아니고 꾸짖음cause으로 화풀이를 해서 스스로 조절되어 버린다. 문제를 해결하는게 아니고 거꾸로 자신이 조절되는 것이다. 자연의 조절장치에 조절당하고 만다. 조절된 자들은 만족한다. 진중권이건 서민이건 그들은 조절된 자다.

    진보진영에 남아있다가는 화병이 나서 죽을 것 같으므로 배신한다. 두목 침팬지 호르몬 때문이다. 졸병 때는 괜찮은데 좀 컸다고 건방이 들어서 두목 침팬지 호르몬이 나온다. 두목 침팬지 호르몬은 나오는데 리더의 능력은 없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보수로 도망친다. 


    그쪽에는 만만한 바보들만 있으므로 대장놀이를 해도 먹힌다. 배신하지 않는 사람은 의리를 배워서 팀에 의지하고 팀플레이를 하거나 김어준처럼 유능해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거나다. 의리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두목노릇을 하려들면 다친다. 살려고 보수로 튄다, 


    호르몬이 인간의 조절장치다. 조절장치는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이 없는 존재는 자연에 없다. 메커니즘이 없으면 외력의 작용에 반작용할 수가 없다. 조절장치가 없으면 폭발적으로 반응하다 순간적으로 소멸한다. 탄생하자마자 금방 사라지는 소립자들이 그러하다. 


    시계태엽이 너무 빨리 풀리는 것이다. 벽시계는 추가 조절장치고 손목시계는 앵커라고 불리는 부품이 조절장치다. 물시계는 물그릇이 조절장치다. 주변의 에너지를 빨아들여 저절로 조절되는 것은 시스템이고 인간이 개입하여 작동시켜야 되는 것은 메커니즘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814 명시감상 김동렬 2002-09-08 22524
6813 서프라이즈 업로드 태그 김동렬 2002-09-08 10906
6812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은..길은정이 편승엽에게 김동렬 2002-09-08 20253
6811 800만원으로 박항서 등쳐먹으려 드는 정몽준 김동렬 2002-09-10 19721
6810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사람들 김동렬 2002-09-10 18266
6809 노무현은 부패를 척결할 수 없다? 1 김동렬 2002-09-11 17905
6808 노무현 학생층 공략작전 대성공조짐 김동렬 2002-09-12 18188
6807 Re..동렬이 아자씨 팬인데요 김동렬 2002-09-12 17529
6806 노무현 잘하고 있는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김동렬 2002-09-12 17844
6805 신종 사기수법 조심 김동렬 2002-09-14 17751
6804 포항 구룡포 호미곶 image 김동렬 2002-09-14 17069
6803 Re..태풍 루사에 저항하고 있는 거인의 손 image 김동렬 2002-09-14 18779
6802 Re..태풍이 가고 난 후 image 김동렬 2002-09-14 18011
6801 Re..위 사진에서 손의 높이는 몇미터쯤? image 김동렬 2002-09-15 19452
6800 Re..실은 육지와 바다에 한 쌍의 손이지요. image 김동렬 2002-09-15 18902
6799 반갑습니다. 손님이 많아졌네요-.-;;(ㅁㅜ) 김동렬 2002-09-16 18381
6798 고부간과 아파트 구조 Blitz 2002-09-16 16831
6797 유시민신당과 함께 생각해 보는 민주주의의 미래 김동렬 2002-09-17 16841
6796 부시의 엑스파일 김동렬 2002-09-17 16535
6795 Re..성소는 망해도 너무 망해서 김동렬 2002-09-18 17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