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53 vote 0 2021.02.22 (19:28:03)

   

    관점이 운명을 바꾼다


    세상에는 작아지는 것도 있고 커지는 것도 있다. 출발역에서 떠나는 기차는 점점 작아지고 도착역에서 플랫폼에 들어오는 기차는 점점 커진다. 사람들은 커지는 것을 좋아한다. 다들 도착역으로 몰려간다. 그런데 거기가 종점이다. 기차는 거기에서 멈춘다. 할 일이 없다.


    그대를 게임에 끼워주지 않는다. 뭔가 해보려면 출발역으로 가야 한다. 기관사가 될 기회가 있다. 사람들이 커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린이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몸이 커진다. 갈수록 실력이 늘어난다. 해마다 용돈이 늘어난다. 어른은 그 반대다.


    늙으면 몸이 작아진다. 기억력이 줄어든다. 자녀의 용돈을 늘리면 내 지갑이 얇아진다. 현실은 언제나 각박하다. 커지는 것도 있고 작아지는 것도 있지만 혼선을 피하려면 기준을 통일해야 한다. 관점의 차이 때문이므로 관측자의 위치를 고정시켜 관점을 통일해야 한다.


    통제가능성이 답이다. 커지는 것은 통제할 수 없다. 작아지는 것에 여유가 있고 개입할 빈틈이 있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따라 사실은 커질 수도 없고 작아질 수도 없다. 만약 작아졌다면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까? 그것이 우리가 챙기는 이윤이며 그것이 사용한 에너지다.


    엔트로피 증가는 사용가능한 에너지의 감소다. 반대로 사용한 에너지의 증가다. 작아진 만큼 소비되었다. 엄마의 몸이 작아졌다면 그 만큼 아기의 입으로 들어간 것이다. 인류는 무언가를 작게 만든다. 지구는 계속 좁아진다. 인간들이 자연에 빌붙어 살아먹는 방법이다.


    셋이 있다면 둘은 작아지고 하나는 커진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전체적으로 작아진다. 작아지는 것 두 개를 통제하여 커지는 것 하나를 취할 수 있다. 농부가 봄에 심으면 가을에 곡식이 커져 있다. 농부는 그것을 통제할 수 없다. 농부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다.


    반면 장사꾼은 오고가며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익은 거기서 난다. 비용이 많을수록 비용절감의 가능성은 커진다. 많은 비용이 있는 곳에 많은 이익이 숨어 있다. 커지는 것은 내 의지로 조절되지 않으나 작아지는 것은 나의 의지로 조절된다.


    먹은 후에 살이 찌는 것은 내 의지로 조절되지 않으나 먹기 전에 냉장고가 비어가는 것은 내 의지로 상당히 조절할 수 있다. 커지는 것을 더 크게 만들기 어렵지만 작아지는 것을 덜 작게 만들 수는 있다. 커지면 꽉 끼어 여유가 없다. 움직일 수 없다. 조절할 수가 없다.


    몸이 커지면 바지를 버려야 하지만 몸이 작아지면 바지를 줄여 입으면 된다. 작아지는 것에서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곳에 있다. 몸이 작아졌으므로 옷이 헐렁해졌다. 그사이를 파고들어야 한다. 가능성을 발견하기다.


    통에 돌을 담아보자. 최대한 담으려면 큰 것을 먼저 답고 작은 것을 나중 담는다. 갈수록 담기가 쉬워진다. 거기에 가능성이 있다.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작은 것을 먼저 담으면 큰 것이 들어가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이건 간단한 이치이나 보편적인 법칙이다.


    희망은 그곳에 있다. 수순을 바꾸면 된다. 큰 것을 먼저 하고 작은 것을 나중 하라. 많은 비용이 드는 일에 투자하되 비용을 절감하라. 갈수록 헐렁해지는 일에 가담하여 들어갈 기회를 포착하라. 반대로 더 많아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피곤해진다. 점점 벅차게 된다.


    점점 빡빡해진다. 끼어들 여지가 없다. 좌절하게 된다.


[레벨:4]고향은

2021.02.23 (07:01:52)

큰 구조인 시스템[둥지]에 대해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시스템[환경]이 적절하면, 그 환경 속의
작은 개인들은 착한 生의 루틴을 형성해 나간다

환경을 선택받은 사람 만이 훌륭한 삶의 루틴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큰 시스템이나 울타리를 창조하고 개척하는 것은
우리 작은 개인들의 책임이다
시스템에 반드시 관심이 필요하다
[레벨:30]솔숲길

2021.02.23 (13:11:18)

갈수록 헐렁해지는 이리에 가담하여 => 이리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2.23 (13:42:03)

고쳤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714 광대역 웹캠 최신버전 김동렬 2003-06-10 19463
6713 Re..위 사진에서 손의 높이는 몇미터쯤? image 김동렬 2002-09-15 19446
6712 "우유 많이 마시면 살 빠져요" 김동렬 2002-09-30 19440
6711 인지부조화와 확증편향 6 김동렬 2014-07-21 19436
6710 박정희의 슬로건 - 중단없는 전진 김동렬 2002-12-15 19416
6709 '신은 없다' 호킹 발언 김동렬 2010-09-12 19346
6708 까뮈의 이방인 김동렬 2006-07-14 19300
6707 동영상 강의 김동렬 2010-01-25 19287
6706 구조론 개념도 image 김동렬 2008-08-25 19269
6705 인터넷 글쓰기의 폐단인가?(펌) (노혜경) 2003-06-12 19237
6704 "`고맙다 김대중`이라고 말하라" 김동렬 2003-01-10 19196
6703 군대가서 좋은 점 image 김동렬 2003-07-14 19161
6702 맥아더의 동상을 철거하라 2005-09-17 19152
6701 구조는 자이로스코프다. image 11 김동렬 2012-01-11 19140
6700 물레방아와 축구경기 image 김동렬 2011-06-18 19129
6699 죄송한데여... 노원구민 2002-12-15 19072
6698 그림풀이 image 김동렬 2010-03-05 19044
6697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 학문의 역사 김동렬 2006-02-11 19028
6696 여러분 고생많았습니다. 김동렬 2002-12-19 19017
6695 박노자의 글을 읽는 법 김동렬 2003-01-10 1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