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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57 vote 0 2021.04.17 (20:53:00)

    유튜브 동영상 스트리밍 중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나쁜 상황이 나쁜 결정을 만든다


    인간이 나쁜 결정을 하는 이유는 나쁜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력으로는 거기서 탈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상황이 나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건 물리학이다. 당사자를 탓할 수 없다는 말이다. 탓해봤자 먹히지 않는다. 욕해봤자 더 나빠진다.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축과 대칭의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나쁜 상황에서 탈출할 수 없다. 축과 대칭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나쁜 상황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나쁜 상황에서 더 나쁜 결정을 내린다.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그건 좋은 상황이다. 축과 대칭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것은 좋지 않다. 자기를 구해주려는 사람의 목을 조르는 것은 좋지 않은 결정이다. 그런데 그렇게 한다. 왜? 대칭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수세에 몰린 사람은 코너로 간다. 구석으로 숨는다. 전쟁 말기의 히틀러처럼 갈수록 궁지다.


    대칭을 만들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할 수 없고 억지로 대칭을 만들려고 하면 그게 제 무덤이다. 무조건 나쁜 결정을 내린다. 올바른 결정을 하는 사람은? 그 경우는 좋은 상황이다. 주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선배의 충고, 부모의 도움, 세력의 보호로 해결한다.


    결정적으로 학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학습되어 있다면 역시 좋은 상황이다. 과거에 좋은 결정을 했던 경험이 있다면 궁지에서 탈출할 수 있다. 누가 도와주지 않고 학습되지 않았는데도 자력으로 탈출하는 경우는?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주변에 있을 때다.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듯이 약자를 밟고 일어서는게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남한은 북한을 밟고 일어섰는데 북한은 지팡이가 되어줄 누군가가 주변에 없다. 왕과 귀족과 기사와 평민과 노예의 봉건 피라미드 구조에서 밑바닥에 깔린 사람들은 자력으로 탈출할 수 없다. 


    불가촉천민은 스스로 강해질 수 없다. 자력갱생은 불가능하다. 그럴 때 인간은 히잡을 쓰고, 차도르를 두르고, 부르카를 입는다. 숨는 것이다. 아기들의 가면놀이와 같다. 꼬맹이들이 닌자를 좋아하는 이유다. 소녀가 앞머리를 눈썹까지 내린다. 후드티에 얼굴을 숨긴다. 


    숨는게 유일한 방법인데 그럴 때 상황은 더욱더 악화된다. 도망치는게 유일한 방법인데 도망친 곳이 막다른 골목이다. 이는 도덕의 문제도 아니고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구조의 문제다. 몰려버린 것이다.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물리적 상황이다. 그곳이 나쁜 상황이다.


    외부의 도움이 없이 자력으로는 절대 타개할 수 없다. 주변에 만만한 나라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 유럽은 나라들이 많아서 상호작용 끝에 해결한다. 어느 나라든 주변에 만만한 나라가 하나는 있다. 완벽하게 고립된 나라는 아일랜드다. EU가 손을 내밀어 구해주었다. 


    영국 뒤에 숨었다가 겨우 구조된 것이다. 일어서려면 지팡이가 필요하다. 자기보다 약한 존재가 필요하다.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학습이 필요하다. 경험이 필요하다. 대칭과 축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 맞닥뜨린 상황에서 인간은 무조건 나쁜 결정을 내린다.


    첫 번째 패는 버린다. 첫 번째 패는 무조건 나쁜 패다. 응수타진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반응을 알아내야 한다. 그렇게 알아낸 내용을 대칭으로 삼아 결정하는 것이다. 즉 처음 만난 상황에서 상대의 반응을 봐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길을 선택해도 역시 망한다.


    처음 만난 상황에서 우연히 올바른 결정을 했다면? 더 나빠진다. 왜?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힘을 실을 수 없다. 체중을 실을 수 없다. 대칭이 없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첫 결정은 나쁜 결정이다. 나쁜 것을 만나 쓴맛을 보고 바른 결정을 한다.


    괜찮은 사람이 정치판에 뛰어들어 망가지는 공식이다.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박찬종의 원맨쇼 정치가 망하는 공식이다. 안철수 따라간 송호창도 괜찮은 사람인데 바보가 되었다. 동료를 따르면 부패하고 동료가 없으면 망한다. 시행착오가 없는 성공은 절대로 없다. 

    


    아래는 유튜브 영상에서 이신영님 질문에 대한 답변


    인간은 권력으로 통제되는데 권력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1. 종교권력과 2. 자연권력입니다. (이건 제가 지어낸 단어) 천동설이 지동설로 전환되기 전에 주류는 천동설이었는데 인간은 주류에 소속하여 얻는 권력이 종교권력입니다. 주류와 별개로 오직 자연에 내재된 논리를 통해 효율을 얻는게 자연권력입니다. 천동설이 주류일 때 주류에 속하면 권력을 얻어 이득이며 지동설이 주류가 아니더라도 지동설을 통해 뭔가를 발명하여 얻는 게 있다면 그것 또한 권력입니다. 여기서 제가 주장하는 요점은 자연권력이 종교권력을 얼마만큼 대체할 수 있는가 입니다. 동렬님의 구조론은 주류가 아니므로 사람들은 주류에 속하려하기에 구조론은 종교권력을 잃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논리적이므로 자연권력이 있고 응용하여 얻는게 있습니다. 논리가 종교보다 얼마만큼 권력을 가질 수 있는지의 질문입니다. 1명의 논객이 만 명의 언성을 이길 수 있는가입니다.


    종교권력은 문화권력의 일종으로 다른 것입니다. 종교는 인간의 타고난 권력본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권력행동입니다. 과학과는 상관이 없는 별개의 생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역이 다르다는 말이지요. 창조과학회 또라이들을 제외하고 종교는 진리와 척지지 않고 따로 살림을 나서 지들끼리 잘 지내고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처럼 종교를 없애면 유사 종교 형태가 등장합니다. 중국의 파룬궁이나 북한의 독재가 일종의 종교지요. 본능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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