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81 vote 0 2023.01.19 (20:46:52)

    우주는 연결 아니면 단절이다. 구조는 연결과 단절의 단위다. 거기서 의사결정이 일어난다. 연결하거나 단절한다. 그런데 연결이 먼저다. 연결된 것을 단절할 수는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고 깨진 유리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게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외부의 도움이 있으면 수습이 가능하지만 닫힌계 안에서 자체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단절이 내가 갖고 있는 권력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연결해 두어야 한다. 


    연결은 어렵고 단절은 쉽다. 어려운 것을 먼저 해야 한다는게 딜레마다. 아기새는 첫 비행에 날아야 한다. 자전거 타기를 배우든 수영을 배우든 가장 어려운 것을 먼저 해내야 한다. 자전거는 먼저 균형을 잡은 다음에 전진하는게 아니라 전진해야 균형이 잡힌다. 첫 도전부터 과감하게 페달을 밟아야 한다. 수영은 물에 뜬 다음에 전진하는게 아니라 전진해야 물에 뜬다. 처음부터 어려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연결도 약점이 있고 단절도 약점이 있다. 연결의 약점은 연결하면 리스크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더 크게 연결하는 것이다. 99를 연결해도 빛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한 명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로는 전부 연결되어야 한다. 단 한 곳이 끊어져도 시스템은 작동을 중지한다.


    단절은 그 방해자 한 명을 미리 단절해 놓고 시작한다. 발목 잡는 사람을 제거해놓고 쉽게 성과를 낸다. 그런데 작아진다. 단절을 계속하면 결국 자기 팔과 다리를 다 자르고 왜소해진다. 국힘당은 북한을 자르고, 호남을 자르고, 여성을 잘랐다. 그다음에 국힘이 자를 것은 20대 남성 지지자다. 죽는다.


    단절을 계속하면 사이즈가 작아져 있다. 내부를 하나씩 자르다가 외부에서 센 놈이 오면 한 방에 넘어간다.


    단절하면 능동성을 잃고 수동적으로 된다. 남의 성과를 빼먹을 수는 있어도 스스로 밥상을 차릴 수는 없다.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결국 연결하는 사람은 계속 연결해야 살고 단절하는 사람은 계속 단절해야 산다. 범죄단은 훔친 다음에 자기편을 하나씩 자른다. 결국 동료를 다 자르고 마지막 한 명이 범죄수익을 독식한다. 나눠 먹으면 그 돈으로 술집에 가기 때문에 경찰에 잡힐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끝까지 가면 연결이 이긴다. 단절하는 사람은 더 이상 단절할 것이 없을 때 죽고 연결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연결할 것이 없을 때 이긴다. 문명이 진보하므로 결국 연결이 이긴다. 새로운 도구와 새로운 미디어와 생산력의 혁신이 외부에서 들어오기 때문이다. 단절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소수자라는 이유로, 호남이라는 이유로 잘라버렸기 때문에 외부에서 좋은 것이 와도 그것을 받을 손발이 없다. 말라 죽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86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1391
6685 돈 룩 업 윤석열 김동렬 2024-04-13 1395
6684 국민은 반칙을 심판했다 김동렬 2024-04-11 1405
6683 희귀한 인류 가설 김동렬 2023-11-30 1411
6682 인류문명 2.0 김동렬 2024-02-13 1411
6681 배신의 정치 응징의 정치 김동렬 2024-02-28 1411
6680 윤석열의 총선반성 뻥이야. 김동렬 2024-04-16 1413
6679 조절장치 김동렬 2024-01-29 1416
6678 윤석열 심판이냐 이재명 심판이냐 김동렬 2024-03-28 1419
6677 방향과 순서 김동렬 2023-12-15 1420
6676 윤석열은 물러나는게 맞다 김동렬 2024-04-12 1420
6675 노무현을 죽여라 김동렬 2024-04-12 1425
6674 조국인싸 동훈아싸 image 김동렬 2024-03-22 1428
6673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1430
6672 임종석과 자폐증 진보 4 김동렬 2024-02-28 1437
6671 이종섭이 무얼 잘못했지? 김동렬 2024-03-31 1438
6670 중도가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1 1440
6669 외계인이 없는 이유 김동렬 2024-02-12 1448
6668 유체의 자발성 김동렬 2023-07-23 1449
6667 조절이냐 선택이냐 김동렬 2024-01-31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