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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정초부터 2사단을 재배치 하겠다느니, 모든 옵션을 열어 놓겠다느니, 북한에 핵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경제봉쇄를 하겠다느니 하면서 온갖 공갈협박을 다하더니 결국 노무현으로부터 많은 양보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게 뭐야? 언론과 짜고치는 고스톱이다. 주한미군 철수 좋아하네. 다 공갈인데 노무현이 속아넘어간거다. 본질은 경제압박이다. 주한미군운운은 경제위기 조성해서 수출 못하게 하는 악질수법이다. 하긴 경제를 죽이겠다는데 노무현이 무슨 재주로 당하겠는가?

여기서 미국언론과 부시정부가 완전히 다른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즉 그들 사이에 의견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고 역할분담이 있는 것이다. 언론은 뺨치고 부시는 달랜다. 그런데 알고보면 한통속이다.

부시의 손발이 잘 맞는 고스톱
서프맨들 놀아나는 꼴 좀 봐라. 온갖 공갈협박을 해야 정당개혁 하나라도 얻어낼텐데, 비관주의만 팽배해서 동교동 비위 맞춰주기 급급하다. 부시넘들 하는거봐라. 고단수가 아닌가? 왜 우리는 저렇게 못하느냐말이다.

우국지사 났다. 행여나 당이 깨질세라 정통성 끊어질세라 당이 걱정되어 잠도 안오는 모양이다. 참말로 오지랖도 넓소이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줄게 없어서 남의 집안사정 걱정해주게 생겼소이까? 우리는 정치인이 아니고 네티즌이다. 당이 깨질까 정통성 훼손될까는 정치인들이나 걱정할 일이다.

우리가 열을 요구해야 하나를 얻어낼 수 있다. 미국 언론이 주한미군 철수하자고 공갈하듯이, 선거에 지든말든 다당구도로 가자고 압박해서 약간이라도 얻어낼 생각은 안하고, 세상에 민주당 집안 내부 부부싸움 걱정하고 나자빠졌다. 이양반들이.

민주당은 우리집이 아니고 남의 집이다. 곧 죽어도 우리집은 네티즌이다. 네티즌은 네티즌의 편이어야 하고 정치인은 정치인의 편이어야 한다. 민주당 걱정은 민주당원이 하고 우리는 제 3자 위치에서 그들을 감시하고 다그쳐서 정치개혁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주한미군 철수하자고 공갈 때리는건 미국언론의 역할이고, 주한미군 철수는 없으니 안심하라고 무마하는건 부시의 역할이다. 우리도 이렇게 역할분담 좀 하자.

김근태의 통개당도 떴다
장신기의 개통당에 이어 김근태 등 재야파를 중심으로 한 통개당도 떴다. 좋은 현상이다. 이렇게 내년 3월까지 신당논의 끌고가면 한나라당은 박살난다. 9월까지 끌고가면 상당히 이기고, 유시민 말대로 일이 잘 풀려서 7월에 신당이 뜨면 좀 어렵다.

신당이 너무 일찍 만들어지면 오히려 총선 앞두고 쪼개질 공산이 커진다. 한나라당 쪽에서 오는 변화가 뒷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내부갈등은 이참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는게 좋다.

핵심은 ‘호남’과 ‘전국구’다. 김근태를 위시한 재야파의 활약은 수도권에서나 먹힐 뿐 권력의 핵심에는 가닿지 않는다. 결국 호남을 얼마나 물갈이 하느냐, 또 전국구 충원할 새인물을 어느 집단에서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충청지역에서는 신당주도권 놓고 지역민들끼리 싸움판 벌어졌다고 한다. 그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토론과정에서 정치지망생들 쏟아져 들어오고, 이들이 어떤 형태로든 구주류를 밀어낸다는 점이다. 그래야 자기들이 끼어들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개통당이냐 통개당이냐, 인적청산이냐 정통성 계승이냐, 장신기말이 맞냐 김동렬 말이 맞냐 하는 방법론들은 그 과정에서 모두 용해되고 만다. 걱정 붙들어 매시라.

본질은 정치신인의 영입이다
본질을 봐야 한다. 본질은 호남을 물갈이하면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느냐, 또 전국구 공천에 끌어올 새인물을 법조계에서 댈 것인가, 아니면 재야파의 인맥에서 댈 것인가, 또는 시민단체에서 댈 것인가 뭐 이런거다.

호남 물갈이는 광주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가 책임지는게 맞고, 전국구 공천은 노무현이 영남인맥을 상당수 박을 것으로 보인다. 재야파 인맥은 수도권 중심으로 포진된다. 지금은 수도권과 호남으로 2분되는데 설사 영남에서 전멸한다 해도 전국구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3분되게 되어있다.

☞ 청와대 = 전국구+영남
☞ 재야파 = 수도권+중부
☞ 신주류 = 호남+수도권일부

차기 대선은 이들 3세력의 합종연횡으로 결판난다. 여기서 돌풍의 핵은 호남이다. 대선은 호남을 잡는 쪽이 먹는다. 그런데 작년에는 왜 영남의 노무현이 먹었느냐고? 그건 민주당이 총선에 지고 김정일이 배신 때려서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신당이 잘되어서 그런 위기가 오지 않는다는 전제로 5년후에 영남후보론은 없다. 오히려 총선에서 영남에 10석도 못먹으면 진짜 영남후보론 나온다. 지금 호남사람들은 머리를 잘굴려야 한다. 구주류 안나가고 계속 버티면 영남은 전멸한다. 영남 전멸하면 5년후에 또 영남후보론 나온다.

사람들이 왜 이 간단한 공식을 모르는지 모르겠다. 수도권은 빼고도 지역구와 전국구 합해서 15명 정도는 영남신인이 들어와줘야 영남후보론이 쑥들어간다. 이정도면 신당이 지역당을 극복했는데 영남후보가 뭐 필요해?


장신기님은 특정 정당에서 손을 떼라
장신기님의 반론을 읽었다. 자기 생각은 김근태의 생각과 같단다. 김근태는 재야파의 중심으로서 신주류와 구주류를 중재해주고 있다. 아주 잘하는 일이다. 그런데 장신기가 언제부터 국회의원이었지? 장신기어른께서 신주류와 구주류를 막 중재해주고 그러시나?

나는 네티즌이다. 나는 네티즌들 편이지 결코 국회의원들 편이 아니다. 나는 신주류편도 아니고 구주류편도 아니다. 내가 지금 신주류를 역성드는 것은 민주당을 압박하여 정당개혁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다. 이건 네티즌의 역할이다.

개통당이냐 통개당이냐, 인적청산이냐 정통성 계승이냐, 이런 갑론을박은 신당을 건설하기 위한 토론과정에서 모두 용해되고 만다. 결국 신당은 탄생될 것이고, 국회의원들은 금뺏지를 달 것이고, 그래도 네티즌은 남아서 꿋꿋이 게시판을 지킬 것이다.

장신기는 자신이 국회의원인 줄로 안다. 그는 네티즌들의 편이 아니고 국회의원들 편이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언제부터 장신기가 여의도로 출근했나? 웃기는 일이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미국언론은 주한미군 철수 운운하며 온갖 공갈을 했다. 이것이 부시를 도왔지만 부시의 공식입장은 아니다. 부시의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부시가 이익을 봤다. 노무현이 설설기는 모습 연출하여 부시 지지율 끌어올렸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민주당을 까겠지만 내 주장이 민주당의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이익은 민주당으로 간다. 언론과 정치권은 분명히 역할이 다르고 이렇게 포지셔닝이 달라야 하는 것이다. 언론이 위태로울 정도로 오바해서 떠들어주면 정치권이 조금 해먹는 식이다.

장신기는 언론을 하는게 아니고 지 스스로 금뺏지다. 가만 있어도 김근태가 다 알아서 할 일을 서프에서 장신기가 하고 있다. 장신기는 얼마나 잘났는지 재야파의 원로로서 에헴하면서 신주류와 구주류를 화해시키고 민주당의 정통성을 수호해가고 있다. 참 잘났소이다.

제정신인가? 신주류든 재야파든 결국은 역할분담이다. 정치신인 뉴웨이브 끌어오는건 신주류가 맡고, 당을 지키는건 재야파가 맡는다. 일 벌이기는 새파랗게 젊은 초재선의원들 몫이고 뒷설거지는 한화갑 같은 늙은 원로의 몫이다.

내가 민주당 원로인가? 아니다. 나는 그냥 네티즌이다. 민주당이 어떻게 되든 내 알바 아니다. 그런데 장신기는 지가 민주당 원로다. 원로 역할도 좋지만 금뺏지 달고나서 하시지 그러셔!

정동영이 구주류를 밀어내서 공간을 벌리면 그 틈에 정치신인 들어오고, 그 새물 때문에 당이 흩어지면 덕망높은 김근태가 수습하는 것이다. 민주당내분을 왜 네티즌에 불과한 장신기가 수습하나? 도대체 민주당이 장신기가 나서서 수습하지 않으면 없어질 그런 당인가? 참으로 황당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내 글을 쭉 읽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네티즌 입장에서 모든 정치인을 공격한다. 노무현도 치고, 안희정도 치고, 정동영도 치고, 김근태도 치고, 한화갑도 친다. 언론은 원래 그래야 한다. 물론 편을 들어줄 때도 있다.

편들어줄 때도 역시 먼저 네티즌과 정치권으로 편을 가르고, 나는 네티즌들 편에서 정치권을 깨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내가 정동영을 밀기로 작정한 것은 정동영이 지금 정치판을 뒤엎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 네티즌으로서 당연한 역할이다.

장신기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장신기는 네티즌들 편인가 아니면 정치인들 편인가? 특정 정당, 특정 정치세력 편드는게 목적이면 적어도 언론 쪽에서는 손떼야 하는거 아닌가? 정 정치하고 싶으면 국회의원 보좌관 자리나 알아보지 그러셔? 홍세화가 민노당 당적 가져서 한겨레에서 짤렸던거 모르나?

나도 개혁당이지만 개혁당 허벌나게 깠다. 내가 개혁당이기 때문에 양심에 찔려서 특별히 개혁당을 더 까는거다. 홍세화도 다시 한겨레에 복귀했듯이 당적은 유지해도 상관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에 앞서 인터넷 대안언론도 언론은 언론인데, 언론을 하려면 특정 정당이나 정치세력 내부문제에 개입해서 안된다. 그건 기본이 아닌거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이라고 했다. 목탁은 두들기라고 있는 거다. 이놈 저놈 사정 안봐주고 두들기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밀어줄 때는 또 화끈하게 밀어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은 김용옥의 새로운 주장이다.

나는 김용옥의 화끈하게 밀어주자는 주장에도 부분적으로 동의하지만, 그래서 밀어줄 타이밍에는 또 화끈하게 밀어주지만, 그건 선거 한두 달 앞두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야기고, 그 이전에 언론은 기본적으로 까기 위해 존재하는게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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