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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논의 성급하게 결론내려고 하지 말라. 지난해 후단협들 준동과 비슷하다. 걔네들 신당 한다한다 말로만 그러면서 대선 때 까지 시간 끌었다.

이번에 신주류들 신당 논의도 내년 총선 때 까지 끌고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최종결론은? 아래 인용한 조선일보 시론의 맨 끝부분을 보라.

조선일보 야그는 허접한 주장이니 들어줄 것도 없지만 걔네들이 진짜 겁내는 거는 맨 마지막에 이 부분이다.

『계산이 쉽지 않은 함정은 이 대목에서 비롯된다. 지금 방식대로 가면 신당은 결과적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정치지망 운동권 세력’을 총규합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게 돼 있다. 87년 이전 체제, 곧 과거 야권의 통합에 대한 향수를 말하지만, 2003년 현실에서는 ‘운동권 세력의 통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달리 덧붙일 말은 없다.』

정치판은 살벌한 곳이다. 부자간에도 나눠가지지 못하고 형제간에도 나눠먹지 못하는 것이 권력이다. 신당의 본질은 권력투쟁이다. 권력투쟁에서 동지고 나발이고 없다. 아군 아니면 적군이다.

문제는 반노짓 했던 후단협 세력이다. 숙이고 들어오든가 싹죽든가이다.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재 민주당 현역의원 100명 중 50명 이상 날리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이 정도도 못하면 노무현도 아니다.

[동서남북] 新黨의 함정들 ..... 홍준호

신당을 추진하는 집권측 인사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이들은 결국 87년 이전의 정치체제로 돌아가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 같다. 87년 정국은 그해 말 13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쪼개지기 직전까지는 민정당과 통일민주당의 대결구도였다.

열성적인 신당 추진파인 한 친(親) 노무현 대통령 인사는 말한다.

“87년 이전에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지역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을 냈다. 결국 DJ(김대중)가 평민당을 만들어 나가고 난 뒤에 정치가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이제 3김 시대도 갔고, 국민들도 기존 정치에 식상해있으니 그때로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

3김이 전면에서 활동한 87년 이후 체제의 또다른 특징은 대통령직선제와 소선거구제다. 신당의 기관사인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후 바로 이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꿀 것을 여러 차례 주문해왔다. 그리고 이 희망이 실현될 경우 내년 총선 이후부터는 이원집정부제 비슷한 형태로 국정을 운영하고, 나아가 권력구조 변경 문제도 공론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87년 이후 체제의 근간을 이룬 정치제도들을 바꾸자는 얘기다.

신당파들이 말하는 87년 이후 체제의 종언(終焉)은 3김정치에 식상한 사람들에게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정치판에서는 함정도 많은 모험이다.

우선 민주당을 보자. 이 당은 90년 3당통합에 대응하는 정파들이 총집결했던 세력이고, 김대중 시대와 노무현 시대를 만든 동력(動力)이다. 또한 DJ세력은 87년 이후 체제를 가장 앞장서 만든 중심세력이었다.

때문에 87년 이후 체제를 넘어서자는 신당 캠페인은 결과적으로는 DJ세력의 부정적인 정치유산을 청산하자는 형태로 발전하기 십상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개혁파’를 자임하던 DJ세력이 졸지에 개혁대상으로 몰려 있는 작금의 상황이 이런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친노(親盧) 인사는 이런 갈등에 대해서도 거침이 없다.

“우리가 전라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경상도에서 표를 얻나? 전라도에서 포기한 부분은 동교동이 하고 그러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야 명분이 있고 수도권 경상도에서 한번 승부해볼 만한 것 아닌가? 설사 실패해 소수파가 되더라도 대통령을 내놓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당내에서 “호남당(동교동계) 영남당(한나라당), 개혁신당, 이런 다당구조로 싸우는 게 오히려 낫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이도 있다.

쉽게 말해, 버리고 더 많이 얻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한나라당의 분열 혹은 한나라당 영토로의 돌진이란 전략이 깔려 있고, 여기에 한나라당의 반발이란 신당의 두 번째 함정이 있다. 한나라당 당권주자들은 벌써부터 신당을 동진(東進)전략으로 규정하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당파들은 신당 캠페인이 결국 한나라당내 과거 야당세력을 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나라당 사람들은 90년 3당통합 이후 이미 민주당과 대통령선거, 총선, 지방선거 등을 세 차례씩이나 치른 ‘과거’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의 분열이 극히 일각에만 그치게 되면, 신당파들은 다른 인적 자원들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요즘 각 지역별로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이런저런 모임을 만들고 신당을 외치는 것은 바로 이와 연관이 있다.

신당의 세 번째, 그리고 계산이 쉽지 않은 함정은 이 대목에서 비롯된다. 지금 방식대로 가면 신당은 결과적으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정치지망 운동권 세력’을 총규합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게 돼 있다. 87년 이전 체제, 곧 과거 야권의 통합에 대한 향수를 말하지만, 2003년 현실에서는 ‘운동권 세력의 통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달리 덧붙일 말은 없다. (홍준호 정치부장 jhhon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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