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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66 vote 0 2023.12.10 (21:11:24)

    영웅은 청나라 강희제처럼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루에 50개씩 해내는 사람이다. 하루 네 시간도 자지 못한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 묘사되듯이 아무 명령도 내리지 않고 가만있는 지휘관이 최악이다. 박근혜는 아예 출근을 안 한다. 윤석열은 하루에 몇 가지 의사결정을 할까? 


    많아야 두 개? 회의 시간에 혼자 두 시간씩 떠드는 사람은 의사결정을 안 하는 사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에 백 개씩 올라오는 보고서를 이해찬과 나누어 읽었다. 박근혜는? 최순실이 대신 읽는데 못 읽어서 노승일이 그것을 읽었다. 웃기잖아. 장시호도 몇 쪽 읽었겠고.


    그걸 일일이 읽고 판단하고 결정하며 거기에 일관성과 방향성을 유지하며 앞뒤가 꼬이지 않게 처리하고 풀어내는 일이 쉽겠는가? 우리나라 의사들은 오 분에 한 명씩 진단을 때리지만.. 다른 나라는 꿈도 못 꾸는.. 매뉴얼이 있어서 가능하고 정치적 결정은 스트레스받는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면? 문고리를 쓴다. 문고리가 1차 걸러주고 중요한 보고만 위로 올린다. 부산 엑스포 안 된다는 보고는 누가 하리? 영웅이 죽는 시점이 있다. 어제까지 다이렉트로 받던 보고를 비서를 거치면 망한 것이다.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더 같은 영웅은 그게 다르다.


    전쟁터에서 빗발처럼 쏟아지는 화살비를 견디며 1초에 세 가지 의사결정을 한다. 저기를 쳐라. 이쪽을 막아라. 저쪽은 빠져라. 권율 장군은 해냈다. 이치전투에서 맹장 황진 장군이 왜군 저격수의 총알을 철모에 맞고 기절해 버렸다. 지휘관이 죽었다면? 3초 안에 전군붕괴.


    권율은 원래 참모 역할의 문신이고 황진이 무과를 치른 대장이다. 권율은 막사를 뛰쳐나갔다. 장검을 빼 들고 후퇴하는 병사 몇 명의 목을 치고 대오를 유지하게 했다. 패닉에 빠진 병졸을 수습한다. 용인전투 참패의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투는 싸워서 지는 것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무너진다. 지휘관이 죽거나, 포위당하거나, 배후에서 기습을 받거나, 동료가 배신하거나, 밥이 안 오거나, 다른 부대가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등등의 이유로 갑자기 붕괴된다. 그때 권율이 1초를 망설였다면 전군이 붕괴하고 전주성 뚫리고 광주까지 밀렸다. 


    행주산성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다. 처영대사가 맡은 토성의 목책이 한쪽으로 뻗어 나와서 약했다. 승병의 대오가 무너지고 왜군이 목책을 넘어 쇄도했다. 권율 장군은 도망치는 승병의 목을 치고 일제히 북을 울리게 하여 사기를 끌어올리고 왜군들을 목책 밖으로 몰아냈다. 


    처영대사의 승병은 이치전투 경험이 없어 약한 고리가 된 것이고 왜군이 그 약점을 찌른 것이다. 그것은 몇 초 사이의 일이며 문관출신인 권율이 막아낸 것은 기적이다. 이순신과 원균의 차이는 3초에 있다. 3초를 머뭇거리면 이미 망해 있다. 영웅과 소인배의 차이는 3초다.  


    왜 오스트리아군은 항상 나폴레옹에게 지는가? 프랑스군은 농민 출신이고 오스트리아군은 전투로 단련된 귀족과 용병이다. 귀족은 군율이 엄격하다. 군율이 엄격하므로 의사결정 속도가 느리다. 의전 때문이다. 이건 영국 귀족이 더하다. 명령서를 잘못 써서 기병연대 전멸.


    발라클라바 전투. 용인전투에서 조선군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똑똑히 지켜본 권율은 치열한 난전 속에서 초 단위로 의사결정을 해서 무너진 대오를 수습하고 강군으로 재탄생시켰다. 아는 척하며 영웅을 논하는 자 많으나 대부분 인품이 어떻다 도덕이 어떻다 하며 개소리다.


    의사결정이라는 본질을 논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의 결정을 아무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쉽잖아. 포드시스템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인간들이 말을 안 들어서 못 하지. 죽어보자고 말을 안 듣는다. 온갖 이유를 대고 뻗댄다. 누가 천장을 뚫으면 이등은 쉽다.


    삼국지의 허다한 인물 중에 조조와 유비가 영웅인 이유는 천하관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본질을 논하지 않는다. 항우도 전쟁터 안에서는 초 단위로 의사결정을 해낸다. 카이사르와 유방과 나폴레옹은 미완성이지만 어쨌든 구시대를 끝장내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다.


    중국은 한나라, 당나라, 송나라가 한 번씩 시스템을 만들었다. 당나라는 유목민 방식을 쓴 것이고 로마처럼 끝없이 전쟁을 했다. 전쟁을 하지 않고도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은? 조조와 유비는 미완성이지만 자기 나름의 생각이 있어서 영웅 대접을 받는 것이며 항우는 못했다.


    한나라를 파괴한 사람은 십상시를 죽이고 동탁을 토벌한 원소다. 부수기만 하고 건설하지 않았다. 원소의 능력은 항우와 같은 필부의 용맹이다. 조조는 실력자를 우대하고 유비는 지식인을 우대한다. 조조는 압도적인 힘으로 누르고 유비는 백성의 지지를 끌어낸다. 반대다.


    그들은 영웅이 맞다. 조조는 위진남북조 후유증을 남겼고 유비는 송나라와 명나라, 청나라 시스템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유비는 조조를 이용했고 조조는 유비를 알아봤다. 그게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막연히 민족주의를 떠들지만 그것은 에너지의 한 단위다. 


    물질에 원자가 있듯이 에너지의 단위는 필연적으로 만들어진다. 인간들이 흥분하기 때문이다. 닫힌계에 압력이 가해진다.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을 씹으며 정의당 짓을 하고 메커니즘을 이해한 사람은 묵묵히 그것으로 천하를 움직이는 지렛대를 만든다. 


    지휘관이 하면 부하가 복제한다. 징기스칸 방식을 수부테이가 본받는다. 집단 전체가 업그레이드된다. 프리미어리거는 수준이 다르다. 반대로 한 넘이 하지 않으면 다들 하지 않는다. 중국화 되는 것이다. 지식인의 나폴레옹 폄하는 왕징웨이가 장개석을 질투하는 것과 같다. 


[레벨:30]스마일

2023.12.11 (10:25:13)

12.12가 일어난 것은 비선이 실선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박정희가 쿠데타가 다시 일어나서 자신이 불명예로 퇴진하는 것이 두려웠는지

결제라인의 실선들이 몇몇을 제외하고는 일하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는 무늬만 군인들을

앉혀 놓은 것 아닌가?

실선은 약하디 약한 사람들을 앉혀 놓고

하나회라는 비선을 키운 박정희.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23.12.11 (18:31:37)

감사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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