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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17 vote 0 2023.07.17 (12:17:56)

    알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단서를 잡아야 한다. 완전성이 단서다. 완전성에 대한 감각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이 완전한가? 낳는 것이 완전하다. 완전한 것은 내부에서 스스로 낳는 자발성이 있다.


    완전한 것은 유다. 유는 움직이고 움직이면 연결된다. 연결되면 갖추어진다. 갖추어지면 완전하다. 완전하면 통한다. 통하면 낳는다. 낳으면 하나가 더 있다. 자연에는 기세가 있고, 시장에는 이윤이 있고, 사회에는 권력이 있다. 그것이 진짜다.


    병사는 총이 있고 의사는 청진기가 있다. 목수는 연장이 있고 작가는 펜이 있다. 꽃은 향기가 있고 생명은 호흡이 있다. 산 것은 죽은 것에 없는 무엇이 있다. 완전한 것은 통한다. 외부와 통하게 하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것이 없으면 가짜다.


    유는 부드럽다. 부드러우면 약하고 약하면 흩어진다. 흩어지지 않게 붙잡는 것이 있다. 유는 강에 없는 자발성이 있다. 내부에 압력이 걸려 있고, 압력을 조절하는 밸런스가 있다. 조절장치가 있다. 바깥에는 껍질의 역할을 하는 닫힌계가 있다.


    유가 강에 앞선다. 추상이 구상에 앞서고, 발견이 발명에 앞서고, 프로세스가 구성요소에 앞선다. 자궁이 아기에 앞서고 변화가 형태에 앞선다. 유는 강에 없는 질서가 있다. 세상을 유의 질서로 보는 완전성의 세계관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유가 강을 낳는다. 유체가 강체에 앞선다. 유의 활이 강의 화살을 쏜다. 유의 근육이 강의 주먹을 휘두른다. 유는 완전하고 강은 불완전하다. 유체는 연결되어 있으므로 완전하고 강체는 단절되어 있으므로 불완전하다. 머리가 꼬리에 앞선다. 완전한 것이 불완전한 것에 앞선다.


    완전한 것은 내부에 자발성을 갖추고 있다. 유가 스스로 강을 낳는 것이 자발성이다. 강은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므로 불완전하다. 유는 연결한다. 연결되면 갖추어진다. 갖추어지면 통하고, 통하면 낳고, 낳으면 간섭한다. 간섭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완전성이 단서다.


    태초에 완전성이 있었다. 태초에 연결이 있었다. 태초에 갖추어짐이 있었다. 근원의 자발성이 있었다. 낳음이 있었다. 낳음은 마이너스다. 몸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완전한 것은 더할 수 없고 뺄 수만 있다. 세상을 낳음으로 보는 마이너스의 세계관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세상을 대칭으로 이해한다. 흑과 백, 선과 악,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으로 본다.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 이항대립적 사고에 빠져 있다. 틀렸다. 세상은 완전하다. 완전하면 통하고, 통하면 낳고, 낳으면 하나가 있고 그것은 전달된다. 대칭은 전달하며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있다. 나란해야 줄 수 있다. 전달의 형식은 평등이지만 전달의 내용은 불평등이다. 전달의 절차는 대칭이지만 전달의 실체는 비대칭이다. 에너지는 언제나 주는 쪽에서 받는 쪽의 일방향으로 갈 뿐 그 역은 없다. 유는 강에 줄 수 있으나 강은 유에 줄 수 없다.


    우주는 움직인다. 근원의 움직임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완전히 멈춘 것은 우주 안에 없다. 우리가 멈춤으로 아는 것은 움직임이 닫힌계에 갇혀 나란해진 것이다. 나란한 것은 일치하는 것이다. 어떻게 일치를 도출할 것인가?


    플러스는 무한대로 발산되고 마이너스는 0으로 수렴된다. 플러스는 간격을 벌려 불일치하게 하고 마이너스는 간격을 좁혀 일치하게 한다. 마이너스로 인해 움직이는 에너지의 간격이 0에 이른 것이 우리가 아는 물질이다.


    유체는 움직이고 강체는 멈춘다. 우주 안에 멈춘 것은 없으므로 강체는 유체의 움직임이 숨은 것이다. 물질은 에너지가 구조에 붙잡힌 것이다. 유체의 움직임이 밸런스에 잡히면 강체다. 내부에서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우주는 유체다. 존재는 유체다. 우주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간격이 0이다. 붙어 있는 것은 뗄 수밖에 없다. 유체는 마이너스만 가능하고 플러스는 불가능하다. 존재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은 마이너스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에너지가 유체라면 물질은 강체다. 에너지가 물질을 낳는다. 에너지가 물질의 형태를 결정한다. 세상을 에너지로 보고, 유체로 보고, 마이너스로 보고, 연결로 보고, 프로세스로 보는 완전성의 세계관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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