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37 vote 0 2023.02.04 (18:39:45)

    모든 생물 종은 진화의 계통에 속해 있다. 계통에서 벗어나 뜬금없이 존재하는 경우는 없다. 무생물 또한 마찬가지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빅뱅의 자손들이다. 예외는 없다.


    경로가 있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사람은 그 경로를 복제하고 공유한다. 하나와 열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길이 있다. 길 끝에는 집이 있다. 집은 있는데 길이 없을 수는 없다. 길이 없으면 갈 수 없고, 갈 수 없는 곳에는 집도 없다. 집과 길은 한 세트다. 성과 이름처럼 항상 같이 다닌다. 컴퓨터라도 경로가 없는 파일은 없다.


    길은 공유된다. 하나의 길을 알려주면 열 집을 찾아내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다. 문제는 개소리다. 여친은 있지만 사귄 적은 없다는 식의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모든 거짓말의 공통점은 디렉토리가 없고 경로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경로를 추궁하여 진위를 가릴 수 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존재가 낱낱이 끊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것대로 존재하고 저것은 저것대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집은 있는데 길이 없다는 식이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속일 수 있다. 그러나 속일 수 없다. 딱 걸리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술사는 천으로 그 지점을 가려 놓는다. 추적하지 못하게 길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안개나 연기를 쓴다. 마법을 쓸 때는 '펑!' 소리를 내서 관객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 무협지는 뜬금없이 기술 이름을 외친다. 권투선수가 '여보시오. 그대 기운센 강적이여! 나의 힘찬 어퍼컷을 받으시오!' 하고 외치는 일은 없는데 말이다.


    터미네이터가 과거로 오는데 굳이 불빛과 안개 소품과 굉음이 필요할까? 거짓말을 하려니까 처치 곤란한 지점이 생긴다. 관객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그 곤란한 지점을 얼버무리려고 한다. 이는 역으로 그 가려야 하는 연결부위를 추적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날 수 없다. 버스를 타고 정류장으로 오든 지하철을 타고 개표구로 오든 반드시 딱 걸리는 관문이 있다.


    진리는 존재는 완전성을 반영한다. 존재는 연결되어야 완전하다. 차는 시동이 걸려야 완전하다. 주유소와 연결된다. 악기는 소리를 내야 완전하다. 악사와 연결된다. 말은 대화가 통해야 완전하다. 집단과 연결된다. 생명은 호흡을 해야 완전하다.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과 연결된다. 물체는 중력이 있어야 완전하다. 지구 중심과 연결된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상부구조와 연결하는 경로가 있어야 완전하다. 그러므로 딱 걸린다. 속일 수 없다.


    모든 존재는 조절된 존재이며 반드시 조절하는 자가 있다. 길이 집을 조절한다. 호흡이 생명을 조절한다. 주유소가 자동차를 조절한다. 악사가 악기를 조절한다. 지구가 질량을 조절한다. 조절하는 자와 연결된다. 그러므로 속일 수 없다.


    모든 거짓말은 라디오는 있는데 방송국은 없다는 식으로 조절장치를 부정한다. 그것은 라디오가 아니다. 방송국이 라디오를 조절한다. 모든 괴력난신, 외계인, 초능력, 사차원, UFO, 초고대문명설, 환빠, 사이비 등의 공통점은 그러한 연결을 부정하는 것이다. 조절을 부정한다. 그곳에서 딱 걸리기 때문이다.


    경로 없이, 계통 없이, 조절장치 없이 그냥 있는 것은 우주 안에 없다. 모든 존재는 회로 속의 존재다. 회로기판 위의 모든 소자는 배터리와 연결되어 있다.


    조절하는 자와 조절되는 자 사이에 방향성이 있다. 중력을 전달하는 지구가 먼저고 물체가 다음이다. 악사가 먼저고 악기는 다음이다. 전체가 먼저고 부분은 다음이다. 조절되는 것은 조절하는 것을 공유한다. 나무의 가지가 다양해도 에너지를 공급하는 밑둥은 하나다. 강물의 지류가 다양해도 결국 하나의 바다에 도달한다. 말단의 여럿과 근본의 하나 사이에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가 있다. 방향성이 있다.


    한 줄기로 이어가는 변화의 흐름의 읽고 방향성을 알면 사건의 다음 단계를 알 수 있다. 미래를 알고 대비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답은 그곳에 있다. 다양한 변화의 구슬이 에너지라는 하나의 실에 꿰어진다.


    - 존재는 경로가 있다. 족보가 있고 계통이 있다.

    - 존재는 방향성이 있다. 경로의 연결은 일방향이다.

    - 존재는 완전성이 있다. 상부구조의 공유에 의해 완전하다.


    개가 냄새로 길을 찾는 것이 사실은 배회하는 것이다. 배회하다가 냄새가 끊어지면 방향을 바꾼다. 방향전환을 반복하면 점차 수색범위가 좁혀져서 우연히 정답에 이를 확률이 증가한다.


    반지성주의가 있다. 이죽거리기 좋아하고 비아냥대기 좋아하는 자들 있다. 그런 짓을 하는 이유는 상대를 자극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것이다. 개가 배회하는 것이나 관종이 개소리로 타인을 자극하는 것이나 같다. 그들은 진리를 부인한다. 진리는 없고, 있어도 알 수 없고, 알아도 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연결을 부정한다. 집은 인정하면서 길을 부정한다. 그냥 거짓말이다. 사람을 화나게 하여 반응을 끌어내려는 짓이다.


    그들이 표면적으로 말은 그렇게 해도 그들의 무의식 깊은 곳에서는 길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있다. 제힘으로 길을 찾아낼 능력이 없으므로 다른 사람을 약 올려서 대신 찾아내게 하는 약은 기술을 쓴다. 피곤한 자들이다. 정말로 길이 없다면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여 대신 답을 찾아내게 하는 길도 없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793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967
6519 양자역학의 이해 1 김동렬 2023-09-04 2076
6518 국힘의 참패 이유 3 김동렬 2024-04-08 2078
6517 국민명령 윤한퇴출 김동렬 2024-04-10 2083
6516 인간의 뇌가 커진 이유 김동렬 2023-02-15 2084
6515 거짓과의 싸움 1 김동렬 2023-08-11 2084
6514 사건의 메커니즘 김동렬 2023-09-14 2085
6513 연결지향적 사고 김동렬 2023-01-20 2086
6512 진리의 부름 김동렬 2023-03-01 2089
6511 성소수자 판결 김동렬 2022-06-25 2090
6510 카테고리 김동렬 2023-02-22 2092
6509 진짜 보수 우파 장성철? 김동렬 2023-01-30 2095
6508 무지의 지 김동렬 2023-02-24 2100
6507 보고 알고 깨닫고 쥐고 다루고 김동렬 2022-05-04 2102
6506 이념은 없다 김동렬 2023-03-03 2103
6505 영웅은 누구인가? 2 김동렬 2023-12-10 2105
6504 인류의 첫 걸음마 김동렬 2023-01-28 2106
6503 사색정리와 한붓그리기 image 김동렬 2023-04-23 2106
6502 수학과 구조론 김동렬 2023-01-02 2107
6501 정수 김동렬 2022-10-16 2108
6500 소로스와 열린사회 김동렬 2022-05-25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