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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154 vote 0 2024.02.06 (10:59:09)


    https://v.daum.net/v/20240206082611170


    낚이면 안 된다. 애국심, 정신력 이런 것은 기자들에게 던져주는 떡밥에 불과하다. 언제는 애국심이 없어서 졌나? 손흥민이 열심히 하는 이유는 프로의식 때문이다. 클린스만은 토트넘 회장과 막역한 친구다. '쏘니 언제 보내주나?' '택도 없어. 결승까지 기다려.'


    이러고 논다. 손흥민은 그걸 옆에서 듣고 보는 것이다. 정상의 세계를 흘낏 엿보게 되면 생각하는 스케일이 달라진다. 정상에서는 전모가 보인다.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그 순간 전율하게 된다. 한 번 전율을 맛본 사람은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그것은 기슭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클린스만에게 배우려고 했던 것은 그런 것이다. 프로는 노는 물이 다르다는 거. 지금 예능이나 출연하며 우쭐대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거. 일본 선수처럼 머리 염색이나 하고 조규성처럼 헤어밴드나 차고 있고. 


    중국 선수처럼 문신이나 새기고 이럴 때가 아니다. 시합을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 자기 가치가 백억 단위로 달라진다. 게임 한 번에 중소기업 하나가 왔다갔다 한다. 조규성이 부르주아라면 쿠보는 귀족, 손흥민은 왕족, 클린스만은 황족이다. 신분이 다른 것이다.


    격이 다르다. 인맥의 질이 달라져 버려. 그런 세계를 살짝 맛을 보면 도파민이 뿜뿜 나와주는 것이다. 쿠보는 자기 가치를 떨어뜨렸다. 이강인은 이번에 몸값이 크게 올랐을 것이다. 예전에는 병역 빼주는 걸로 동기부여 했는데 아시안컵은 병역 혜택이 없으니까


    설렁설렁 걸어 다녔지. 이번에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프로는 자기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어느 분야든 정상에 서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그것을 보여주는게 클린스만 역할이다. 문신하고, 염색하고, 가발이나 쓰고. 


    빡빡이에 콧수염하고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아마추어 특유의 소아병적인 자기애를 들키는 거다. 마이크 타이슨은 왜 문신을 했을까? 차두리는 알고 있지. 나를 사랑해줘. 나를 주목해줘. 이런 마음을 들키는 거다. 왜 타이슨은 나를 사랑해줘 하고 애들처럼 굴까? 


    아버지처럼 자신을 돌봐준 커스 다마토가 죽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전시하는 눈빛을 가지고 있으면 진정한 프로가 아니다. 타이슨의 좌절은 예정된 것이다. 조지 포먼은 타이슨과 정확히 반대의 길을 걸었다. 징징이짓 하다가 뒤늦게 눈을 뜬 거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180도 달라졌다. 눈빛이 바뀌었다. 자기애에 빠져 언제나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포먼이 항상 미소를 짓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포먼은 어느 순간 눈을 떴다. 내가 돌봄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돌봐주는 사람으로 포지션 변경이다.


    탐험가가 미지의 세계를 보고 흥분하면 완전히 맛이 가버려. 클린스만이 토트넘 회장과 농담 따먹기 하는거 옆에서 지켜보면 완전히 미쳐버려. 병역혜택도 없는 마당에 이런 걸로나 승부 봐야 하는 거. 다른 방법이 없잖아. 외국 영화에 많이 나오는 장면이 있다.


    고향을 떠나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소년에게 다시는 고향에 오지 마라고 하는 거. 영화 시네마천국에도 나오고 맨 오브 오너에도 나온다. 왜 오지 마라고 할까? 항우처럼 고향에 돌아갈 생각을 하면 인간이 스케일이 작아진다는 거다. 예능에나 나오려고 하는 거.


    항우는 천하를 먹고도 고향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은 소아병을 들켰다. 항우는 황족이 되고도 황족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부르주아로 자기 신분을 낮춘 것이다. 쿠보는 왕족이 되고도 귀족으로 신분을 낮추었다. 자기 신분을 낮추는 이찍들은 자발적 노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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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이 1만 명의 병력을 따로 빼서 배수진을 치는 동안 진여가 공격해 오지 않을까 하고 부하들은 걱정했다. 한신은 걱정하지 않았다. 섣불리 공격하면 한신이 후퇴하여 골짜기로 숨어들지 모르므로 대장기가 올라가기 전에는 공격이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진실은? 한신은 장이와 동행했는데 장이와 진여는 철천지원수가 되어 있었다. 진여는 장이를 생포해서 얼굴에 침을 뱉어줄 생각으로 교만해진 것이다. 그게 고향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려는 항우 생각이다. 소인배의 권력의지를 한신에게 완벽하게 읽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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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씨가 용산에 숨어든 것도 고향 애들 만나려고 그런 것이다. 청와대에 있으면 고향 친구 불러서 '나 출세했어. 짜샤! 나한테 절해봐. 임마!' 이런 놀이 못하지. 박근혜가 이상한 사람 청와대 관저 불렀다가 망신 당하는거 건희도 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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