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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409 vote 0 2015.04.29 (17:48:33)

     

    토기장이의 비유


    토기장이가 어쨌든 그것은 기독교인의 문제이고, 필자가 논하려는 것은 진리와 인간의 관계다. 진리와 인간은 마주보지 말아야 한다. 같은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영화에서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는 같은 것을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율하고 감동한다. 연인과의 첫 키스처럼 날카롭게 일치할 때 인간은 감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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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토기장이는 자신의 입맛대로 진흙을 주물러 토기를 만든다. 질그릇의 입장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 토기장이와 질그릇의 관계는 창조자와 인간의 관계로 연역된다. 그러나 그것은 애초에 ‘인간을 통제하여 사회를 안정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직업종교업자의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고, 진리와 인간의 관계는 다른거다.


    진리와 인간의 관계는 토기장이와 질그릇의 관계가 아니라 토기장이와 손의 관계다. 토기장이가 어느 날은 술 먹고 수전증이 걸려 토기가 뜻대로 만들어지지 않자 자기 손을 잘라버렸다고 한다. 그는 직업을 잃고 떠돌아 다니다가 객사했다고 한다. 진리는 인간을 자를 수 없다. 인간은 진리의 일부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자를 수 없다. 구조론은 마주보지 말라고 주문한다. 토기장이와 흙은 반대편에서 마주보고 있다. 틀렸다. 진리와 같은 방향을 보라. 마술사가 있는 무대의 맞은편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지 말고 몰래 뒤로 돌아가서 마술사 어깨너머로 보라. 직접 마술사가 되어 공연을 해보라. 비로소 진리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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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와 구조는 같다. 남이 하면 창조, 자신이 하면 구조다. 창조라는 표현에는 세상을 남으로 보는 태도가 전제되어 있다. 그 태도가 틀렸다. 세상이 남이다? 남인데 당신은 여기에 왜 왔어? 남이면 당신은 떠나야 한다. 하느님이 남이면 남의 일에 왜 신경써? 벌 받을까 무섭다고? 초딩인가? 그게 어른이 할 말은 아니다.


    케냐에서 커피 농장을 경영하던 백인이 영리한 흑인 하인에게 하루 15분씩 무려 3개월동안 운전을 가르쳤는데도 흑인은 조금도 운전할 수 없었다고 한다. 왜 그 똑똑한 흑인은 운전하지 못했을까? 그 차가 주인의 차였기 때문이다. 흑인은 운전할 수 없다? 천만에. 미국은 중국인에게 비행기 조종을 가르치는데 실패했다.


    처음 미국은 중일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모양새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 현지인을 조종사로 양성하여 버마일대에 투입하려 했는데 중국인의 자질이 떨어져서 실패했다. 그들은 말했다. ‘중국인은 열등해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다.’ 별수없이 미국에서 퇴역군인을 중심으로 용병을 모집하여 장개석의 전쟁에 투입했다.


    흑인은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고 중국인은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을까? 구조론이 어렵다는 생각은 흑인이 운전할 수 없다는 생각과 같다. 어쨌든 그 백인은 자신의 저서에 그렇게 썼고 한동안 백인들은 그 말을 진실로 받아들였다. ‘아무렴 그렇지. 열등한 흑인이 어떻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겠어?’ 과연 그러한가?


    그 차는 자신의 차가 아니다. 흠집이라도 내면 매를 맞을지도 모른다. 자동차 안에는 마법이 걸려 있다. 백인 주인은 아직 내게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지 않았다. 운전을 못하는게 아니라 운전을 기피하는 거다. 구조론도 마찬가지다. 기피하면 당연히 어렵다. 물을 남으로 여기는 선장은 배를 전복시킨다. 이준석 선장이다.


    국민을 남으로 여기는 위정자는 나라를 전복시킩다. 박근혜 선장이다. 자동차를 남으로 여기는 운전자는 초보 딱지를 떼지 못한다. 흙을 남으로 여기는 도공은 도자기를 빚지 못한다. 자신의 신체 일부가 되어야 비로소 창조는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신이 인간을 남으로 여기는 즉시 실패한다. 마찬가지다. 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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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화 하고 타자화 하는 그 비뚤어진 시선을 거두라. 그 왜곡된 시선을 유지하는 한 당신은 진리를 볼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대칭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되어 있다. 원래 인간의 눈은 비뚤어져 있다. 그렇다면? 결따라가야 한다. 1+1=이 왜 2인지 묻는 자는 진도를 나갈 수 없다. 결이 포착되지 않았다.


    2+2를 지나 3+3까지 와야 패턴이 보인다. 결이 보인다. 결따라 가면 된다. 당신이 무대의 객석에 앉아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한 2+2로 나아갈 수 없다. 문턱에서 걸려 자빠지고 만다. 당신은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 결을 볼 수 없다. 당신은 패트릭 스웨이지의 포지션에 와서 데미 무어의 등을 감싸안아야 한다.


    그 지점에서만 결이 보인다. 그 지점에서만 진리를 볼 수 있다. 결정은 당신이 한다. 구조론이 어렵다고? 당신은 여전히 영리한 케냐의 흑인 하인에 불과하다. 백인 주인은 흑인이 열등하다는 증거를 찾으려 하고 있고 영리한 흑인 하인은 백인의 마음을 읽고 있다. 운전을 못해야만 거기서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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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야 인종주의자인 백인이 좋아하니까. 운전을 능숙하게 하면? 백인과 대등해져 버린다. 이미 위태롭다. 치명적인 것은 그 경우 다른 흑인들이 자기 주인을 우습게 여긴다는 것이다. 백인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선 흑인을 칭찬하는게 아니라 흑인과 대등한 별볼일없는 백인 밑에서 왜 개노릇을 하느냐고 묻는다?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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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어떤 것을 알게 되는 것은 그 어떤 것을 보고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것의 다음 단계를 보고 아는 것입니다. 패턴을 보고 아는 것입니다. 결을 보고 아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를 보려면 올라타야 합니다. 기수는 말에 올라타고 말과 함께 달려봐야 말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말의 맞은 편에서 말을 바라보는 한 말을 알 수 없습니다. 다음 단계에 올라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레벨:8]상동

2015.04.29 (18:28:34)

흑인이 구조에 갇혀서 무능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운전을 하지 못하는 팩트가 따라옵니다.(존재론)


백인놈들은 흑인이 운전을 못하는 팩트를 모아

흑인의 무능을 결론내지요.(인식론)

[레벨:11]비랑가

2015.04.29 (19:12:54)

통제할 준비가 안된 흑인과 통제가 가능한 백인...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최호석최호석

2015.04.29 (19:50:58)

전기, 그리고 인터넷과 인트라넷
[레벨:11]큰바위

2015.04.29 (22:23:37)

토기장이가 토기를 깨뜨린 것은 토기장이의 잘못이다. 

자신이 제대로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잘못은 토기에게 있는게 아니라, 토기장이에게 있다. 


이럴 때, 인간은 그런 신을 용서해줘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신을 용서해? 라고 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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