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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610 vote 0 2015.07.13 (19:43:19)

     

    진짜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의 진보는 집단의 의사결정구조가 발달하는 것이다. 1). 더 큰 집단이 2). 내부적인 균일성을 획득하여 3) 상호작용을 늘림으로써 4) 가진 역량의 최대한을 동원하고 5) 그것을 지속가능하도록 시스템화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보다. 역사는 진보의 역사다. 보수의 역사는 없다.


    어떤 사람이 수동으로 가는 자동차를 발명했다고 주장하면 어떨까? 그건 자동차가 아니라 수동차다. 문명文明은 있어도 문암文暗은 없다. 그것이 역사가 진보사이며 보수사가 아닌 이유다. 진보는 문명文明이고 보수는 문암文暗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이다.


    죽은 생물은 없다. 죽은건 생물이 아니라 사물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부단한 대화’라는 식의 헛소리를 하면 안 된다. E.H 카아의 유명한 언설은 역사는 역사라는 식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역사에는 내재한 법칙이 있으므로 하나의 독립적인 의사결정 단위다.


    가장 한심한 것은, 그때 그 장면에서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이렇게 했으면 역사가 달라졌을텐데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이덕일 초딩이다. 역사의 필연법칙을 부정하는 ‘만약주의’ 관점이다. 뇌가 썩었다. 경마장에서 어떻게 베팅하든 돈은 마사회가 가져가도록 다 설계가 되어 있다.


    역사는 그러한 설계가 있다. 설계는 다섯이다. ‘미학, 지리, 동원, 이동, 자원’이다. 이 단어들은 편의상 가져다붙인 것이므로 바뀔 수 있다. 구조론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구조론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질이 균일해야 한다는 거다.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화약도 터지지 않는다.


    질을 균일하게 하는게 미학이다. 종교나 이념, 윤리, 문화, 풍속 등은 질의 균일화를 꾀하여 만들어낸 수단들이다. 교회가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신도는 없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말이다. 그래도 교회에 가는 이유는 효용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람을 균일하게 한다.


    이념도 사람을 균일하게 하여 의사소통을 쉽게 할 목적을 가진다. 흑인과 백인이 피부색은 같아질 수 없어도 종교는 같아질 수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국적은 같아질 수 없어도 종교는 같아질 수 있다. 종교는 확실히 문명의 전파에 도움을 준다. 사람을 균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미학은 집단을 균일하게 만드는 종교, 이념, 윤리, 문화, 풍속 등을 총괄한 것이다. ‘꽃이 예쁘다’는건 누구나 동의하기 때문이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전라도든 경상도든 꽃은 예쁜 것이다. 사람을 균일하게 만들 목적을 가진 종교가 오히려 사람을 찢어놓지만 꽃은 찢어놓지 않는다.


    종교와 이념과 윤리가 사람을 균일하게 만들 목적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불균일하게 만들기 때문에 누구라도 납득할 수 밖에 없는 미학인 것이다. 영국사람도 영국음식이 맛없다는 사실은 동의한다. 무신론자와 창조론자가 의견을 합치려면 치맥 밖에 없다. 그래서 미학이다.


    다음은 지리다. 이건 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지리가 반드시 국토지리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방분권인가 중앙집권인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 정치적 지배구조다. 그런데 지리와 상관이 있다. 그리스는 국토가 생긴게 상당히 민주적으로 생겨먹었다. 중국과는 반대다.


    2345.jpg


    데모크라시는 ‘지방사람의 지배’인데 그리스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는게 중앙이 없고 온통 지방 뿐이다. 고대의 그리스는 터키의 서해안인 이오니아 지방도 포함된다. 가운데가 뻥 뚫린 에게해 바다이고 남쪽의 크레타를 포함하여 에게해 주변을 뺑 둘러싼 것이 고대 그리스였다.


    중국은 반대로 중앙이 비었고 변방은 산악이거나 사막이다. 중국은 지리가 생겨먹은게 중앙집권에 독재적이다. 그리스는 지방분권에 민주적이다. 좋은 정치는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절묘한 균형이라야 한다. 여기서 많은 부분이 결정된다. 일본은 그리스처럼 국토가 찢어져 있다.


    그런데 오사카 나고야 도쿄에 거대한 평야가 있다. 중앙집권적 요소도 다분한 것이다. 본래 지방분권적이었던 일본이 도쿠가와 말기에 중앙집권을 강화하자 비약했다. 이러한 점은 독일도 마찬가지다. 독일은 원래 40여개의 봉건소국으로 찢어져 있었는데 비스마르크때 통일했다.


    결론적으로 민주주의가 강력한 권력을 만들어내면 강해진다는 거다. 그런데 한국은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역행하므로 순서가 바뀌어서 혼란스럽다. 지금 야당의 난맥상도 총재의 제왕적 권력을 계파에 나눠주는 분권화 과정인데 이게 망하는 공식이다. 반대로 가야 한다.


    먼저 오픈 프라이머리를 해서 유권자에게 기득권을 주고, 다음 당원에게 권한을 주고 그 다음에 대의원, 국회의원, 계파수장이나 최고위원, 총재나 대표로 상향식 권한위임이어야 하는데 반대로 가기 때문에 망하는 거다. 문재인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당대표가 강력해야 산다.


    위의 권력을 분산하여 아래로 내려보내는 하향식 접근은 민주주의와 어긋난다. 그게 제왕적 사고다. 민주주의는 하의상달이다. 밑에서 위로 올라가야 한다. 야당의 혁신안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그냥 안개공천 속임수다. 누가 공천하는지 모르게 해서 공천잡음이나 막겠다는 꼼수다.


    세 번째 동원은 일체의 차별을 해소하여 국민이 가진 자원의 백퍼센트를 동원해야 한다는 거다. 여성이라거나, 장애인이라거나, 성소수자라거나, 다문화라거나, 노숙자라거나, 가난하다거나 어떤 이유로 국가의 의사결정에 동원되지 않으면 내부가 분열된 것이며 이는 망하는 조직이다.


    국론분열이 되기 전에 구조분열이 되어 있다. 보통 권위주의로 국론분열을 막겠다는 보수꼴통이 실제로는 구조분열에 앞장선다.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종교집단의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빈부차별, 급식차별을 비롯한 일체의 차별을 극복하여 백퍼센트 동원국가로 되어야 한다.


    네 번째 이동은 자유연애, 자유여행, 자유로운 통신회합, 집회와 결사 등 내부의 소통을 가로막는 일체의 장벽을 제거하기다. 한국은 언론이 장벽으로 기능하여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차단한다. 조중동을 때려잡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보수언론이 나라를 말아먹은 그리스가 대표적이다.


    다섯째는 인구와 돈과 영토와 자원이 많은 것이다. 호주가 대표적이다. 지리적으로는 격리되어 있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가난한 이유는 역시 지리적인 격리 때문이다. 인류전체로 봤을 때 남미는 꽤나 멀리 떨어져 있는 변방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남미보다 더 거리가 멀다.


    ◎ 미학 – 종교, 이념, 윤리, 문화, 풍속 등 인문학이 집단을 균일화 한다.
    ◎ 지리 – 지정학적 위치, 중앙집권과 지방분권의 균형. 정치적 지배구조.
    ◎ 동원 – 일체의 차별을 극복하여 잠재력을 백퍼센트 이용하는 동원구조.
    ◎ 이동 – 자유로운 왕래와 회합, 통신, 연결로 상호작용의 총량증가.
    ◎ 자원 – 인구와 돈, 영토, 매장자원 등 원초적으로 가진 것.


    다만 원래 가진게 많아서 흥하고 있다. 미학, 지리, 동원, 이동, 자원 이 다섯에 의해 문명은 진보하게 되어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이에 반대되는 논리를 포착해야 한다. 그것은 인종주의파, 근면성실파, 기독교파, 사회주의파, 자본주의파의 고정관념이다. 이들이 잘못된 생각을 퍼뜨린다.


    ◎ 인종주의.. 유태인은 영리하고 독일인은 근면하고 일본인은 악질이라는 등.
    ◎ 근면성실.. 열심히 일하면 잘 살고 게으르면 못 산다는 둥 노력의 강조.
    ◎ 기독교파.. 카톨릭은 못 산다는 둥, 일본 쓰나미는 신토 때문이라는 둥.
    ◎ 사회주의.. 침몰중인 북유럽 사민주의를 배우자고 떠드는 얼치기 좌파.
    ◎ 자본주의.. 시장에 맡기면 기적이 일어나 저절로 된다는 자본 광신도.


    필자가 제안하는 ‘미학, 지리, 동원, 이동, 자원’은 구조를 정밀하게 세팅하여 도달할 수 있다. 미학으로 집단의 내부를 균일화 한 다음 지리로 중앙집권과 지방분권 곧 권력측과 민중측의 밸런스를 잡고, 일체의 차별과 장벽을 없앤 다음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하면 나라는 흥한다.


    영토가 넓고 자원이 많으면 더욱 좋다. 공학적인 접근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균형만 잘 잡아도 90퍼센트 해결된다. 그러나 대부분 미신에 빠져 있다. 다윈의 진화론을 잘못 배워서 생겨난 인종주의 미신이 크다. 유태인이 어떻고 독일인이 어떻고 일본인이 어쩌고 하는 말들 있다.


    막연하게 노력을 강조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스인과 멕시코인이 가장 열심히 일한다는 사실로 알 수 있듯이 팀플레이 없는 막연한 노력은 어리석다. 일단 창업을 해야 돈을 벌 수 있다. 창업을 하려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신뢰하려면 의견일치를 끌어낼 미학이 필요하다.


    치킨에 맥주라면 의견통일이 되지만 나 혼자 짬뽕을 고집하면 안 된다. 일본의 쓰나미가 기독교를 안믿어서라는둥 하는 교회 광신도만 있는게 아니다. 인종주의 광신도, 근면성실 광신도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광신도나 자본주의 광신도 역시 위험하다. 구조적 접근이 정답이다.


    북유럽이 한중일에 추월당하고 있는 지금 북유럽의 사민주의가 설득력이 있냐고? 한국인은 북유럽에 잘 가는데 그들은 한국에 잘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 봐도 그들의 배타성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러시아라는 배후지 덕에 성공했는데 러시아와 EU의 관계가 파탄난 바람에 망했다.


    고대 그리스는 아시아와 유럽의 연결통로였다. 지금 그리스는 터키와 적이 되어 있다. 자기 손으로 부의 길을 틀어막아서 부를 차단한 결과로 가난해진 것이다. 정답은 구조다. 막힌 데를 뚫으면 된다. 그리스는 이웃한 아랍, 아프리카, 터키, 러시아와 친해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모든건 중심부와 주변부의 구조균형에 있다. 이명박은 중국을 괄시했다가 시진핑에게 학명이 ‘Nipponia nippon’인 따오기를 받았다. 언제까지 일본의 꼬붕노릇을 할거냐는 비꼼이다. 이에 자극받은 박근혜는 아베를 제쳐놓고 중국부터 찾았다. 그나마 우리 경제가 버티는 원인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미학, 지리, 동원, 이동, 자원’이 있기 전에 잘못된 인종주의, 근면성실, 기독교, 사회주의, 자본주의 광신도 논리가 있다는게 문제다. 교회 목사들이 대놓고 필리핀이 가난한 이유는 카톨릭을 믿기 때문이라고 떠드는데 이게 먹힌다. 대체재가 아니면 극복이 안 된다.


    지식인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체재를 제시하지 않고 그냥 옳고 그름의 논리로 설득하려 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원래 대체재가 없으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정답은 팀플레이다. ‘미학, 지리, 동원, 이동, 자원’은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구조다. 팀의 역사가 진짜 역사다.



   DSC01488.JPG


    역사는 법칙이 있고 정답이 있습니다. 역사의 정답은 언제라도 팀플레이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력하지 말고 팀에 힘을 몰아주어야 합니다. 무작정 팀에 헌신하지 말고, 먼저 지방분권 후 중앙집권, 즉 선민주화 후 권력위임이라는 수순대로 단계를 밟아가야 합니다. 흩어져서 각자 따로놀던 바둑알이 연결되어 대마불사를 이루듯 다양한 세력이 합리적인 룰을 만들어 하나로 합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레벨:10]다원이

2015.07.13 (23:2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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