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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57 vote 0 2015.04.08 (23:47:17)

     

    구조론자의 자격


    구조론은 어떤 개별적인 사실을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세상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의 교정을 요구한다. 인간은 누구나 부족민으로 태어난다. 부족의 단위는 많아봤자 1천 명 안쪽이다. 70억 인류의 집단지능은 인류 유전자의 설계에 없는 것이다. 인류는 다른 세계로 들어와 버렸다.


    공자가 특별히 신기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우직하게 밀어붙인 것이다. 필자가 이곳저곳을 떠돌 때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왜 전두환을 놔두는 거죠?’


    ‘얌마. 네가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하는데 세상 절대 안 바뀐데이.’ ‘왜 안 바뀌죠?’ ‘바뀌려면 진작 바뀌었지. 아직 이러고 있겠냐?’ 그 말이 맞다. 공자와 소크라테스와 석가는 모두 2500년 전의 사람이다. 2500년 전에 지구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다. 그리고 바람이 불었다.


    도시의 출현이다. 그리고 수레의 등장이다. 바퀴살이 발명된 것이다. 도시와 도시가 말이 끄는 수레로 연결되었다. 인류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넘어온 것이다. 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수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전 시대에 없는 새로운 바람이었다.


    이상이 있어야 한다. 이상은 행복한 유토피아가 아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은 당연히 적이라고 믿는 사람이 부족민이다. 부족이 사라진 시대에 피부색이나 성별이나 지역색으로 부족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집단의 중심으로 들어가고자 하지만 정작 집단에서 소외되어 홀로 양치기 신세다. 그들은 ‘늑대가 온다.’ ‘다문화가 온다.’ ‘종북이 온다. ’친노가 온다.‘’고 끝없이 소리친다. 집단의 주목을 끌고자 함이다.


    아직도 점을 보러다니는 사람이 있고 궁합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귀신이나 UFO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부족이 사라진 시대에 부족을 만들어내는 그들 나름대로의 방법이다. 마음공부를 한다며 앉아있는 사람도 부족공부를 하는 것이다. 분리불안에 빠져있기는 마찬가지다.


    공자는 아무 것도 주장하지 않았다. 제대로 한 번 해보자고 제안했을 뿐이다. 여러 사람의 힘을 합쳐서 강해지는 일이다. 그것은 수레바퀴로부터 시작된다. 대칭의 축이 바퀴 안에 있다면 실패다. 외부와 연결하는 촉수를 잃어 여러 사람의 힘을 합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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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퀴는 더 오래전에 발명되었지만, 바퀴살과 바퀴축의 등장은 2500년 전이다. 이 시기부터 마차와 우차가 등장한다. 문명은 새로운 궤도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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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대칭축이 안에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축은 바깥으로 뻗어나와 있다. 그리고 다른 바퀴와 연결한다. 바퀴의 진짜 의미는 연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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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차는 차가 바퀴를 돌린다. 그러나 동력기관은 바퀴축이 바퀴를 돌린다. 문명은 또 한 번 도약했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섰다.


    축은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소의 양 끝단은 움직이지만 축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진짜는 축이 움직인다. 지도자가 움직인다. 지식인이 먼저 움직인다. 축이 움직여야 진짜다. 


    먼저 축을 발견해야 하고 다음 그 축을 움직여야 한다. 대칭을 포착해야 하고 다시 그 대칭을 움직여야 한다. 그럴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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