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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47 vote 0 2021.05.29 (08:40:53)

    인간은 단지 그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동물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있다 해도 답변이 궁해서 꾸며낸 말이다. 그냥 둘러대는 말을 믿지 마라. 그렇다면 그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렇다. 뭐라도 해야 한다. 기세를 유지하려면 사건을 계속 다음 단계로 연결시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존재는 정靜이 아닌 동動이다. 동적환경의 불씨를 꺼트리면 안 된다.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뛰어내리면 안 된다. 그런데 왜 하필 그것을 하는가? 다른 쪽이 막혔기 때문이다. 저쪽이 막혀서 이쪽으로 가는 것이다. 안철수는 왜 그러는가? 진중권은 또 왜 그러는가? 반대쪽이 막혔기 때문이다.


    인간은 게임하는 동물이다. 전략을 쓰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게임에는 이겨야 한다. 이기면 다음 게임으로 연결되고 지면 탈락한다. 무대에서 퇴장한다. 허무해진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치가 부정된다. 인생의 기둥뿌리가 흔들린다. 기가 꺾인다. 어쩔 줄 모르게 된다. 아무런 판단을 못하는 상황이 무섭다.


    중요한 것은 연역이다.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언어들이 있다. 동기, 신념, 의도, 야망, 계획 따위다. 이 언어들은 모두 귀납이다. 그것은 부분의 요소들이다. 연역은 사건의 돌아가는 판도 전체를 본다. 전체는 인간이 환경이라는 말에 올라타고 있는 것이다. 끌려가는 것이다. 환경을 이겨야 한다.


    연역적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인간의 행위를 결정하는 것은 사건 전체다. 사건 전체로 보면 말이 7이고 기수가 3이다. 환경이 7이고 인간이 3이다. 이에 인지부조화가 일어난다. 부분으로 보면 태도에 행동을 맞추는게 맞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 전체로 보면 행동에 태도를 맞추는게 맞다.


    왜 할배들은 계급배반 투표를 할까? 전체를 보면 답이 보인다. 그들은 가부장이라는 말을 타고 있다. 알량한 동네권력이라는 말을 타고 있다. 달리는 말에서 내리지 못한다. 태도에 행동을 맞추다가는 죽는 수가 있다. 여우는 신포도를 포기하는게 맞다. 낮은 곳의 포도는 남들이 다 훑어가고 벼랑 끝의 포도만 남아있다. 무리하면 절벽에 떨어져 죽는다. 행동에 태도를 일치시켜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부분으로 보면 기수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지만, 사건 전체로 보면 말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 환경에 맞춰주고 집단에 맞춰주는게 맞다. 기수가 말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집단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지부조화는 초보 기수와 경주마의 호흡이 불일치할 때 기수가 말의 결정을 따라가는 현상이다. 눈치를 보고 맞춰주는 것이다.


    게임은 전략이 있다. 전략은 플러스알파를 찾는 것이다. 플러스알파는 다른 조건이 대등할 때 이길 수 있는 조건이다. 기세를 유지하고, 효율성을 유지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면 동적인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 환경과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간격이 벌어지면 죽는다. 그것이 행위할 수 있는 쪽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저쪽이 막혀서 이쪽으로 간다. 이쪽이 옳아서 혹은 내가 이쪽을 원해서 이렇게 한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학습된 것이지 나의 의사결정이 아니다. 윗사람으로부터 명령된 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다. 고독하게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먼저 환경을 장악해야 한다. 그것이 전략이다. 그러다 환경에 휩쓸린다. 길들여진다. 게임이다. 환경에 길들여지면 지고 환경을 극복하면 이긴다.


    자연은 동이다. 동적환경에서 한 번 멈추면 다시 발동을 걸 수 없다. 발동이 걸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간은 움직여가는 것이다. 도는 팽이는 계속 돌아야 한다. 달리는 말은 계속 달려야 한다. 막힌 쪽을 포기하고 뚫린 쪽으로 간다.


    인간은 환경 속의 존재이며, 환경과 상호작용 하는 존재이며, 상대가 있는 게임을 하는 존재이며, 돌아가는 판도 전체를 장악하고 판단하는 전략의 존재이며, 지반과 맞물려 돌아가며 자기 포지션을 찾아가는 존재다. 무리 속에서 역할을 따라가는 존재다.


    일단 말을 타고 있어 본다. 내가 원하는 것을 놓치더라도 말이다. 모욕을 감수하고 패거리에 붙어 있으려고 한다. 굴욕을 감수하고 보수정당에 투표한다. 그것이 전략이다. 가부장 권력이라는 말을 잃어버리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진보가 옳지만 말을 갈아타려면 말에서 내려야 하는데 달리는 말에서 내리지 못한다. 그것도 해봐야 하는 것이다. 재촉당하면 더 의사결정을 못한다. 태극기 부대는 초치기 공격으로 재촉하여 할배들을 동적상태에 묶어두는 기술을 쓴다. 계속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건다.


    우리가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리고 환경중심적 사고를 얻어야 한다. 인생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연주자는 피아노에 맞춰서 연주한다. 씨름선수는 상대선수에 맞춰서 기술을 건다. 인생은 호랑이 등에 타고 있거나 버스를 운전하고 있거나 임무를 받고 있거나다. 역할을 하고 있거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동적환경이다. 인간은 상황에 맞게 행동한다.


    인간은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말을 타면 달리고 차를 타고 있으면 운전한다. 전쟁터에 있으면 일단 쏘고 본다. 광주의 비극이 일어난다. 무대에만 오르면 춤을 춘다. 마이크만 쥐어주면 헛소리를 한다. 펜만 쥐어주면 기레기는 가짜뉴스를 생산한다. 뭐라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켜보는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유튜버는 중권스러움을 멈추지 못한다.


    인간은 어딘가에 올라타고 있다. 말에 타면 말을 이기고, 차에 타면 차를 이기고, 전쟁에 타면 전쟁을 이기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이기려면 일단 익숙해져야 한다. 총을 많이 쏴봐야 한다. 공수부대가 시민을 쏘는 이유다.


    저쪽이 막혀 있기 때문에 이쪽으로 간다. 멈추면 불씨가 꺼지므로 일단은 계속 가야 한다. 무턱대고 간다. 이게 옳은 방향인지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학습된 경우이거나 명령을 받은 경우다. 그 경우는 내 의사결정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이해 안 되는 행동의 이면을 살펴보면 그 행동의 반대쪽이 막혀 있다는 간단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안철수는 왜 그랬을까? 긍정이 막혀서 부정으로 간다. 안철수가 타고난 부정주의자라서가 아니다.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다. 그때는 윤여준이 설계해준 그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풍의 불이 꺼지면 안 되기 때문에 불씨를 살려가는 쪽으로 행동한다. 불은 3년 전에 꺼졌는데도 말이다. 쳐다보는 지지자가 있기 때문에 맞춰주느라 생쇼를 하는 것이다.


    윤석열도 진중권도 마찬가지다. 원해서 가는게 아니고 에너지 흐름에 휩쓸려 간다. 네가 공부를 안 해서 그러는데 사실은 이렇단다 하고 이준석에게 말한다면 바보다. 계몽과 훈화는 필요없다. 답은 페미와 안티의 상호작용 속에서 저절로 찾아지는 것이며 정치인은 불을 질러야 한다. 팽팽한 대결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긴밀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권력은 거기서 나온다. 


    이준석은 호랑이를 길들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호랑이를 길들인 다음에 바른 코스를 잡으면 되잖아. 다들 그렇게 호랑이 밥이 되는 것이다. 호랑이 잡는다며 전두환 소굴로 들어갔다가 소식이 없는 김영삼처럼 된다. 인간이 원래 그런 존재다. 멈추려면 물리적으로 거기서 탈출시켜야 한다. 물리적 환경을 바꿔야 한다.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인생은 게임이고, 게임은 전략이고, 전략은 전체이고, 전체는 환경과 맞물려 돌아가고, 그것은 동이며 인간은 일단 동적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주어진 상황을 이기려고 한다. 기세를 유지하려고 한다. 그냥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왼쪽이 막혀 있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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