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비교를 한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다.


    서른 여섯 여성.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고 직장도 있다. 몇 살 연하인 남편과 여행도 다니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봄만 되면 발정난 개처럼 변한다. 몸이 이상하게 반응하고 연애를 하고싶어진다. 다들 이러고 사는가? 그런데 비교해보면 지금 남편이 더 낫다. 남편과 같이 사는건 문제없는데 다른 사람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에 대한 강신주의 답은, 결혼제도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니체의 초인사상과 같다. 선악을 넘어서, 도덕을 넘어서 초인이 될 것인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고. 애매하게 써놨는데 대략 자신있으면 과감하게 바람피워라는 뜻으로 짐작된다. 전매특허인 악기 이야기를 하는데 내 몸도 악기이고 상대방도 악기인데 서로의 몸을 연주하는게 사랑이라고.


    사랑했느냐가 중요하지 그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뭐 이런 잡담을 하다가 니체로 들어가서 남을 신경쓰지 말라고. 자기 감정을 어기고 사는건 불행이라고. 자기 감정에 당당한 삶의 주인이 되라고. 결국 바람피우라는 말이네. 위험한 발언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제도에 의지하는 것이다. 스스로 자기 발에다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그만큼 이익이 있는 거다.


    사회의 제도 속으로 들어갔으면 거기에 따라야 한다. 다만 제도의 굴레라는 것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면서 동시에 약자를 통제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므로 약자냐 강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명성있는 작가라면 시집을 열두 번 가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연예인이라면 스캔들 몇 번은 생산해줘야 한다. 그들은 사회의 강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범한 가정주부라면? 당장 평판공격이 들어온다. 내키는대로 살다가는 몰매맞아 죽는다. 약자는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러려면 명예를 지켜야 한다. 마을의 공기를 험악하게 하는 튀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해가 어렵다면 ‘말레나’ 라는 영화를 보면 된다. 말레나는 단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의 적으로 낙인이 찍힌다. 예쁜게 죄다.


    모든 남자들은 그녀와 자기를 소망하며 추근대다가 잘 안 되면 뒤에서 걸레라고 욕한다. 다른 여자들은 그녀를 창녀로 몰아서 공격한다. 결국 모두의 적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강자는 예쁠수록 대접을 받는데, 약자가 예쁘면 희생된다. 위태로운 것이다. 그래서 결혼한 여성은 베일을 써야 했다. 그러나 귀족에게는 이런 사회의 도덕률이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도덕률이란 사회의 약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사회의 도덕을 넘어설 수 있는 강자인가? 몸이 내키는대로 한다는건 위험하다. 게다가 거짓말이다. 몸의 요구는 뇌의 요구이다. 뇌는 언제라도 집단을 의식한다. 뇌는 집단을 위해 희생하라고 요구한다. 바람피우고 싶다는 욕망은 집단을 타격하고 싶다는 말이다. 건방지게도 말이다.


    홍상수와 김민희의 연애행각이 그렇다. 그들은 집단을 타격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럴 때 바람피우고 싶어진다. 물론 개인차도 있다. 봄철에 호르몬이 왕성하게 나오는 특수체질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게 아니고 그런 사람만 그렇다. 분명한 것은 남자에게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집단의 주의를 끄는데 관심이 있다는 거다.


    아슬아슬할 때 긴장하게 되고 짜릿해진다. 어설프게 그런 무의식의 요구를 따라가다간 치인다. 그러므로 생각할 일이다. 당신은 강자인가? 니체의 길을 갈 배짱이 있는가? 프랑스라면 괜찮을 것이다. 고딩이 여교사와 살림을 차려도 괜찮다. 왜? 프랑스는 개인이 보호되는 사회다. 결혼제도는 사회적 보호망이다. 제도를 뛰쳐나가면 일제히 공격하는 것이다.


    돈이 많을수록 배우자의 부정에 관대하다는 말이 있다. 결국 결혼제도는 돈과 긴밀하게 엮여 있으며 인간이 불행해지는 것은 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트러블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돈이 많은 사람은 그런 것이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가 무슨 짓을 하든 부인이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내담자는 직장인이고 경제력이 있는 사람이다.


    여성이 경제력이 있고 독립심이 있다면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그러나 강자의 길을 가려면 진짜 강해야 한다. 사회의 안정망 밖으로 뛰쳐나가려면 그만한 경제력과 행동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강자의 길을 선택해놓고 그에 따르는 부담은 회피하면서 남탓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내키는대로 하고 사는 사회가 되려면 돈이 많아야 한다.


20170108_234810.jpg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47 그림설명 image 김동렬 2011-07-13 18354
6646 바퀴벌레의 아이큐 1 김동렬 2011-06-21 18340
6645 반갑습니다. 손님이 많아졌네요-.-;;(ㅁㅜ) 김동렬 2002-09-16 18332
6644 이회창진영이 구사하는 최악의 전술 김동렬 2002-12-05 18329
6643 18 금 유감 2005-08-04 18288
6642 홍규옹은 하늘로 YS는 창에게로 image 김동렬 2002-11-21 18287
6641 사랑수님의 시 김동렬 2004-11-24 18277
6640 양들의 모래시계 image 2 김동렬 2010-10-03 18275
6639 신경계정치와 호르몬정치 김동렬 2003-07-07 18255
6638 추가할 내용 image 김동렬 2010-07-18 18244
6637 김민새의 공작이라는 증거 김동렬 2002-12-19 18235
6636 완전성의 과학 구조론 김동렬 2008-12-31 18230
6635 곤충채집 겨울방학 숙제 유비송신 2002-12-04 18230
6634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사람들 김동렬 2002-09-10 18215
6633 편집용 image 김동렬 2011-01-23 18204
6632 슬픈 진중권들과 카우치들 김동렬 2005-10-24 18202
6631 전체가 먼저 부분은 나중이다. image 9 김동렬 2011-12-20 18186
6630 누가 김운용에게 짱돌을 던지랴! image 김동렬 2003-07-08 18165
6629 누가 그이들을 울게 하는가? image 김동렬 2003-08-28 18158
6628 군포 개혁당에 부쳐 image 김동렬 2003-04-29 18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