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08 vote 0 2024.01.28 (18:00:16)

    태초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는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는 둘 사이에서 일어난다. 둘이 마주보고 계를 이루면 둘 사이는 안이다. 관측자는 밖에 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밖에서 알 수 없다. 우리는 변화를 직접 볼 수 없다.


    변화를 알아내려면 추론해야 한다. 추론의 단서가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에 의해 존재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하려면 반드시 외부에서 작용해야 한다. 외부의 무엇을 만나서 서로 마주보고 간섭하면 닫힌계의 내부가 만들어진다.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수 없다. 변화의 순간에 서로 마주보고 붙잡고 멈춰야 한다. 붙잡아주는 매개가 있다. 매개는 간섭한다. 간섭하므로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변화를 돌이킬 수 없으므로 우주는 질서가 있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안은 간섭하고 밖은 간섭하지 않는다. 빛은 간섭하고 어둠은 간섭하지 않는디. 삶은 간섭하고 죽음은 간섭하지 않는다. 진보는 간섭하고 보수는 간섭하지 않는다. 선은 서로 돕고 악은 돕지 않는다. 앞은 간섭하고 뒤는 간섭하지 않는다.


    그릇에 담긴 물은 서로 붙잡고 간섭한다. 엎어진 물은 간격이 떨어져 있어서 간섭할 수 없다. 어떤 둘이 만나 닫힌계를 이루고 서로 간섭하면 내부에 압력이 걸리며 변화의 동력이 된다. 연결과 단절을 나누는 닫힌계가 추론의 단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77 송두율은 죽었다 image 김동렬 2003-10-02 18468
6676 그림설명 image 김동렬 2011-07-13 18444
6675 바퀴벌레의 아이큐 1 김동렬 2011-06-21 18444
6674 사랑수님의 시 김동렬 2004-11-24 18392
6673 이회창진영이 구사하는 최악의 전술 김동렬 2002-12-05 18389
6672 양들의 모래시계 image 2 김동렬 2010-10-03 18377
6671 홍규옹은 하늘로 YS는 창에게로 image 김동렬 2002-11-21 18367
6670 18 금 유감 2005-08-04 18363
6669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사람들 김동렬 2002-09-10 18355
6668 신경계정치와 호르몬정치 김동렬 2003-07-07 18343
6667 추가할 내용 image 김동렬 2010-07-18 18307
6666 완전성의 과학 구조론 김동렬 2008-12-31 18304
6665 김민새의 공작이라는 증거 김동렬 2002-12-19 18303
6664 편집용 image 김동렬 2011-01-23 18301
6663 곤충채집 겨울방학 숙제 유비송신 2002-12-04 18300
6662 전체가 먼저 부분은 나중이다. image 9 김동렬 2011-12-20 18278
6661 노무현 학생층 공략작전 대성공조짐 김동렬 2002-09-12 18274
6660 슬픈 진중권들과 카우치들 김동렬 2005-10-24 18268
6659 누가 그이들을 울게 하는가? image 김동렬 2003-08-28 18257
6658 누가 김운용에게 짱돌을 던지랴! image 김동렬 2003-07-08 18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