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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07 vote 0 2022.06.22 (17:37:24)

    원시인은 돌멩이로 호두를 깬다. 진흙 바닥에 호두를 놓고 내려치면? 돌 위에 호두를 올려놓아야 한다. 돌과 돌의 대칭이 하나의 천칭 저울이 된다. 망치와 모루가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칼과 도마가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쟁기와 땅이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모든 도구에는 날이 있고 날은 객체와 대칭을 이룬다. 


    우리가 손에 든 돌멩이는 천칭의 절반을 떼어낸 반쪽이다. 불완전하다. 내부에 완전체로 장착하면 도구의 발전이다. 시계 속에는 T자 모양의 앵커라는 부품이 있다. 역시 천칭 모양을 이룬다. 해시계는 앵커를 땅에 박은 것이다. T자 모양의 앵커가 외부에 노출되면 해시계가 되고 내부에 박으면 손목시계가 된다.


    인민재판을 일삼는 민주당 지도부의 팬덤 탓은 망치가 모루를 탓하는 격이다. 칼이 도마를 탓한다. 연필이 종이를 탓한다. 얼빠진 짓이 아닐 수 없다. 진보란 외부에 위태롭게 노출된 의사결정구조를 시스템 내부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유권자와 상호작용을 못 하니 외부의 지원이 흔들기로 느껴진다.


    사람 탓하지 말고 도구를 개선하라. 사람 탓하면 무능을 들킨다. 능력이 있는 자는 더 좋은 도구를 만들어온다. 사람 탓은 손에 쥔 도구가 없다는 사실을 들킨다.


    도구는 어떤 둘을 연결한다. 그 연결장치가 구조다. 모든 도구는 천칭을 닮아 있다. 천칭을 살짝 틀어놓거나 혹은 천칭 위에 또다른 천칭을 추가한 것이다. 문제는 사람이 저울에 물체를 계량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사람이 계량되는 것이다.


    사람과 환경이 만나는 접점이 천칭을 이룬다. 저울이 한쪽으로 기울면 추락할까 봐 허둥지둥 반대편으로 옮겨 간다. 적이 왼쪽으로 가면 무조건 오른쪽으로 가는 대칭행동이다. 바둑을 손 따라 두는 못난 짓이다. 저울이 사람을 계량하는 격이다. 도구가 인간을 희롱하고 개가 사람을 놀린다.


    탁구선수는 랠리에 붙잡혀 탁구대 옆을 떠나지 못한다. 혹자는 경마장에 붙잡혀 있는가 하면 카지노에 붙잡혀 있는 사람도 있다. 중독되어 있다. 사람과 환경의 상호작용이 저울이 되면 사람은 어떻게든 그 게임의 구조에 매달려 있으려고 한다. 


    사슴은 직진만 계속하며 그 구조에 붙잡혀 있다. 오링된 채로 도박판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대는 사람처럼 말이다. 게임에서 탈출하여 자신이 설계한 게임의 주최측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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