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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177 vote 1 2007.10.07 (18:07:08)

[개인적인 글입니다]


한 줄에 꿰다


세상 모두를 한 줄에 꿰어 하나의 기준으로 전부 설명하려면 그 기준은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는 수학에서의 공리(公理) 혹은 공준(公準)의 개념과도 같은 것이다.


수학의 공리들은 사슬처럼 연쇄적인 고리로 이어져 있다. 하나의 공준은 다른 공준과 연동시켜 끌어낼 수 있다. 평행선에 대한 정의는 선의 정의로부터, 선의 정의는 점의 정의로부터 연역하여 얻을 수 있다.


구조는 세상 모두를 한 줄에 꿰는 절대적인 하나의 기준에서 그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슬의 한 마디다. 하나의 고리, 관절, 정거장, 모멘텀이다. 구조가 모여서 하나의 계, 사건, 일, 완전성을 이룬다.


구조는 수학의 1과 같다. 2나 3은 ‘1의 정의’로부터 연역된다. 1이 어떻게 정의되느냐에 따라 2나 3의 위치는 연동되어 결정된다. 그렇다면 1은 무엇인가? 구조론의 1은 ‘가장 작은 것’이 아니라 ‘일치하는 것’이다.


사과 하나와 숫자 하나를 대응시켜서 둘이 일치할 때 그것이 1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1이 ‘가장 작은 것’이 아니라 ‘일치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1의 의미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구조론 이해의 출발점이다.


세상은 원자가 아니라 구조로 되어 있다. 원자는 가장 작은 것이다. 그러나 1 보다 작은 0.1이 있다. 세상에 더 이상 쪼갤 수 없다거나, 가장 작다거나 하는 따위는 없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쪼갤 수 있고 항상 더 작은 것이 있다.


세상을 인식하는 원초적인 기준은 ‘일치’다. 원자 개념을 구조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 원자가 위치하던 인식의 자리에서 원자를 끌어내리고 일치를 그 자리에 놓아야 한다. 세상은 일치와 연동으로 전부 설명할 수 있다.



일치와 연동


세상은 일치와 연동이다. 일치는 작용반작용의 일치다. 연동은 인과율에 의한 연동이다. 일치는 하나의 사건이 원인에서 결과로 진행하는 과정 중의 여러 단계들 중 한 단계에서의 일치다.


일치는 원인의 일치거나 혹은 결과의 일치다. 원인이 일치했다면 결과도 일치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결과가 일치한다면 원인이 일치해야 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하나의 계 안에는 다섯 일치점이 있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 셋이 더 있다. 다섯 일치점의 연속적인 전개 중에서 하나 혹은 둘의 일치가 확인된다면 세번째의 일치가 자동으로 증명된다. 이때 그 셋은 반드시 연속선 상에 놓여 있어야 한다.


1+2=□과 1+2=○이 있다. 이를 비교하여 앞의 두 항인 1과 2가 일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의 □와 ○의 일치는 자동으로 확보된 것이다. 물론 예의 1 혹은 2 사이에 다른 것이 끼어 있다면 일치는 확보되지 않는다.


원인의 일치로 결과의 일치를 예상할 수 있다. 결과의 일치로 원인의 일치를 예상할 수 있다. 이것이 연동이다. 하나의 일치점을 찾고 원인과 결과의 전개순서에 따라 그에 연동시켜서 모든 문제를 풀어간다.


세상 모든 문제는 오직 이 한 가지 방법에 의해 해결된다. 원자 따위는 없다. 가장 작다는 것 따위는 없다. 오로지 일치가 있을 뿐이며 하나의 일치점을 찾으면 인과율을 적용하여 다음 일치점을 찾을 수 있다.


미터자와 피트자를 비교해 보자. 센티와 인치의 눈금은 맞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눈금들 중 하나는 일치한다. 다음 눈금도 연속하여 일치한다면 두 자가 눈금을 가진 미터자 혹은 피트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두 자의 눈금들 중 하나가 일치했다 해서 두 번째 눈금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눈금이 연속하여 일치했을 때 세 번째 눈금의 일치는 명백하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지식을 연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그것이 연동의 법칙이다. 이때 일치하는 두 눈금은 인과율의 카테고리 안에서 규칙적인 질서를 가져야 한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어야 하는 것이다. 인과구조 안에서의 연속적인 일치여야 한다.


일치는 출발점을 결정하고 연동은 방향을 추적한다. 각각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인과율에 의해 검증된다. 일치와 연동을 하나로 묶어 세팅한 것이 구조다. 하나의 구조 안에는 일치의 점와 연동의 방향이 들어있다.


계, 사건, 일, 완전성, 패러다임.. 인과율에 따라 연동되는 구조를 내부에 갖춘 그룹. 내부에 밀도차, 곧 집적도에 따른 다섯 일치점이 하나의 방향성 아래 연속적인 구조로 통일되어 있다. 이것은 존재의 자(尺)다.


구조, 사슬, 링크, 관절, 일치점.. 하나의 일치하는 점과 연동되는 방향이 통일되어 있다. 힘의 전달이 성립하는 부분. 작용 반작용이 맞서는 지점. 존재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의 원소. 이것은 존재의 자(尺)의 눈금이다.


인식과 판단


인식은 판단에 의해 촉발된다. 그 판단은 행동에 의해 촉발된다. 어떻게든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의 공격을 받는다거나 방해자와 맞닥들인 상황이다. 행동하기 위해서 판단해야 한다.


판단은 두 갈래 길 앞에서 어느 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어떻게든 한 길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인식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그 인식의 필연성에 주목할 일이다. 임의성이 아닌 필연성이다.


그 필연성에서 합리성을 찾는다. 왜인가? 행동은 여러가지가 가능하지만 판단은 갈림길 앞에서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인식은 그 선택의 정당성을 담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합리성이 결여된 인식과 판단은 행동을 실패하게 한다.


그 행동의 성공여부로 그 성공을 담보한 판단과 그 판단을 담보한 인식의 합리성을 찾아낼 수 있다. 그 합리성은 곧 질서다. 그 질서는 자연의 질서다. 그 질서는 진리와 닿아있다. 진리의 완전성으로부터 유도된다.


판단은 질서의 판단이다. 질서는 규칙에서 얻어지고 규칙은 반복성에서 발견된다. 반복되려면 최소한 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둘을 비교해야 한다. 무언가 둘 이상을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이다.


무엇을 비교할 것인가? 일치점을 찾아서 비교한다. 비교되는 둘 사이에 일치점이 있으면 거기서 규칙성이 발견된다. 그 규칙성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 일치점을 발견한 다음 그에 연동시켜 연속적으로 풀어낸다.


일치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서 얻어지고 연동은 인과율에서 얻어진다. 우리는 사물에 손과 발과 눈과 코와 귀와 입과 몸과 마음으로 작용하여 일치점을 찾아낼 수 있고 사건의 시간적인 전개 순서를 따라 연동시킬 수 있다.


존재는 일치와 연동이다. 우리는 눈과 귀와 코와 손과 입으로 접촉하여 자연의 패턴을 읽어 일치점을 알 수 있고 인과율에 따라 연역하여 사물들의 연동을 파악할 수 있다. 그 연동시켜 판단할 한 단위가 구조다. 일치점+연동점이다.


어떤 하나의 사건에서 연속적으로 둘 이상이 일치하면 연역구조 안에서 세번째 일치는 자동으로 성립된다. 이때 연동되는 셋 이상은 하나의 일, 사건, 계 안에서 성립한다. 하나의 사건 안에 그 일치점은 최대 다섯이 존재한다.


인과율은 원인과 결과 둘로 설명되지만 구조론으로 보면 다섯 일치점이 있다. 그것이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이때 질이 원인이면 입자는 결과, 입자가 원인이면 힘이 결과, 힘이 원인이면 운동이 결과, 운동이 원인이면 양이 결과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인과율의 사슬로 연결되어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이러한 존재의 연쇄적인 고리를 통해 전부 파악할 수 있다. 세상 모두를 하나의 논리 아래 전부 풀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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