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79 vote 0 2021.11.17 (11:43:04)

    손가락이 다섯인 이유는 균형과 그 변화 때문이다. 어떤 대상을 가리키려면 손가락 하나로 충분하다. 집게손가락의 역할이다. 물체를 잡으려면 둘이 필요하다. 엄지와 검지로 동전을 집을 수 있다. 잡은 채로 힘을 가하려면 손가락 셋이 필요하다. 엄지와 검지 중지 셋으로 드라이버를 돌릴 수 있다. 움직임에 대응하려면 손가락 넷이 필요하다. 엄지와 검지와 중지와 무명지까지 네 손가락을 사용하면 네 방향을 막아서 물고기도 잡을 수 있다. 미세한 조절을 하려면 새끼손가락까지 다섯이 필요하다.


    손가락 다섯이 각각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담당한다. 질은 결합하고, 입자는 독립하고, 힘은 교섭하고, 운동은 변화하고, 량은 침투한다. 질은 하나의 닫힌계를 형성하여 하나의 사건을 촉발하므로 손가락이 하나여야 하고, 입자는 독립하여 둘로 나눠지므로 손가락 두 개로 대응하고, 힘은 대칭과 축을 만들어야 하므로 셋이고, 운동은 축의 이동을 반영하여 넷이고, 량은 손가락 넷으로 천칭을 만든 상태에서 눈금의 위치를 조절하므로 다섯이 필요하다. 손가락 셋으로 축과 대칭을 갖추어 천칭저울을 만든 다음 한쪽에 추를 올리고 반대쪽에 물체를 올리므로 다섯이 된다.


    구조론은 A와 B가 서로 맞물려 돌아갈 때 양자를 통일하는 C의 변화다. A와 B가 천칭의 두 접시라면 A의 변화와 B의 변화는 접시에 올려지는 추와 물체다. C가 눈금이 된다. 우리가 손으로 물체를 만질 때 손가락을 천칭으로 만들어 저울이 물체를 계량하듯이 끊임없이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손에 쥔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 변하면 손가락이 맞대응을 한다. 다섯 손가락 중에 하나만 부족해도 정밀한 동작이 힘들어진다. 로봇이 쉽게 달걀을 잡지 못하는 이유는 손이 저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엄지와 새끼손가락의 각도를 잘못 지정하기 때문이다.


    의자의 다리는 최소 셋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지구의 중력과 물체의 질량이 더해져 다섯이다. 의자는 앉는 좌석과 다리 셋으로 넷이지만 지구가 밑에서 받치고 있으므로 다섯이다. 역시 천칭을 이루고 있다. 어떤 둘 사이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셋이 있다. 남녀가 둘이 만나도 두 변에 자식과 부모와 동료가 있다. 그중에 하나라도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결손가정이라도 국가나 이웃이 그 빠진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사회가 돌아가는 것이다. 천칭의 구조를 갖추어야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그냥 돌멩이라고 해도 무게중심이 있고 대칭이 있어야 구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독립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빌붙어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630 일본의 몰락과 한국의 전략 4 김동렬 2021-12-13 3590
5629 쉬운 엔트로피 김동렬 2021-12-12 2346
5628 윤석열 짐승을 타격하라 김동렬 2021-12-12 2964
5627 확률과 게임 김동렬 2021-12-11 2171
5626 원삼국의 문제 김동렬 2021-12-11 2214
5625 쥴리의 진실 1 김동렬 2021-12-10 4053
5624 사유의 법칙들 김동렬 2021-12-09 2345
5623 누가 볼츠만을 죽였는가? 김동렬 2021-12-09 2350
5622 갈릴레이의 확신 김동렬 2021-12-08 2199
5621 사건의 해석 김동렬 2021-12-08 2337
5620 설거지 당한 남자 윤석열 김동렬 2021-12-08 2977
5619 양질전화는 없다 김동렬 2021-12-07 2305
5618 구조론의 5단계 김동렬 2021-12-07 2163
5617 슬픈 대한민국 김동렬 2021-12-06 3263
5616 비겁한 과학자들 김동렬 2021-12-05 2811
5615 구조론의 힘 3 김동렬 2021-12-04 2491
5614 사건의 퍼즐 맞추기 김동렬 2021-12-03 2620
5613 구조의 발견 김동렬 2021-12-02 2268
5612 우주는 너무 크다 김동렬 2021-12-02 2539
5611 쥴리 볼케이노 대폭발 김동렬 2021-12-01 3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