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05 vote 0 2024.02.21 (13:16:20)

    https://url.kr/rizuef


    나무위키의 외왕내제는 잘못 기술되어 있다. 예컨대 과거 영국 왕은 잉글랜드 왕이면서 인도제국 황제를 겸했다. 좀 이상하다. 황제가 왕보다 높으니까 인도 식민지를 지배하는 영연방제국 황제라고 하는게 맞지 않나? 이상할게 없다. 황제가 왕보다 높다는 생각은 중국식 천하관이다.


    중국식 천하관은 주자에 의해 강조되어 명나라 이후 정착한다. 영국왕은 한때 피지 대추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왕도 되고, 황제도 되고, 추장도 되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왕이니까 왕이고, 황제니까 황제고, 추장이니까 추장이다. 황제가 추장을 겸할 수 없다는 생각은 중국식 사고다.


    직할지를 다스리면 왕이고 간접지배 하면 황제다. 일본의 어떤 족보는 자기네 조상을 백제의 왕이면서 마한의 황제라고 기록했다. 백제가 마한보다 높으므로 백제제국 황제가 맞지 않나? 일본 사람이 족보를 잘못 알고 백제왕국이 마한제국 속국이라고 착각한거 아니겠는가? 천만에. 


    마한은 연맹국가이므로 황제가 맞다. 이 관점으로 보면 흉노 황제도 부족연맹장에 불과하다. 흉노 대추장이라고 불러야 한다. 유목민은 원래 간접 지배하기 때문이다. 중국 황제는 세습되지만 만주와 몽골 황제는 추대된다. 청나라 황제는 매번 몽골로 가서 황제 추대의식을 치렀다. 


    두 번 즉위한다. 아버지가 죽으면 자동으로 황제가 되는 것은 한족 관습이다. 유목민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다니므로 직접 만나서 얼굴을 보지 않으면 누가 황제인지 알게 뭐야? 한족이라면 어차피 황제는 자금성 안에 갇혀 있으니 걱정 없다. 황제 얼굴을 몰라도 되는 거다. 


    고려뿐 아니라 베트남, 서하를 비롯해 다들 외왕내제 했다. 고려왕은 제주도, 울릉도, 발해유민, 여진족을 직접 지배할 수 없으므로 황제가 될 수밖에 없다. 탐라왕이 '나는 왕이다' 하면 고려 황제는 '나는 황제다'로 받을 수밖에. 다른 적절한 호칭이 없으므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왕은 전제권력이고 황제는 간접지배다. 지금 기준으로 그 당시의 역사를 보면 곤란하다. 중국식 천하관은 명나라 이후다. 당시 호칭 인플레로 혼선이 심했다. 백제나 가야나 신라나 고구려나 서로를 향해 너희는 예전부터 우리 신하였다. 그러므로 너희는 우리의 속국이다. 그러고 있다. 


    동시에 조까! 난 니 밑에 들어간적 없다. 우리는 원래 독립국이다. 그런다. 광개토대왕비는 죄다 고구려 잔국, 속국이라고 주장한다. 일본의 역사왜곡도 같다. 다들 왜곡하는 분위기인데 나만 순진하게 당할 수 없다는 식이다. 일본이 내부적으로 황제를 칭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 아니다. 


    조선시대 이후 확정된 중국식 천하관을 소급해서 중세 일본에 적용할 이유가 없다. 황제가 왕보다 높다는 생각이 틀렸다. 통치방식의 차이일 뿐. 왕은 황제와 추장을 겸임할 수 있다. 내왕외제도 있는데 나무위키는 꼼수라고 써놨지만 꼼수가 아니고 그냥 사실이 그래서 그렇게 한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710 물방울이 둥근 이유 김동렬 2024-03-11 780
6709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 볼 김동렬 2024-03-10 1065
6708 지구가 둥근 이유 image 김동렬 2024-03-10 914
6707 자기 자신에게 투표하라. 김동렬 2024-03-10 988
6706 마음의 마음 김동렬 2024-03-10 746
6705 마음의 전략 김동렬 2024-03-09 991
6704 영화 파묘와 쇠말뚝 해프닝 image 김동렬 2024-03-08 1614
6703 주체적 사고 김동렬 2024-03-07 969
6702 한동훈 패션안경의 비밀 김동렬 2024-03-07 1371
6701 직관적 사고 김동렬 2024-03-06 1157
6700 정의당의 몰락공식 김동렬 2024-03-06 1389
6699 동이족은 없다 김동렬 2024-03-05 1092
6698 초월자 김동렬 2024-03-05 1010
6697 인간에 대한 환멸 2 김동렬 2024-03-04 1375
6696 인간에 대한 환멸 김동렬 2024-03-02 1989
6695 양면전쟁과 예방전쟁 김동렬 2024-03-02 1224
6694 사람이 답이다 1 김동렬 2024-03-01 1352
6693 셈과 구조 김동렬 2024-03-01 851
6692 문명과 야만 김동렬 2024-02-29 1128
6691 배신의 정치 응징의 정치 김동렬 2024-02-28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