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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204 vote 0 2017.06.29 (17:25:19)

     

    제 1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얼마나 좋은 소식인가? 구조는 얽힘이니 풀면 된다. 벌써 떠억하니 답이 나와버렸다. 얽힘과 풀림! 이 안에 다 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항상 좋은 길을 알려주는 건 아니지만, 어떻든 이 안에 답이 있다는 확신은 준다. 길치에게는 그것도 신통한 복음이 된다.


    여행자가 북극성에 의지하듯이,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이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 그것은 어떤 문제에 대한 어떤 답이 아니라, 문제와 답 그 자체의 질서다. 무엇보다 문제와 답의 관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얽힌 것이 문제요, 푸는 것이 답이다. 실패에 실이 감겨 있다.


    고양이가 실패를 갖고 논다. 실이 엉켜버린다. 그것을 원래로 되돌리는 것이 문제다. 쉽다. 엉킨 실을 풀듯이 차근차근 풀면 된다. 공간으로 얽히면 시간으로 풀어라. 방향 따라 얽히면 순서 따라 풀어라. 방향과 순서는 함께 가는 법이니 이는 방향성이다. 방향성을 아는 것이 모두 아는 것이다.


    우주 안의 모든 문제는 곧 방향과 순서의 문제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왜? 세상이 처음 만들어질 때 실이 엉키듯 마구 엉켜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가면 된다. 어렵지 않다. 실을 풀어도 그렇다. 처음 한동안은 잘 풀리다가 도로 엉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칼로 자르면 된다.


    풀어보면 안다. 이쪽에서 이만큼 풀면 저쪽에서 저만큼 도로 얽힌다. 이때는? 잘라야 한다. 마구잡이로 자르면 안 되고 급소가 있다. 얽힘점이 있다. 정확히 그곳을 잘라야 한다. 곧 얽히고 풀리는 단위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DNA 유전자도 이 방법을 쓴다. 이중나선구조의 복제다.


    복제된 것을 떼내야 한다. 그런데 나선구조로 꼬여 있다. 이걸 풀어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서 풀 수 없다. 위에서 풀면 밑에서 꼬인다. 꼬인 두 가닥의 실을 양쪽에서 잡고 당겨보면 안다. 유전자는 이걸 그냥 뚝 잘라서 붙이는 방법을 쓴다. 아무 데나 막 붙이는 게 아니고 잘라 붙이는 자리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세상의 근본이 얽힘과 풀림이며, 세상은 기본적으로 얽혀 있고, 특정 조건에서만 풀리게 되어 있는 것이며, 이를 잘 풀어내려면 적절히 자르고 붙여야 하는데, 그 자르고 붙이는 자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르고 붙이는 지점이 단위가 되니 의사결정단위다. 


    단위는 곧 대칭이다. 대칭을 이루는 지점을 자르고 붙여야 한다. 세상은 공간의 대칭에 따른 방향과 시간의 호응에 따른 순서다. 어디를 잘라야 하나? 사건을 잘라야 한다. 우리는 카테고리별 분류방법을 알고 있다. 이는 인간의 인식과 대칭을 시킨 것이다. 인간의 인식이 개입했으므로 틀려있다.


    카테고리별 분류는 곰과 호랑이를 분류하는 것이다. 콩과 팥을 구분하기도 하고 말과 사슴을 구분하기도 한다. 이는 그것을 다루는 사람의 편의에 따른 것이다. 바른 분류는 족보를 따라 계통분류하는 것이다. 흑인과 백인으로 분류하면 카테고리별 분류다. 그러나 인종을 유전자 차이로 분류한다면?


    흑인은 유전적 다양성이 많아서 같은 흑인으로 보이는 인도네시아 부족민과 아프리카 부족민이 유전자별 분류로 100종으로 분류된다면 동양인과 백인은 그중에 한 종의 아종이 된다. 즉 동양인과 백인은 모두 친척이다. 흑인은 마을 경계만 넘어가도 그 백 배로 유전적인 차이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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