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46 vote 1 2020.08.26 (18:34:04)

      

    도구를 다루는 것이 철학이다


    남들 앞에서 말을 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랬다저랬다 하지 않고 일관되게 말할 수 있다. 강자의 철학이냐 약자의 철학이냐다. 약자의 생존술은 일단 철학이 아니다. 강자의 철학이 아니면 안 된다. 주술은 과학이 아니다. 주먹구구는 수학이 아니다. 


    차이는 도구에 있다. 도구를 쓰면 과학이고 도구가 없으면 주술이다. 도구가 없으면 객관화되지 않는다. 인간과 환경 사이에 도구가 끼어들어 객관화되는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도구를 가진다는 점이다. 물론 동물도 부리와 발톱을 도구를 쓰기는 한다.


    그 도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며 진보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도구가 발달하면 그만큼 인간 자신도 변해야 한다. 상호작용이다. 인간이 도구를 바꾸면 다음은 도구가 인간을 바꾼다. 서로를 길들이는 것이다. 도구를 고리로 한 인간과 환경의 게임이 벌어진다. 


    그 게임에 이겨야 발언권을 얻어 사건을 복제한다. 강자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강자는 도구가 있고 그 도구를 핸들링한다. 그것이 철학이다. 도구가 없으면 철학은 불성립이다. 약자는 도구가 없으므로 환경에 맞서지 못하며 상대방의 강요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환경에의 적응이지 철학이 아니다. 그것은 하는게 아니라 당하는 것이다. 능동적인 행위에만 철학이 소용된다. 무사는 칼이 있어야 하고 작가는 붓이 있어야 한다. 무사가 칼을 어떻게 쓰느냐가 철학이다. 악사는 악기를 연주하고 정치인은 엘리트를 연주한다. 


    군대는 장교가 있어야 하고 국가는 엘리트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도구를 가진 자의 관점이 중요하다. 철학은 도구를 만들고 장악하고 휘두르는 것이다. 국가는 시스템이 도구다. 세상을 바라보되 소극적인 환경적응이 아니라 도구를 다루는 자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세상에 이런저런 철학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도구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진리라는 하나의 도구가 있고 문명이라는 하나의 도구가 있다. 진보라는 하나의 도구가 있고 인류라는 하나의 도구가 있다. 도구가 하나이므로 철학의 답은 하나다. 그래서 답은 일원론이다.


    도구가 구조다. 어디든 구조가 있고 그러므로 다룰 수 있다. 대상은 1로 존재하지만 구조는 언제나 2로 존재한다. 1은 다룰 수 없지만 2는 다룰 수 있다. 2는 대칭이므로 2중에서 1을 빼 나머지 1을 요리할 수 있다. 한 사람은 다룰 수 없지만 둘이면 경쟁시킬 수 있다.


    한 사람은 두 사람은 다룰 수 있다. 셋은 균형이 맞으므로 삼국지와 같은 게임이 가능하다. 계몽주의는 도구의 발견으로 시작된 것이다. 과학이 인간의 도구가 된다. 뉴턴이 길을 닦았다. 그러나 도구가 인간을 앞섰다. 도구는 개량되었는데 인간이 따라가지 못했다.


    도구에 익숙하지 않았다. 인간은 오히려 도구에 치였다. 자동차를 만들어놓고 운전하지 못했다. 엘리트는 낙담했다. 그것이 히피와 탈근대로 나타난 것이다. 도구가 오히려 인간을 해친다. 그러나 인간은 보다 세련되어진다. 다시 인간이 도구를 앞지른다. 21세기다.


    더 많은 교육과 더 많은 소통수단과 세련된 도구에 의해 인간이 도구의 우위에 섰다. 다시 한번 계몽주의 시대가 열리려고 한다. 다시 공자의 철학을 찾을 때가 되었다. 인간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도구 앞에 좌절하지 말고 검술을 익혀라. 칼에 손 베이고 울지마라.


    지구를 들려고 해도 받침점이 필요하다. 받침점은 내부에 있다. 그것이 구조다. 반드시 둘이 짝을 짓고 있다. 우리는 그사이에 끼어들어 이간질할 수 있다. 도구를 다루는 자의 관점이다. 주술사의 푸닥거리는 환자 외부에서 벌어지고 의사의 메스는 내부를 향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8.27 (05:03:16)

"세상을 바라보되 소극적인 환경적응이 아니라 도구를 다루는 자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

http://gujoron.com/xe/1231339

프로필 이미지 [레벨:2]세렝게티

2020.08.27 (17:34:00)

초연결된 집단지성이 지핀 촛불혁명이 히피와 탈근대로 숨어버린 엘리트를 대신하는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5647 Re..노무현 지지율 수직상승(담당자 확인) 김동렬 2002-10-22 14557
5646 여자가 남자보다 더 진화했다. image 김동렬 2017-08-18 14556
5645 전쟁과 평화 김동렬 2011-01-13 14554
5644 노무현 그룹의 한계와 의사소통의 실패 김동렬 2006-08-07 14551
5643 양자구조론 1 김동렬 2009-09-07 14549
5642 열심히 배신한 당신 떠나라! image 김동렬 2003-11-05 14545
5641 Re..진짜 성질 같으면 그러면 좋겠네요. skynomad 2002-10-18 14537
5640 안이하게 보는 신당논의 김동렬 2003-05-25 14535
5639 다이하드 노무현편 아다리 2002-10-28 14535
5638 수레바퀴를 찾아라! image 김동렬 2003-01-23 14534
5637 창의하는 방법 image 10 김동렬 2017-04-13 14532
5636 김경재, 좀 살자 이 화상아 김동렬 2004-03-07 14531
5635 Re..고통의 본질은 김동렬 2002-10-16 14529
5634 한나랑 멸망사 image 김동렬 2004-03-24 14528
5633 혼다 어코드 김동렬 2003-05-07 14528
5632 몰입과 쾌락의 상관관계 image 김동렬 2017-05-21 14524
5631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 입증 image 2 김동렬 2010-12-08 14524
5630 유시민, 기억상실증? 김동렬 2004-05-28 14519
5629 강준만은 도를 닦아야 한다 김동렬 2005-04-21 14518
5628 송하비결, 우리당 승리하고 탄 핵전쟁 벌어진다. 김동렬 2004-03-05 14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