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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105 vote 0 2016.10.31 (21:57:26)

    절하지마라

    

    어느 사회든 하위문화Subculture가 있는 법이다. 덮어둘 판도라의 상자는 덮어두어야 한다. 저급한 화장실 낙서에 현미경을 들이대어 ‘세상에 이럴수가’ 하고 화를 낸다면 점잖치 못한 경우다. 꼰대짓 하지 말자. 모른체 해야 할 때가 있다. 저속한 표현이 많은 만화책에 화를 내는 학부모 단체도 문제가 있는 거다.


    원래 만화는 다 그런 거다. 양해해야 한다. 하위문화에서 일어나는 어느 정도의 도덕적 일탈은 사회가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그런 방식의 배설이 사회에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계속 모른체 하다보면 사고가 난다. 하위문화와 주류문화가 섞여버리면 애매해진다. 지식인이라면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긴장 풀고 분위기 맞쳐주다가도 경계선에서는 확실하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어야 한다. 히피몰락에 일조한 연쇄살인마 찰스 맨슨 사건을 떠올릴 수 있다. 근래에 화제가 된 자칭 페미니스트 이자혜 사건이 이와 유사하다. 대단한 페미니스트 투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성범죄자였다. 비슷한 사례가 아주 많다. 


    페미니스트=성범죄자로 등치될까를 걱정해야할 정도다. 밑바닥 경험이 없는 순진한 다수의 지식인들이 속아넘어간 것이다. 60년대의 반전운동에 앞장선 많은 엘리트 지식인들이 대안이념으로 히피에 동조했는데 알고보니 연쇄살인마가 히피 지도자가 되어 있었다. 끔찍한 일이다. 아직도 숭배하는 자가 있다고.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그런 곳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는 배타적인 부족집단을 만들려고 하는 원시의 본능이 작용하고 있다. 확실히 극단적인 페미니스트집단이나 일베충과 같은 마초집단에는 자기네끼리 배타적인 소집단을 만들고자 하는 패거리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요즘 줄을 잇는 문단내 성폭력 폭로도 마찬가지다. 이를 단순히 절제되지 않은 성욕 탓으로 돌린다면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니다. 사실은 배타적인 소부족을 만들고 싶은 패거리 심리에 빠진 거다. 그들은 ‘섹스’를 고리로 피아구분을 시도한다. 


    ‘큰 은교’ ‘작은 은교’ 하며 짓궂은 농담을 투척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패거리 부족민그룹에 끼워주고 그것을 거부하면 그룹에서 따돌린다. 거기에 치사한 권력놀음이 작동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산적이든 도적떼든 거지떼든 반드시 피아구분을 하는 수단으로 이와 유사한 감별절차를 두고 있으며 작동원리는 같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양아치나 거지떼가 쓰는 저질수법을 썼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인간이 원래 그렇다. 누구에게나 그런 저급한 심리가 있다.


    절하지마라. 심한 사투리 쓰지 마라. 음담패설 하지마라. 배후의 부족민 본능이 문제다. 양아치나 조폭은 은어를 쓴다. 타 부족을 배척하려는 의도가 있다. 인도네시아 정글에는 수 천개의 언어가 있다. 일부러 이웃 부족이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를 쓴다. 심한 사투리도 마찬가지다. 그 배타심리를 극복해야 한다.


    음담패설의 본질은 배타적 부족본능이다. 동서양 가릴 것없이 욕설에는 섹스가 들어간다. 섹스가 왜 욕이 되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인의 욕설은 대부분 근친혼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야인여진에 대한 비난이다. 니에미든 제기럴이든 이게 근친상간을 의미한다. 근친상간 콤플렉스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 부족민 사회는 소년의 나이 15살이 되면 마을에서 추방한다. 호주의 애보리진 문화에서 그러한 습속을 찾아볼 수 있다. 추방의 형태는 다양하다. 신라의 화랑도 역시 추방제도의 결과로 생겨난 청소년 집단이며 고대 게르만족에게도 이와 비슷한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남녀 구분없이 마을에서 쫓아낸다.


    추방된 소년들은 섹스를 고리로 그룹을 만든다. 동성간의 섹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섹스가 들어간 욕설은 그룹의 지배와 이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음담패설은 낯선 타자와 공존하며 서로 긴장해 있는 상태에서 지배와 복종의 의식으로 긴장을 푸는 심리적 장치다. 원숭이들의 마운팅과 원리가 같다. 


    보노보들은 음식을 보면 유사성행위를 한다. 섹스를 통해 긴장을 풀고 가족관계를 확인한다. 보노보의 섹스는 이질적인 타자에 대한 본능적인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장치다. 그러므로 낯설고 어색한 상황, 곧 가족인지 적대부족인지 애매한 상황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화가 나며 동시에 섹스가 연상되어 욕설을 한다. 


    사교집단이나 개독목사가 섹스를 수단으로 삼는 것도 같다. 배타적인 소부족을 만들고자 하는 원시본능의 작동이다. 침팬지는 마운팅을 통해 권력서열을 정하고 인간은 욕설로 그것을 대신한다. 지성인은 그 적나라한 원시본능을 극복해야 한다. 소집단을 떠나 인류 속으로 들어가 그 인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부하직원이 없다는 것이다. 시인은 부하가 없다. 그래서 사고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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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뭐 대단한 도덕군자라서 일베충이 싫어하는 '씹선비 짓'을 하려는건 아닙니다. 그것이 극복해야할 인간의 부족본능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절하지마라, 심한 사투리 쓰지 마라는 주문도 같은 맥락입니다. 배타적인 소집단에 안주하지 말고 큰 인류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인류라는 대집단의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절하다 보면, 패거리들 사이에 통하는 은어 쓰다 보면 소집단에 안주하게 됩니다. 절하는 것도 권력서열 정하는 부족민의 원시본능입니다. 


[레벨:10]다원이

2016.10.31 (22:25:45)

더 큰것으로 작은걸 덮으려 할때 곧잘 섹스를 동원한다.
[레벨:2]미호

2016.11.01 (12:29:05)

사실 박근혜 이상한것은 알만한 사람은 모두 알고 있었는데, 추종자들 심리가 궁금하네요.
가진자들에대한 동일시인가요?
저는 이사태를 보면서 군중들 대중들은 정말 이상한 집단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이성적이지 않는 대중집단을 어느방향으로 끌고 가야 이나라의 미래가 한발 앞으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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