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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60 vote 0 2020.12.05 (20:27:01)

      


    전략론


    아는 사람은 안다. 삼국지 인물 중에서 가장 뻥튀기된 인물이 제갈량이라는 사실을. 제갈량의 대표삽질이 읍참마속이다. 가정은 촉에서 멀리 떨어진 외로운 곳이다. 제갈량은 왜 그 먼 곳에 군사재능이 없고 입만 살아있는 마속을 보냈을까?


    유비가 마속은 재능만 앞세우는 인물이니 중용하지 말라고 특별히 유언을 남겼는데도. 제갈량은 마속의 입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다. 가정은 강족의 땅 한가운데다. 말 잘하는 마속을 보내서 강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다.


    먼저 외부와 연결하는 전략이다. 전략은 연결하고 전술은 단절한다. 연결실패다. 강족 중에서 강유 하나가 따라왔을 뿐이다. 남만의 맹획을 잡는 데는 마속의 계책이 먹혔다. 그런데 다르다. 남만은 촉을 거치지 않고 위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


    강족은 위와 촉 어디라도 연결된다. 둘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다. 마속이나 마초를 비롯한 마 씨들은 마호멧의 이름에서 나온 성씨로 한화된 서역인이다. 이들은 원래 서역에 살던 자들이다. 강족의 강은 양과 같은 뜻이라고 한다. 양치기들이다.


    서역인의 후손을 내세워서 서쪽 유목민들을 포섭하려고 한 것이다. 강족들은 촉에 붙을 것처럼 하고는 실전이 벌어지자 사태를 관망했다. 촉은 강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졌다. 제갈량은 패배의 책임을 마속에게 돌렸지만 원래 지는 싸움이다.


    전략이 빗나간 것이다. 강족은 당연히 위나라 편을 든다. 중국과 미국이 다투면 한국은 누구 편에 설까? 일단 중국 편에 선다. 진짜 싸우면? 당연히 미국 편을 든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이 팽팽하기를 바란다. 중국이 약하므로 일단 중국 편이다.


    실전이 붙으면 이기는 편에 붙는다. 미국이 이긴다. 한국은 미국 편이다. 강족은 위나라 편이다. 춘추전국시대도 같다. 소진의 합종책이 먹혀 6국이 연대하여 서쪽의 진나라에 맞서지만 진나라가 정색하고 나오면 죄다 장의의 연횡책에 넘어간다.


    진나라에 줄을 선다. 마속이 높은 곳에 진을 친 것은 강족의 구원을 기대했기 때문일 수 있다. 물론 구원은 오지 않았다. 외부와의 연결을 기대하는 것은 전략이고 내부를 차단하는 것은 전술이다. 위나라 군대는 촉군을 고립시켜 연결을 끊는다.


    산 위에서 버티던 촉군은 식수를 구할 수 없게 되었다. 연결하면 이기고 끊기면 진다. 그런데 연결비용이 단절비용보다 높다. 연결은 어렵고 끊기는 쉽다. 진보는 연결하고 보수는 끊는다. 진보는 어렵고 보수는 쉽다. 그래서 인간들이 보수다.


    미국 민주당은 흑인과 여성 및 소수자와 연결한다. 트럼프는 연결을 끊었다. 바이든은 끊어진 연결을 복원했다. 국힘당은 호남과 친문 사이를 끊는다. 문재인이 다시 연결했다. 공식은 정해져 있다. 역사는 연결하느냐 끊느냐의 싸움이다.


    바둑이라도 연결과 차단의 싸움이다. 연결은 세력을 얻고 차단은 실리를 얻는다. 당장은 단절하는 쪽이 이긴다. 문제는 한 번 연결하면 계속 연결된다는 점이다. 연결은 단절로 바꿀 수 있다. 단절은 연결로 갈아탈 수는 없다.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연결하는 쪽이 카드를 한 장 더 쥐기 때문에 장기전을 하면 연결하는 쪽이 이긴다. 유비는 연결하고 조조는 끊는다. 당장은 조조가 이겼다. 그리고 중국은 망했다. 끊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윤석열을 끊는게 아니라 이 싸움에 국민을 끌어들인다.


    국민과 연결하는게 목적이다. 

    


[레벨:2]The Balance

2020.12.05 (21:05:52)

후한의 명장 마원의 후손이 서량의 마씨일족이라 알고있었는데, 사실 한족과의 커넥션을 위해 마씨 일족이 일부러 갖다붙인 설정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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