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340 vote 0 2019.05.28 (22:53:53)


    카리스마가 힘이다


    인간은 힘을 추구한다. 카리스마가 힘이다. 만나고 싶게 하는 힘이 카리스마다.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저장강박증 환자는 쓰레기를 주워 모아 집에 바리케이드를 친다. 만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옛날에는 쓰레기를 모으는 사람이 없었다. 이웃집 사람이 놀러와서 한마디씩 하기 때문이다. 공동체가 파괴되면서 환자가 늘었다.


    만나게 하는 것이 에너지다. 단순하면 만날 수 있다. 복잡하면 만날 수 없다. 비우면 만날 수 있다. 채우면 만날 수 없다. 영화제의 레드카펫 행사에 서는 배우들의 의상은 단순하다. 그 공간은 만남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맞선을 볼 때 복잡한 옷을 입고 가면 안 된다. 체크무늬 안 된다.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무대에 서는 연주자가 결혼식 드레스와 같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왔다면 보나 마나 중국 학생이다. 그런 데서 수준을 들키는 거다. 콩쿠르에 나서는 연주자는 단순한 의상을 입어야 한다. 다른 걸로 본전을 뽑으려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그게 감점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무당들은 현란한 의상을 입는다. 무당은 만나지 않는다. 


    무당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 왕비는 현란한 의상을 입는다. 왕비는 아무나 만나주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지배한다. 거기에 쌍방향 소통은 없다. 에너지도 없고 매력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다. 요즘 공주들은 대중에게 미움받을까 봐 단순한 의상을 입고 있더라마는. 단순해야 한다. 물론 홀딱 벗고 나오면 안 된다. 


    질서 있는 단순함이어야 한다. 만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카리스마는 질서 있는 단순함에서 나온다. 능력이 있다면, 매력이 있고 지성이 있다면 질서있는 단순함이 연출되는 것이며 비로소 만날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거기에 에너지가 있다. 반대로 채우면 어수선해진다. 질서가 사라져 버린다. 대칭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비우면 대칭이 드러난다. 토대의 공유가 드러난다. 사건이 치고 나가는 방향성이 드러난다. 그럴 때 질서있는 단순함에 도달한다. 레드 카펫 의상에서 대칭을 드러내고 질서를 드러내고 단순함을 드러내고 토대의 공유를 드러내고 방향성을 드러내야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그래야 대중이 가담하기 때문이다.


    대칭이 드러나고 방향성이 드러날 때 대중이 신규로 가담해 온다. 나무는 밑동이 단순하고 가지 끝이 복잡하다. 여기에 방향성이 있다. 대중은 어디에 링크를 걸어야 사건에 가담할 수 있는지 알아챈다. 토대의 공유가 없고 대칭이 없고 방향성이 없으면 겉돌게 된다. 무당의 화려한 의상과 같다. 그래서 어쩌라고? 자기소개다.


    왕비의 현란한 의상은 나 이런 사람이야 하는 자기소개다. 박근혜의 올림머리나 세운 칼라나 메이총리의 왕방울 목걸이나 김정은의 패션은 나 이런 사람이야 하고 목에 힘주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라고? 자기소개 곤란하다. 대중이 가담할 수 없다. 링크를 걸 수 없다. 방향성이 없다. 대칭이 없다. 구조가 없다. 다가갈 수 없다.


    비우면 대칭이 드러나고 합치면 대칭이 감추어진다. 그럴 때 원하는 카리스마는 얻어진다. 박근혜와 메이와 김정은은 채워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남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머리꼭지 위에 불룩하게 채우고 목의 칼라를 세워서 채우고 왕방울 목걸이로 채우고 괴상한 귀두컷으로 채운다.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게 막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5.29 (03:49:21)

"인간은 힘을 추구한다. 카리스마가 힘이다. 만나고 싶게 하는 힘이 카리스마다."

http://gujoron.com/xe/1093016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080 웃긴 조영남 김동렬 2003-05-24 17220
6079 내가 진중권을 고소하는 이유 김동렬 2003-05-24 18482
6078 강준만과 진중권의 진흙탕 싸움에 대하여 김동렬 2003-05-24 14921
6077 진중권을 불신하게 된 이유 김동렬 2003-05-25 18560
6076 한국인 중 몇 프로가 깨어있을까? image 김동렬 2003-05-25 15000
6075 눈치보기 image 김동렬 2003-05-25 19637
6074 연평총각의 내부고발 김동렬 2003-05-25 14808
6073 안이하게 보는 신당논의 김동렬 2003-05-25 14580
6072 손호철, 임지현, 문부식, 진중권들의 문제 김동렬 2003-05-26 15044
6071 오바하는 신당운동 김동렬 2003-05-26 14922
6070 전여옥병과 김용옥병 박통병, 노무현병 김동렬 2003-05-28 16712
6069 나사풀린 대통령 노무현 김동렬 2003-05-28 18863
6068 2003 미스코리아 대회 사진 image 김동렬 2003-05-28 15364
6067 추미애의원 박상천과 정균환을 치다 김동렬 2003-05-30 14237
6066 탤런트 이유진의 고백 김동렬 2003-05-30 19499
6065 태양 image 김동렬 2003-05-31 17606
6064 메기의 추억 image 김동렬 2003-06-01 16097
6063 전여옥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노혜경 ) 김동렬 2003-06-01 12249
6062 노무현의 지지율 50프로가 의미하는 것 김동렬 2003-06-01 17866
6061 한나라당이 망해야 민노당이 산다 김동렬 2003-06-01 13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