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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60 vote 0 2022.09.08 (12:39:19)

    구조로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구조는 어떤 둘의 사이다. 자연의 모든 변화는 어떤 둘의 사이에서 일어난다. 모든 사건의 원인은 어떤 둘의 사이에 있다. 만약 누가 사이가 아닌 어떤 것을 원인으로 지목한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날씨는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에서 결정되고, 사랑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결정되고, 꽃은 태양과 흙 사이에서 피어난다. 총은 뇌관과 공이 사이에서 격발되고, 불은 성냥개비와 적린 사이에서 발화된다. 게임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진행되고, 가격은 수요와 공급 사이에서 결정된다. 좋은 일도 사이에서 일어나고 나쁜 일도 사이에서 일어난다.


    모든 존재는 모태가 있다. 그것을 낳는 자궁이 반드시 있다. 존재의 자궁은 어떤 둘 사이의 내부다. 내부에 구조가 있다. 자연의 모든 사건은 상호작용하는 둘의 밸런스에서 성립하는 균형점의 이동에 의해 촉발된다. 그것은 2로 존재한다. 찾아야 할 밸런스는 상호작용하는 2에 있다. 어떤 1이 단독으로는 원인이 될 수 없다. 1은 내부가 없다. 1은 구조가 없으므로 사건을 격발할 수 없다. 사건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킬 수 없다.


    사이에는 간격이 있고 그 간격이 좁혀질때 내부에 압력이 걸리면서 모순이 성립하며 운동이 격발되어 계 내부의 모순이 해소되는 형태로 사건은 진행된다.


    변화를 만드는 것은 압력이고, 압력을 만드는 것은 동력이고, 동력을 만드는 것은 능력이다. 능력이 장이라면 동력은 입자가 되고 압력은 파동이 된다. 능력이 활을 당기고, 동력이 활을 겨냥하고, 압력이 활을 쏜다. 모든 사건은 그것을 낳는 자궁이 있고 내부에서 능력과 동력과 압력이 메커니즘을 구성한다. 그리고 변화가 일어난다.


    구조를 보면 많은 것이 보인다. 구조는 둘 사이에 있고 구조가 만드는 경우의 수는 그 둘의 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메커니즘이 없는 외부를 보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실패를 저지르곤 한다. 내부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능력과 동력과 압력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내부의 구조를 중심으로 하는 관점과, 사유와 자세를 얻지 않으면 안 된다.


    구조론의 결론은 이기는 힘이다. 이기는 힘은 엔트로피를 생산하는 주체다. 능력을 동력으로 바꾸고 동력을 압력으로 바꾸어 사건을 격발하고 주도권을 장악한다. 이기는 힘은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사회에서는 권력이 되고, 자연에서는 기세가 되고, 시장에서는 이윤이 된다. 존재의 엔진이 되어 사건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력을 제공한다.


    이기는 힘은 상호작용하는 둘 사이에서 포지셔닝의 우위로 성립한다. 혼자서는 힘을 조직할 수 없고 둘 이상이 만나 상호작용을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결따라 간다. 이기는 힘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사건은 진행된다. 사회는 집단 내부에 권력이 유지되는 경로를 선택하여 의사결정하고, 시장은 이윤이 발생하는 경로를 따라가고, 자연은 기세를 유지하는 경로를 선택한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해 짧은 파장을 긴 파장으로 합칠 수는 없고, 반대로 긴 파장을 짧은 파장으로 쪼갤 수는 있다. 닫힌계 안에서 플러스로는 갈 수 없고 마이너스로는 갈 수 있다. 계가 닫혀 있기 때문에 외부의 것과 합칠 수는 없지만 내부의 것을 쪼갤 수는 있다. 사건은 변화를 낳고, 변화는 움직이게 하고, 움직이면 위치를 이탈하여 외부와 단절된 닫힌계가 만들어진다.


    모든 사건은 닫힌계 안에서 한정된 자원을 쪼갠다. 쪼개면 압력이 증가하고 그 압력으로 사건을 격발한다. 능력이 닫힌계를 만들고, 동력이 계를 쪼개고, 압력이 힘을 전달한다. 능력에서 동력으로 압력으로 전달되는 메커니즘이 존재의 엔진이 된다. 존재는 상호작용하는 둘 사이에서 밸런스의 균형점을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압력을 생산한다. 능력이 상호작용, 동력이 균형점의 도출, 압력이 그 균형점의 이동이다.


    능력 - 상호작용

    동력 - 균형점

    압력 - 균형점의 이동


    사건은 계 내부에서 상호작용하는 둘의 대칭구조에서 주체가 객체를 이기는 것이다. 지면 죽는다. 흐름이 끊어지고 변화가 멈춘다. 이기려면 압력이 필요하고 압력의 생산은 에너지의 방향을 바꿔 계를 쪼개는 것이고, 쪼개면 무질서해지는 것이 엔트로피 증가다. 이기는 힘은 엔트로피를 반대편에서 해석한다. 엔트로피는 결과측 사정이고 원인측의 내막이 이기는 힘이다.


    자연의 변화는 결을 따라가고, 사건의 진행은 이기는 힘을 따라간다. 그 결과는 엔트로피 증가로 나타난다. 결과가 무질서라면 원인은 반대로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결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파동의 흔적이다. 물결은 물의 파동이고, 나뭇결은 계절의 파동이고, 숨결은 호흡의 파동이다. 이기는 힘은 그 파동을 쏘는 주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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