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93 vote 0 2019.08.20 (16:35:28)


    세상은 사건이다. 사건은 연결된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사건은 사물에 대해서 사건이다. 사물은 그저 존재한다. 사물은 낱낱이 조사해봐야 알 수 있지만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연결되므로 하나를 알면 열을 알 수 있다. 머리를 알면 꼬리를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망적이다.


    세상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계를 이룬다. 에너지는 계에 갇히므로 통제할 수 있다. 에너지는 물질에 대해서 에너지다. 물질은 형태가 있으므로 낱낱이 조사해봐야 알 수 있지만 에너지는 형태가 없는 대신 계를 이루고 입력과 출력이 있으므로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를 틀어막으면 계 안에서 법칙대로 간다.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얽혀 있다. 공간과 시간이 얽혀 있으므로 공간을 알고 시간을 헤아릴 수 있으며 시간을 알고 공간을 헤아릴 수 있다. 구조의 공간과 시간 중에서 하나를 알면 나머지 하나를 추적할 수 있다. 구조는 속성에 대해서 구조다. 물질은 고유한 속성이 있지만 에너지는 보편적 구조가 있다.


    물질의 속성은 물질마다 다르다. 소금은 짜고 설탕은 달다. 구조는 만유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므로 다르지 않다. 모든 구조는 대칭을 쓴다. 대칭은 둘이 쌍을 이룬다. 이쪽에 없으면 반드시 저쪽에 있다. 이쪽과 저쪽의 대칭이다. 거리를 좁히면 속도가 빨라진다. 거리를 잃고 대신 속도를 얻은 것이다.


    이것이 일어서면 저것도 일어선다.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이것과 저것 안에 있으므로 우리는 추적할 수 있다. 세상은 사물이 아니고 물질이 아니고 속성이 아니다. 그러므로 낱낱이 추적할 필요가 없다. 세상은 사건이고 에너지고 구조다. 만유는 대칭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을 사용한다.


    최소작용의 원리에 따라 에너지는 효율성을 따르고 엔트로피의 원리를 따라 일방향성을 가지므로 우리는 사건에 개입할 수 있고 에너지를 통제할 수 있다. 구조를 조작할 수 있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꼬리와 꼬리 사이에 마디가 있다. 그사이에 완전성이 있다. 시작점과 끝단이 있다.


    머리와 꼬리가 있다. 엔진과 바퀴가 있다. 기관차와 객차가 있다. 그 마디들 사이에 개입하여 통제할 수 있다. 하나를 알아서 열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희망적이다. 세상이 딱딱하게 고착된 물질이 아니라 부드럽고, 움직이는 사건이고, 에너지고, 구조이고, 대칭이라는 점은 인류에게 좋은 소식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8.22 (04:47:37)

"세상이 딱딱하게 고착된 물질이 아니라 부드럽고, 움직이는 사건이고, 에너지고, 구조이고, 대칭이라는 점"

http://gujoron.com/xe/111628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117 왜 지금 전여옥이 문제인가? 김동렬 2007-09-17 15672
6116 신형 그랜저 유감 image 4 김동렬 2010-11-24 15670
6115 과학과 미학의 전략 6 김동렬 2009-10-16 15667
6114 '그 대세론이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image 김동렬 2002-12-08 15667
6113 연정에 찬성하면 대통령 된다 김동렬 2005-07-15 15661
6112 글쎄... 영호 2002-12-04 15661
6111 죄 많은 김근태여 떠나라! 김동렬 2002-11-04 15661
6110 Re.. 맞아요 처음 발설자를 잡아야 해요 SkyNomad 2002-12-23 15659
6109 개혁당 유시민은 출마준비를 서둘러야 김동렬 2002-11-19 15658
6108 한국인의 뿌리는? 2 김동렬 2009-01-24 15657
6107 행정수도 이전이 변수가 될까요? 노원구민 2002-12-11 15651
6106 생활보호대상자 할머니의 10만원 김동렬 2002-12-12 15646
6105 Re..양쪽 다 잘못이라서 김동렬 2002-10-17 15643
6104 Re..저는 기아에 만원 걸겠습니다. ^^ 스피릿 2002-10-31 15642
6103 아돌프 아이히만과 한나 아렌트 image 1 김동렬 2017-09-25 15639
6102 탈DJ는 하되 DJ 전면 공격은 절대 안된다. skynomad 2002-10-31 15638
6101 세상에 말 걸기 김동렬 2006-08-20 15634
6100 정동영의 부전승 image 김동렬 2003-12-29 15634
6099 깨달음의 의미 2 김동렬 2011-06-16 15633
6098 할 말이 없도다. image 1 김동렬 2009-12-17 15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