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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00 vote 1 2019.10.04 (14:35:02)

    
    자연에 운동이라는 것이 실제로 있을까? 없다. 여기에 있는 것은 여기에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있던 것이 왜 저기에 가 있지? 그럴 리가 없잖아. 이 부분을 해명하겠다고 시도한 과학자는 없다. 왜 아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지? 조금 진지하게 들어가면 세상은 온통 허점투성이다.


    곤란한 쓰레기는 그냥 장판 밑에 쓸어 넣거나 대충 장롱 밑으로 밀어 넣고 안면 몰수한다. 운동은 계 안에서의 자리바꿈이다. 외부공간과의 자리바꿈일 수도 있지만 자기 자신과의 자리바꿈일 수도 있다. 다양한 모형을 생각할 수 있다. 핼리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질 때는 점차 빨라진다.


    태양을 떠나 멀어질 때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런데 두 개의 핼리혜성이 서로를 돈다면?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게 된다. 궤도가 정해지기에 따라 세차운동을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한쪽으로 옮겨져 있을 수 있다. 움직이는 것은 진동하는 것이며 편심을 이루고 진동하면 한쪽으로 쏠린다.


    에테르는 없어도 된다.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라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무엇이 있을 수 있다. 그 무엇은 존재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무엇이 없다 해도 구조는 스스로 운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운동의 최초 촉발은 반드시 외부에 무언가 버틸 것이 있어야 한다. 


    그 상태의 시간적 지속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내부에서 외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를 둘로 나눠서 한쪽이 외부의 역할을 맡는다. 빛이 공간을 이동하는 속도는 빛이 전자를 탈출하는 속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거다. 새롭게 무언가 의사결정하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운동이 없다는 것은 운동의 최초 촉발에 의해 전부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초의 격발은 운동이 아니라 힘이다. 그러므로 운동은 없고 힘이 있으며 힘은 운동이 내부에 감추어진 것이고 운동은 그것이 밖으로 펼쳐진 것이다. 화살은 활시위를 떠날 때 한번 운동하며 그것은 힘이다.


    활시위를 떠난 이후 새로 변화하는 것은 없다. 변하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공간과의 관계다. 자체 내부에서는 처음 힘의 격발상황을 반복한다. 운동이 변화가 아니라 자리바꿈인 이유는 힘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계를 이루는 축과 대칭의 구조 안에서 자리바꿈이 일어나는 것이 힘이다. 


    50 대 50으로 나누어 대칭된 둘 중에서 축이 어느 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힘이 결정된다. 그것이 계를 이탈하여 외부의 환경에 입혀진 것이 운동이다. 촛불과 태극기가 50 대 50으로 교착된 상태에서 축이 촛불을 선택하면 전부 촛불이 먹는 것이 힘이다. 대칭상태에서 코어가 바뀐다.


    허공에다 세 개의 점을 찍어보자. 우주공간이 적당하다. 두 개의 점은 대칭이다. 하나의 점은 코어다. 코어는 두 점 A와 B에 동시에 속할 수 있다.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힘이 결정된다. 즉 에너지의 방향이 <-에서 ->로 바뀌는 것이다. 여기서 이동하는 것은 없다. 그냥 결정된다.


    코어는 둘에 동시에 속할 수 있으므로 공간의 거리를 이동할 필요 없이 힘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 그것이 힘이다. 그것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운동이다. 최초에는 반드시 밖에서 힘이 작용해야 하지만 다음에는 내부에서 외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10.05 (03:29:52)

"운동의 최초 촉발은 반드시 외부에 무언가 버틸 것이 있어야 한다.  그 상태의 시간적 지속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내부에서 외부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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