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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572 vote 1 2009.01.01 (22:26:27)

구조론은 완전성을 탐구하는 과학이다. 세상에 완전히 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완전에서 불완전으로 일방향 진행한다. 그런데 인간의 인식은 빛이 아니라 그림자이므로 불완전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인간의 인식시스템은 원초적으로 불완전한 것이다. 즉 인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식이 가능한 이유는?

인간은 인식하고 행동하는데 인식은 불완전에서 시작하지만 행동은 완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행동은 인식시스템과 무관하게 본능으로 존재한다. 즉 인간은 인식하고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행동하고 인식하는 것이다.

그 행동에 완전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인간은 인식의 가능성을 얻는다. 즉 큰틀에서 인식>행동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경험>인식>판단>행동>양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행동의 경험인 것이다.

행동은 완전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불완전한 행동은 그 행동을 실패로 이끌기 때문이다. 즉 인간은 성공한 행동의 경험에서 완전성의 패턴을 추출하고 그 완전을 바탕으로 불완전한 인식을 재구축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백이 주어져 있다면 그 백을 얽어서 완전을 얻는 것이 아니라 그 백 중의 일부인 5에서 먼저 완전을 구하고 그 완전의 성공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나머지 백을 일거에 구축하는 것이다.

.인간이 백층짜리 건물을 짓는다면 1층부터 백층까지 부지런히 쌓는 것이 아니라 우선 쉬운 일층을 확실히 짓고 그 일층을 완벽하게 성공하면 거기에 곱하기 백 해서 자동으로 백층을 얻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인식이나 문명의 발전이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비약적, 폭발적, 혁명적 소통으로 진행됨을 의미한다. 하나를 확실히 알면 저절로 열을 알고 백을 알고 천을 알고 만을 아는 것이다.

필자가 10년 방랑하느라 독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야기를 생산하는 것은 그 완벽한 하나를 원본으로 삼아 지식을 무수히 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원본이 되는 하나를 제대로 아느냐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불완전한 하나에다 곱하기 백이나 천이나 만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경우 일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먼저 완전한 하나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하나를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림을 하든 음악을 하든 쉬운 목표 하나를 제대로 해내고 거기서 완전성의 느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 느낌을 얻으면 무엇을 하든 방향이 어느쪽인지 지금 어느 단계쯤 와 있는지 직관으로 알게 된다.

지식이 살아있는 지식으로 된다. 그 완전성의 느낌을 얻지 못하면 아는 것이 많아도 난삽해져서 한 줄에 꿰어내지 못한다. 자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므로 평가할 수 없어서 흥미를 잃게 된다.

매일매일 오늘의 성취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무언가를 많이 외긴 했는데 과연 기억이 축적되었고 진도가 나갔고 지식이 늘었고 나중 써먹을 수 있을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 학습효과는 없다.

목표를 낮추고 쉬운 것 하나를 선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과정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어 하나를 외운 것은 학습이 아니다. 문장을 통째로 외고 그 문장이 지시하는 상황을 포착해야 진짜다.

하나의 인식은 하나의 상황이어야 한다. 사건이어야 한다. 그 안에 피아의 대결이 있으며 작용과 반작용이 있고 그 둘의 대결에 따른 팽팽한 긴장감이 있어야 한다. 그게 없는 암기는 학습이 아니다.

한번 패턴의 완성에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식은 죽 먹기다. 완전성이란 이런 것이다 하는 감을 잡는게 중요하다. 씨앗은 물을 주고 볕을 주고 싹을 내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완전하다.

동물은 짝을 짓고 새끼를 낳고 그 새끼를 길러서 출가시켜야 완전하다. 일 사이클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이다.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그런 완전의 모습이 있다. 단서가 있고 짝이 있고 밸런스가 있고 코어가 있고 뻗어감이 있다.

팩트를 얻었다면 단서가 된다. 거기서 짝을 찾고 그 짝과 단서를 통일하는 밸런스 축을 찾고, 그 심과 날개를 통일되어 독립된 개별자의 정체성을 얻는 코어를 찾고 그 코어가 복제하여 뻗어나가는 시스템을 찾으면 완전하다.

완전성에 대한 감을 얻으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이 어느 단계쯤 왔고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훤히 꿰뚫어보게 된다. 저이는 초보고 저이는 하수고 저이는 고수고 저이는 달인이구나 하고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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