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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행해진 여론조사를 살펴 보다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11월 18일 한국일보 보도 - 미디어리서치 조사

단일화된 노무현(35.5%) - 이회창(48.3%) = -12.8%
단일화된 정몽준(35.4%) - 이회창(46.1%) = -10.7% (위와 2.1% 차이)
(이회창 지지율은 2.2% 변화)

즉 노무현보다 정몽준이 약 2.1% 더 이회창에 대한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 되겠다. 그전에 정몽준이 이미 한 말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말은 아니다. 정몽준 왈, 자신으로 단일화되면 노무현 표가 오지만 노로 단일화 되면 표가 많이 이탈을 하니 자신으로 단일화 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사실 자신의 지지자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하는 말이었다.)

위의 결과도 언뜻 보면 그 논거를 뒷받침한다. 노무현으로 단일화되었을 때 이회창 지지율이 2.2% 상승하므로 위의 2.1% 차이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좀 이상한 것이 있다. 노무현으로 단일화되었을 때 정몽준 표가 이탈을 하여 이회창으로 가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만큼 노무현 표가 줄어야 하는데 거의 같다. 오히려 0.1% 상승했다. 무엇일까? 그만큼 또 노무현 표가 어디서 들어 왔다는 이야기이다. 어디일까? 부동층일 수도 있고 권영길 표일 수도 있다. 자세하게 분석하려면 신문기사나 결과 원본 테이블을 보면 정확하겠지만 여기서는 그냥 단순화 시켜서 보고자 한다. 하여간 간과하면 안될 것이 노무현으로 단일화 될 때도 그만큼 이탈을 한다는 것이다.

* 노무현으로 단일화 되면 2% 정도 이탈하여 이회창으로 가고 그만큼 권영길표등에서 2% 정도 들어온다.
* 정몽준으로 단일화 되면 2% 정도 이탈하여 권영길등으로 가고 그만큼 이회창표에서 2% 정도 들어온다.
* 그래서, 누구로 단일화되던 노,정의 득표율은 거의 같다.
* 이회창 - 노,정 - 권영길 3자 사이에서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2% 정도씩 밀어내기 이동을 하는 것을 볼 수있다.

결국 정몽준으로 단일화 되는 것이 대이회창 전에서 2% 정도 이득을 본다는 점은 정몽준의 의견이 현재로서 옳다.

이같은 사실은 다른 기관 여론조사도 마찬가지이다.

11월 18일 조선일보 보도 - 갤럽 조사

단일화된 노무현(38.3%) - 이회창(42.3%) = -4%
단일화된 정몽준(38.6%) - 이회창(39.8%) = -1.2% (위와 2.8% 차이)
(이회창 지지율은 2.5% 변화)

11월 17일 MBC 보도 - 코리아리서치 조사

단일화된 노무현(37.4%) - 이회창(39.3%) = -1.6%
단일화된 정몽준(37.9%) - 이회창(36.8%) = 1.1% (위와 2.7% 차이)
(이회창 지지율은 2.5% 변화)

보시다시피 노무현이나 정몽준 지지율은 누구로 단일화 되던 거의 변동이 없는데 이회창 지지율만 2% 정도씩 차이가 난다.

이같은 추세는 노,정의 지지율이 이회창을 추월해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즉 단일후보 노무현이 이회창을 3% 앞선다고 결과가 나오면 단일후보 정몽준은 이회창을 5% 앞서는 결과로 나온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전의 정몽준측 주장대로 양자대결 구도를 각각 물어 보아 결과가 더 좋은 쪽으로 단일화를 해야 하는가? (이하 양자대결 측정 방식 이라 칭함) 그래서, 정몽준으로 단일화되는 것이 더 승산이 높은가? 행여 노,정 양측에서 합의해놓고 비공개로 하기로한 여론조사 방법이 바로 이 방법이 아닌가? 라는 걱정도 든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으로 단일후보를 선정하는 것으로 합의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노측 협상단이 나보다 생각과 계산이 짧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양자대결 측정 방식의 부당성은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지지자의 질이 좋지 않은 후보가 선정된다는 점에서 대단히 나쁜 방식이다. 노로 단일화가 되든 정으로 되든 비슷한 규모의 이탈자가 나온다. 이탈자라는 면에서는 같지만 이회창으로 간다는 것은 질이 훨씬 나쁜 이탈자이다. 질이 좋지 않은 지지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선정된다는 결과가 된다.

둘째, 유권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설문이다. 이같은 설문은 안된다. 단일화 되기 전에 누구로 단일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으로 선호도가 높은 후보를 뽑아야지 단일화 된 후의 상황을 들이 밀고 투표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현재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만 물어 보아도 노무현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더 많다. 이 역시 거의 모든 조사기관이 공통된 결과이다. 그런데 양자대결 측정 방식으로 조사하여 정몽준이 선출된다면 결과적으로 다음과같은 결과가 된다. 지지자 수는 더 확보할지 몰라도 지지자들의 만족도 총합은 떨어지는 결과가 된다. 즉 단일 후보라서 찍어주기는 찍어주는데 원하던 사람이 탈락되고 별로 지지하지 않던 후보를 만나게 되는 유권자가 많아지는 것이다.

세째, 그러다 보면 본선의 경쟁력도 보장을 못한다. 선거라는 것은 핵의 굳건한 열의로 주변 부동표를 모으는 순서로 전개가 된다.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열의가 맹숭맹숭하면 뒷심이 딸리게 되어 최종 결과는 더 안좋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양자대결 측정 방식은 대단히 좋지 않은 방법이며 행여 노측 협상단이 이런 어리석은 의견에 동의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아마도 노와 정을 지지하는 유권자에게 다시 물어 둘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묻는 방식이 아닐까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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