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민주주의는 대의정치고 대의정치는 계약정치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적 관행에 있어서 타협정치에서 계약정치로 가는 과도기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지역주의는 타협정치의 산물이다. 문제가 일어나면 원로가 중재하는 식이며 원로들에게 권위를 실어주기 위해 지역주의가 소용되는 것이다.


지역주의는 일종의 봉건적 국토분할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윗선에서의 타협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러한 분할을 감수하려는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건 국민 일반의 생각이 틀린 경우다.


우리가 진도나가야 할 민주주의는 계약정치다. 계약은 신뢰의 담보를 필요로 하고 그것이 곧 이념이다. 그러므로 계약정치는 이념이라는 계약서가 전제되지 않으면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역주의를 끝장내기 위해서는 그 본질인 타협정치의 관행을 먼저 끝내야 한다. 문제는 국민들이 3김씩 타협정치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총대를 매고 나서서 국민의 잘못을 지적해줘야 한다. 유시민이 그 일을 할 수 있다.


예컨대 고건이 인기가 있는 것은 그를 ‘중재자’로 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원래 국회의원이란 기업에서 애로사항의 해결을 부탁하면 관료와 뒷구멍으로 협상하여 중재하는 역할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판에 유권자들에게 생소한 계약정치를 들이민다는 것은 위험한 행위가 된다. 그러나 결국 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그 방향이 역사가 진보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왜 지식인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타협정치의 부패상을 폭로하고 난 다음에 계약정치의 슬로건을 전면에 내걸고 이념정치를 내세워서 지역주의 타파를 주장하는게 수순인데 대통령은 타협정치의 방법으로 타협정치의 부산물인 지역주의의 종식을 외친 것이다.


연정 제안은 대통령이 스스로 중재자를 자임하고 타협정치를 시도한 것이다. 이건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좋지 않다.


무엇이 본질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진정으로 말하면 지역주의는 본질이 아니다. 타협정치와 그 관행이 본질이다. 기득권 세력이 문제가 되는 것도 그렇다. 그들은 계약을 싫어하고 타협을 선호한다.


타협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과 기술보다는 인맥과 뇌물이 중요하다. 그들 기득권들이 그동안 닦아놓은 인맥을 관리하느라 투자한 것이 아깝기 때문이다. 또 쌓아둔 뇌물운용의 노하우가 아깝기 때문이다.


타협의 관행이 반드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계약사회의 위험도 있다. 미국이 카트리나의 복구에 속수무책인 것은 지나치게 계약사회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사소한 문제의 해결에도 온갖 증빙서류를 필요로 하는 계약만능의 관료주의가 만들어진 것이다.


타협의 방법으로 간다면 어떨까? 예컨대 고어가 270명을 구한 것은 자신의 수완을 이용해서이다. 이는 계약사회와 맞지 않는 타협의 방식이고 이러한 타협이 가능한 것은 고어가 원로이기 때문이다.


타협의 문제는 타협은 원로만 할 수 있고, 그 원로는 카리스마를 필요로 하며 그 카리스마를 위해서 상징조작을 필요로 하고 또 부패의 온상이 되는 사조직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고어의 개인적인 인맥이 270명을 구한 것이며 그 인맥이란 것은 나쁘게 말하면 식객과 비슷한 것이다. 고어가 칭찬받는 이유는 그 방법으로 인명을 구했기 때문이다. 정치를 그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결국 어떤 사회에 타협의 문화와 계약의 문화가 공존한다면 이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정치개혁은 타협문화를 계약문화로 바꾸는 것이다. 적어도 정치에 있어서는 타협보다 계약이 앞서야 한다. 이것이 정치발전이다.


1) 타협정치에서 계약정치로 가야한다.

2) 이념정당의 출현이 계약정치를 정착시킬 수 있다.

3) 정치인을 중재자로 보는 국민들의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

4) 대통령의 제안은 타협정치의 방식으로 타협정치를 깨자는 것이다.

5) 대통령의 제안을 국민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케네디는 말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앞서 국민이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라고.


케네디처럼 국민을 야단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노무현, 유시민이 그런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 국민은 중재자를 원한다. 이건 잘못된 태도이다. 국민이 틀렸다. 용기있게 그 점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개인적으로는 4년 중임 정부통령제 개헌으로 가지 않겠느냐 싶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정치적 조합은 강금실을 중심에 놓고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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