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5 vote 0 2024.03.06 (17:58:16)

    구조론은 수학이다. 우리가 사물의 숫자는 알아도 사건의 숫자는 모른다. 사물의 많고 적음은 헤아려도 사건의 맞물려 있음은 헤아리지 못한다. 헤아린다는 것은 쌓인 것을 풀어서 보는 것이다. 풀어서 헤아릴 줄은 아는데 반대로 맞물리게 쌓을 줄은 모른다.


    푸는 것은 수학이고 풀린 것은 과학이다. 우리는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를 배운다. 사건은 맞물려 차원을 이룬다. 낮은 차원의 문제는 높은 차원에서만 풀린다.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건의 맞물림을 보는 차원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


    과학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숨겨진 복잡성을 드러낸다. 풀어 헤쳐진 것을 헤아리므로 복잡할 뿐 다시 쌓으면 통합되어 단순하다. 차원적 사고는 직관적 사고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직관적 사고방식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수평에서 막힌 것은 수직에서 타개된다. 수직을 보려면 초월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손님은 수평구조의 밖에 있고 주인은 수직구조의 안에 있다. 안을 보려면 주체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안에 가두면 수직이 만들어져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


    바둑돌 밖에서 움직이는 전술은 수평에서 교착되고 바둑판 안에서 움직이는 전략은 수직으로 타개한다. 전략은 자원을 가두어 안을 만들고 전술은 거기서 방해자를 제거한다. 내부에 가두면 수직을 세울 수 있고 더 높은 차원에 올라 수평을 장악할 수 있다.


    내부에 가두어져 장악된 것이 절대성이라면 밖으로 풀려난 것이 상대성이다. 문제해결은 밖을 안으로 바꾸는 것이다. 수평으로 흐르는 물은 수직의 그릇에 담아 통제하는 것이다. 보다 높은 차원에 올라 낮은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주의 근본원리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66 이번 총선의 의미 김동렬 2024-04-07 1378
6765 직관의 기술 김동렬 2024-04-06 793
6764 인간의 비참 김동렬 2024-04-06 992
6763 국힘당과 집단사고 김동렬 2024-04-05 1278
6762 존재 김동렬 2024-04-05 714
6761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1430
6760 노무현 이후에 노무현이 없다 김동렬 2024-04-04 1273
6759 여론조사는 정확하다 김동렬 2024-04-04 1162
6758 생각기술 김동렬 2024-04-03 873
6757 국힘당의 멸망공식 1 김동렬 2024-04-03 1496
6756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1236
6755 조국이 앞장서는 1.9.혁명 2 김동렬 2024-04-02 1462
6754 난독증의 문제 김동렬 2024-04-02 972
6753 자체발광 심쿵작 백제의 미소 image 1 김동렬 2024-04-02 974
6752 한국 정치의 비밀 김동렬 2024-04-01 1233
6751 광야에서 김동렬 2024-04-01 951
6750 중도가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1 1440
6749 이종섭이 무얼 잘못했지? 김동렬 2024-03-31 1438
6748 지성과 권력 김동렬 2024-03-31 846
6747 직관 논리 믿음 김동렬 2024-03-29 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