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18 vote 0 2024.02.27 (09:54:56)

    손자병법에서 배울 것은 딱 한 줄뿐이다. 그것은 기정奇正이다. 그러나 기정을 제대로 논한 사람은 손빈이고 손무는 음양의 조화 운운하며 헛소리나 했을 뿐이다. 기가 정이 되고 정이 기가 되며 조화가 무궁하면 적군이 어찌 감당하겠는가 하는 수준의 망언이다. 손무는 기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기정은 한마디로 탱킹이다. 이 점을 가르친 사람이 오자다. 그러므로 오자는 실전이고 손자는 구라다. 문제는 란체스터 효과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건 실전을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책상머리에서 상상하면 과연 그렇게 되는지 실감이 안 난다. 항우가 혼자 그렇게 싸우는게 가능해?


    영화에서는 병사가 들판에 흩어져서 각자 일대일 대결을 하지만 전쟁은 절대 그렇게 안 된다. 일대일에서 이길 확률은 50퍼센트, 한 명 더 죽이려면 25퍼센트, 세 번째는 12퍼센트, 6퍼센트, 3퍼센트로 생존확률이 떨어진다. 이런 바보짓을 누가 하겠는가? 병사는 동료와 협동한다. 혼자 나대면 1초 순살.


    양쪽이 진을 치고 대치하면 사망자가 안 나온다. 오전 내내 전투를 했는데도 사망자가 0명이다. 실전기록에 그렇게 나온다. 독일 농부가 스위스 용병 간에 대결하는 것을 관전했는데 오전 내내 부상자 한 명이 나왔을 뿐이며 그 부상자는 논둑에서 까불다가 혼자 굴러떨어진 거라고. 원래 사람이 잘 안 죽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너진다. 저쪽이 99명이고 이쪽이 100명이면 한 명씩 일대일로 짝을 지어서 100명째에서 승부가 나는 것이다. 99명 편의 한 명이 죽고 갑자기 전군붕괴. 병사는 절대적으로 동료에 의지하며 한 명이 죽는 순간 동료와 협력하는 구조가 깨지고 구조가 깨지면 진형이 무너지고 마구잡이 살육.


    99명은 순식간에 전멸한다. 단 한 명이 적었다는 이유로. 숫자가 똑같다면? 항우가 두 사람 몫을 해서 상대편 한 명을 죽인다. 항우의 군대는 무적이 되는 것이다. 항우가 없으면? 훈련을 해서 항우를 만들면 된다. 그게 오자병법이다. 어떻게 훈련하는가? 도, 인, 의, 예다. 도는 쪽수다. 전쟁은 일단 쪽수다.


    쪽수가 없으면 만든다. 그것이 병법이다. 첫째는 기세로 만들고, 둘째는 지세로 만들고, 셋째는 용병으로 만들고, 넷째는 전력으로 만든다. 기세는 명분의 우위를 점하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군이 강한 것과 같다. 문명이 야만을 이긴다. 노예 해방군인 북군이 남군을 이긴다. 6국의 반란군이 진나라를 이긴다.


    이길 때까지 싸우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침략 당한 나라가 약한 군대로 강한 침략자를 이긴 예는 무수하다. 베트남이 미국을 이긴 것과 같다. 둘째는 지세로 이긴다. 지리에 익숙한 자기 나라에서 싸우면 이긴다. 셋째 용병으로 이기는게 병법이다. 기세와 지세는 누구나 아는 것이고 용병이 병법 핵심이다.


    용병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유서 깊은 망치와 모루 전술이다. 알렉산더 시절부터 보병으로 받치고 기병으로 이겼다. 손자병법, 오자병법이 나올 때는 전차전을 벌이던 시절이다. 결국 기정은 탱킹이다. 탱킹 하려면 정예를 훈련해야 한다. 결국 전쟁은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을 알아야 한다. 도인의예다.


    누가 탱킹 해주지 않으면? 동료가 탱킹을 하며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유격을 하지 않으면? 서로 간에 손발이 맞지 않으면? 밥이 제때 오지 않으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오합지졸이 되는 것이다. 병법의 본질은 99명과 100명이 싸우면 우리의 예상과 달리 99명이 전멸한다는 것이다. 100명은 전원생존.


    엇비슷하게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까? 천만에. 그렇다면 모든 국면에서 아군은 100으로 하고 적군은 99명으로 만들면 되잖아. 그렇게 될 때까지 전투를 피하면 되잖아. 적군이 그걸 먼저 알고 101명으로 나오면? 항우는 혼자 두 명 몫을 하니까 항우를 불러오면 되잖아. 항우가 어딨어? 훈련해서 만들어내!


    어떻게 훈련해? 도인의예로 훈련하라고. 병사의 무릎에 난 종기를 입으로 빨아주면 된다고. 잘 싸운 병사를 포상할 뿐 아니라 도망친 비겁자까지 포용하면 된다고. 전사자의 유족을 매년 찾아가서 챙겨주면 된다고. 사람이 기적을 만들어낸다. 사람을 믿어야 한다. 사람을 존중하는 나라가 전쟁에 승리한다.


[레벨:30]스마일

2024.02.27 (11:24:56)

대한민국 현상황은 

'김건희가 먼저다.

검사가 먼저다.

국힘이 먼저다.' 아닐까.


저쪽은 미래은 없고

김건희만 보이고

김건희 하나 감추기 위해

공권력을 풀스윙해서 쓰는 것 아닌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9]탱글이

2024.03.02 (22:09:01)

탱킹이 어떤 것이지 잘 모르겠습니다. 추가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766 이번 총선의 의미 김동렬 2024-04-07 1377
6765 직관의 기술 김동렬 2024-04-06 792
6764 인간의 비참 김동렬 2024-04-06 992
6763 국힘당과 집단사고 김동렬 2024-04-05 1278
6762 존재 김동렬 2024-04-05 712
6761 공천잡음 비명횡사 김동렬 2024-04-04 1430
6760 노무현 이후에 노무현이 없다 김동렬 2024-04-04 1273
6759 여론조사는 정확하다 김동렬 2024-04-04 1162
6758 생각기술 김동렬 2024-04-03 873
6757 국힘당의 멸망공식 1 김동렬 2024-04-03 1495
6756 조국당이 이기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3 1236
6755 조국이 앞장서는 1.9.혁명 2 김동렬 2024-04-02 1461
6754 난독증의 문제 김동렬 2024-04-02 971
6753 자체발광 심쿵작 백제의 미소 image 1 김동렬 2024-04-02 974
6752 한국 정치의 비밀 김동렬 2024-04-01 1232
6751 광야에서 김동렬 2024-04-01 950
6750 중도가 조국을 지지하는 이유 1 김동렬 2024-04-01 1440
6749 이종섭이 무얼 잘못했지? 김동렬 2024-03-31 1438
6748 지성과 권력 김동렬 2024-03-31 843
6747 직관 논리 믿음 김동렬 2024-03-29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