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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862 vote 0 2003.04.17 (14:04:36)

서프의 중론은 노무현 때문에 축구 졌다는 걸로 모아지고 있다. 맹랑한 주장에 추천이 수십개씩 달라붙는다. 으이구 화상아! 그려 니 똥이 굵다. 니들은 백날 그렇게 살어라! 그래서 니들 밥맛이 돌아오고 기분이 째진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은 되겠다.

중요한건 진실이다. 경기 내내 한국이 압도했고 코엘류는 신인을 시험했다. 중반에 너무 힘을 빼서 막판 수비집중력 부족으로 무너졌지만 나는 만족한다. 중요한건 『정직한 경기를 하는가』이다.

경기를 보면 안지기 위한 경기를 하는지,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는지 딱 보인다. 내가 5 : 0으로 질 때도 히딩크를 옹호한 것은, 그가 정직한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는건 똑같은데 국내 시청자 의식해서 꼼수경기로 1:0으로 지느니, 정직하게 5:0으로 지는게 낫다. 실력대로 가는거다.

코엘류의 경기는 정직했다. 그걸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은 정직한 경기를 하고 있다
노무현이 진보의 적인 것은 사실이다. 회창이 집권해야 진보가 산다. 진중권도 한자리 해먹고, 단병호도 목에 힘주고 강연회 다니고, 권영길도 당선은 자동으로 보장된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사냐? 그건 아니다. 니도 알고 나도 알 듯이 지금 단계에서 그건 아니잖냐?

진짜 노무현 지지자는 없다. 노무현은 지역표 모아서 어째어째 잔머리로 당선된거다. 인터뷰에도 나왔지만 노무현은 프로페셔널이다. 그가 신뢰하는건 테크닉과 노하우 밖에 없다. 그는 영웅이 될 생각이 없다. 그는 단지 이기기 위한 시합을 하고있을 뿐이다.

노무현은 정직한 경기를 하고 있다. 한국 빼놓고 지들끼리 하는 3자회담 중단시키면 우리 자존심은 살겠지만 그래서 핵문제가 해결된다냐? 노무현이 언제까지 니네들 기쁨조 노릇 해야하냐? 자존심 세워서 지지자는 만족하겠지만 정직하지 않은거다.

원래는 북미회담이고 거기에 중국이 낀거다. 중국이 낀 이유는 지금 중국이 미국 대신 중유를 대고있기 때문이다. 낄 자격이 있으니까 낀거다. 자존심으로 밥먹고 사는건 우리나 그런거고 국민 다수는 아니다. 마지막 승부에 이겨야 진짜 이기는거다.

지금은 연습경기다. 최후에 웃는 자가 되기 위해선 지금 전력을 감추어야 한다. 길게 보고 가자는데 왜 초반부터 징징 짜고 엉기고 난리냐? 쓰바. 우리편끼리 손발이 맞아야 해먹을거 아닌가?

대북특검, 이라크파병, 3자회담, 노무현은 정직한 경기를 했다. 나는 만족한다. 거짓경기 해서 거품 끼고, 기대치 높여놓고, 나중 뒷감당 못하는거 보다는 백번 낫다. 정치는 원래 이렇게 가야 한다.

내가 노무현이라면 뭐가 달라졌을까?
『노무현 잘하고 있냐?』 이런 질문 많이 받는다. 솔직히 나도 위기를 느낀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까지는 정석대로 두고 있다. 정석이 뭐냐? 안이기고 안지는 거다. 50 대 50으로 아슬아슬하게 가는게 정석이다. 힘을 비축하고 있다는 말이다.

지지자들에게 아부하는 정치하면 최악이다. 누군가가 희생해야 한다면 누가 희생해야 되냐? 지지자가 희생하는 것이 맞다. 초반 인기와 막판 인기는 반비례한다. 김영삼처럼 초반부터 90프로 지지받기를 원하냐? 노무현은 적어도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있다.

대안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대안은? 노무현과 똑같았을 거다. 다른거 딱 하나 있는데 나라면 파병 안한다. 왜? 윤리 때문도 아니고, 도덕 때문도 아니다. 까놓고 이야기하자. 미쳤지. 안보문제에 윤리가 어딨고 도덕이 어딨냐? 바보야.

내가 파병에 반대하는건 다른거 없다. 나는 개전초 부시가 3주 안에 끝낼걸로 봤다. 그래서 게시판 다지우고 글도 안썼다. 열받아서. 나중 모래폭풍 불길래 은근히 기대했다. 부시가 고전하길 바라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근데 열통터지게도 초반예상이 맞아버렸다.

어떻게든 부시가 이기는건 명백하고, 후세인이 박살날 것도 명백하다. 그렇다면 김정일이 쫄 것도 분명하다. 세상에 김정일 같은 머저리 하수가 어딨냐? 김정일은 뻔할 뻔자 부시에게 굴복한다. 원래 양아치는 양아치를 겁내는거다. 그런데 핵위기 걱정할게 뭐 있어?

원래 양아치는 양아치가 잘 다룬다
노무현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파병한다고 했지만 가짜다. 솔직히 말하면 경제 때문에 파병한거다. 경제야 1년쯤 늦게 살아나면 어때? 최용식님의 말씀도 있지만, 경제는 절대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다. 다만 좀 늦게 살아날 뿐이다. 엔진이 있는데 차가 안가겠냐? 길은 험해도 차는 굴러가게 되어있다.

당연히 부시가 이기게 되어있고, 김정일은 굴복하게 되어있고, 핵은 해결되게 되어있다. 핵 때문에 파병한다면 거짓이다. 그래서 나는 파병반대다. 그러나 이건 내 논리에 불과하다. 설사 노무현이 나와 같게 판단했다 해도, 조중동과 다수 국민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불경기 이어지면 내년 선거에 진다. 그래서 파병한거다.

대통령 입장에선 도박을 안하는게 맞다. 내 기준으로는 파병이 도박이지만, 노무현 기준으로는 파병안하는게 도박이다. 어쨌든 대통령이 국민 목숨 가지고 장난치면 안되는거다. 그러므로 대통령 입장에선 파병이 맞다. 그러나 핵 때문에 파병한다는건 거짓말이다.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다 거짓이다. 다 작전 들어간거고 속아넘어가는 넘이 등신이다. 작전 들어갈 때 들어가더라도 눈 똑바로 뜨고 판세의 흐름 정도는 읽고 있어야 한다.

정직하지 않은 자들의 정직하지 않은 경기
나는 서프가 정치권에 압력이나 넣고 으샤으샤하는 사이트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맨 먼저 진실이 희생되기 때문이다. 운동이 뭐냐? 짜고 거짓말하는 거다. 다 알잖냐? 니도 알고 나도 알 듯이. 우리끼리 짜고 거짓말 잘도 해왔잖냐? 안그래?

후세인이 한달이라도 버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후세인이 부시를 이길 거라는 믿음으로 변질되면 자기기만이다. 운동은 그런 식의 자기기만으로부터 출발하는거다. 후세인이 이기긴 뭘 이겨? 개박살이 나는거지. 결국은 힘센 넘이 다먹는거고.

유엔이니 국가니 하는건 우리끼리 희망사항이고, 세계는 결국 초국가 초기업으로 가고 있다. 이제는 국가가 의사결정의 1단위가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놓고 『무력으로 남의 나라 내정간섭 해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야말로 깡패들 세상이 된거다.

유엔도 죽었고 국가도 죽었다.
상황이 바뀌고 룰이 바뀌었다. 변화에 적응 못하면 죽는다. 기분 족같지만 부시넘 때문에 그렇게 된거다. 그렇다면 그 현실을 적어도 알고는 있어야 하는거 아냐? 운동한다고 으샤으샤 하면서 변화된 현실을 인정안하다간 낙오되는 거다.

반대는 하더라도 눈은 뜨고 있어야 하고 귀는 열고 있어야 하고, 판세의 흐름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무슨 러시아 사이트 믿고 있다가 후세인에게 뒤통수 맞으면 내만 서러운거다. 다 죽고 난 뒤에 윤리하고, 도덕하고, 자존심하면 뭐하냐?

세상은 결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뜻대로 되는거 하나없다. 여전히 다수당은 한나라당이고, 여전히 유권자 대다수는 몽준이 찍으려고 했던 그 바보들이다. 어제까지 지손으로 노무현 대통령만들었다고 입에 침을 튀기다가, 하룻만에 돌아서서 ‘놈현’이니 ‘노빠’니 하는 지조도 없는 쓰레기들이다.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운동은 포지셔닝이다. 위치선점에 불과하다. 그건 10년 후 20년 후를 위한거다. 그때가면 우리가 옳았다는거 증명된다. 그 이전에 노무현 하나 당선시켜놓고 우리가 이겼다고 김칫국마시는 착각 유발하지 말라는 거다. 차범근처럼 한일전 이기고 우쭐하다가 본선 가서 개박살 나는 그런 개쪽은 당하지 말자는 거다.

서프라이즈 굶어죽을 판입니다. 걍 내비둡시다. 내 일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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