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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6016 vote 0 2004.04.12 (21:53:00)

 정치인은 저혼자 잘나서 되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또한 세력이 있어야 하고 팀이 받쳐주어야 합니다. 정의장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 또한 큰 사람입니다. 특히 개인보다 전체를 생각하고 팀플레이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반전의 모멘텀이 주어졌습니다. 지인진이 브로디 잡듯 때려잡아야 합니다. 브로디 이넘도 6개월전 승부에 불복한 넘이죠.
 
정의장은 실수를 저질러도 주위에서 조언을 해주면 실수를 인정하고 수습하는 스타일입니다. 독선적으로 나가다가 불리해지면 강짜로 가는 이인제부류와는 확실히 다르지요.
 
오늘 사퇴선언은 아마 '천신정' 등이 여러차례 숙의하여 내린 결론일 것입니다. 주변에 좋은 참모가 많으니까 조언을 했겠지요. 타이밍은 좋았고 모양새만 갖추어준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 모양새도 혼자 되는 것이 아니고 옆에서 박자를 맞춰주어야 합니다.
 
이런 문제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조금 더 일찍 사퇴했더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원래 이런 일은 사건이 터지자 마자 바로 대응하든지.. 아니면 최대한 늦추어서 상대방의 모든 카드를 다 까보고 난 다음에 대응해야 합니다. 
 
실언이 언론에 공개된 그 직후에 바로 사퇴하든지.. 아니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시점인 오늘 사퇴하는 것이 맞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신이 아닌 이상, 사건 직후 유권자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알 수 없는 만큼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중간의 어정쩡한 시점에 사퇴했다면 적들은 또다른 추가요구를 내놓고 밀어붙입니다. 정치라는 것이 원래 그렇습니다. 한번 밀리면 끝까지 밀리는 거죠. 그러므로 불리한 국면에서 상황을 봐가며 단계적으로 철수하다가는 전멸을 면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이 잘하는 것이 그 문제인데.. 노몽 단일화 때입니다. 처음에는 1프로의 가능성도 없다며 전혀 물러서지 않을듯 하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최후의 시점에 단일화를 수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그 예이지요. 드라마틱 했습니다.
 
정치인은 정치를 안해서 망한다
정동영이 이번의 전술적 후퇴로 아주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 점은 걱정 붙들어 매세요. 그런 일 절대로 없습니다. 정치인은 오판이나 실수로 망하지 않습니다. 노무현만 해도 여러번 낙선했지만 안망했습니다.
 
왜 정치인이 망하는가? 정치를 안해서 망합니다. 조순형 보세요. 정치를 안하잖아요.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선비고 양반입네' 하고 정치를 안하고 있는 거에요. 독불장군 박찬종 보세요. 나는 무균질입네 하고 정치를 안하다가 망했잖습니까?
 
뭐가 정치냐? 제휴가 정치입니다. 그 제휴를 해야해요. 이인제가 망한것은 경선에서 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경선에서 색깔론 제기한게 문제가 아닙니다. 하다보면 그럴수도 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면, 경선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했다면 이인제도 지금 대통령후보입니다.
 
왜 이인제 망하고 조순형 망했는가? 정치인이 '정치'라는 것을 안해서 망했습니다. 정동영은 그 정치를 한것입니다. 사퇴를 요구한 영남지역 후보들은 정의장에게 빚을 진거에요. 그러한 주고받음들이 쌓여서 신뢰가 되고 담보가 되고 정치가 되는 겁니다.
 
이번의 사퇴로 정동영은 대화가 되는 사람, 제휴가 되는 사람,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유권자의 뇌리에 각인됩니다. 노무현이 수년 전에 갔던 길을 간거에요. 국민을 믿고 큰 길을 간 것입니다. 그 믿음에 대한 보상이 어떤 형태로든 있을 것입니다.
 
남은 이틀 최선을 다하자
대만의 천수이벤은 하루 남겨놓고도 전세를 뒤집었습니다. 반전의 모멘텀이 주어진 만큼 이틀이면 반격하기에 충분한 시간합니다.
 
이걸로 당장 TK가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수도권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로서 완전히 끝났습니다. 정치인이 유권자에 대한 큰 믿음을 보인 만큼, 유권자들도 믿음의 길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두가지를 해야합니다. 하나는 물러나는 정의장을 위하여 적절하게 모양새를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서프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요.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인다면 노무현대통령도 우회적으로 한마디를 던져주어야 합니다.
 
그런 자리를 만들 수 있느냐가 문제겠군요.(정의장이 내각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모색한다든가 등 여러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겠지요.)
 
둘째는 이 사건 자체를 크게 부각시켜 지금 상황이 엄중한 국면임을 알리는 일입니다. 아직도 유권자의 절반은 상황을 모르고 있습니다. 동네 아줌마의 절반은 자기지역 후보 이름도 몰라요. 입소문이 최고입니다. 죽어라고 전화할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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